"AI가 더 잘하겠네" 영화더빙 불만에 창업→2년만에 1.4조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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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런치베이스 등 외신은 AI(인공지능) 음성 합성 스타트업 일레븐랩스가 8000만달러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누적투자액이 1억달러를 넘겼고 기업가치는 약 11억달러로 평가됐다. 유니콘 반열에 오른 것이다. 음성 합성은 각광받는 신기술이지만 한편으론 불법 음성복제가 범죄에 악용될 수 있어 논란이다.
그렇게 창업한 일레븐랩스는 2년만에 음성합성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웹사이트에 텍스트를 입력하면 목소리로 이를 들을 수 있다. 무료 사용자는 다니엘, 찰리, 샬럿 등의 이름으로 미리 설정된 기본 음성을 고른다. 유료 고객은 음성합성을 통해 원하는 스타일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기술진보는 격렬한 윤리 논쟁을 일으켰다. 마음만 먹으면 일레븐랩스를 범죄도구로 쓸 수 있어서다. 은행의 인증시스템을 감쪽같이 속일 만큼 그럴듯한 복제음성을 만드는 것이 확인됐다.
미국의 일부 커뮤니티에서 엠마 왓슨 등 유명 배우의 가짜음성으로 혐오 메시지를 만들었는데 여기에 일레븐랩스의 앱이 쓰였다. 왓슨은 영화 '해리포터'에서 헤르미온느를 연기했다. 성우 등 목소리 관련 직업이 사라질 거란 공포도 있다. 실제 일부 미국 성우들은 일레븐랩스가 자신들의 동의 없이 목소리 샘플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일레븐랩스는 이용약관을 상습 위반하는 사용자를 이용중지시키거나, 생성된 음성을 탐지해내는 기술로 이에 대응하고 있다. 스타니세우스키 CEO(최고경영자)는 "이번에 받은 투자금을 인프라 확장, AI 기술의 윤리적 개발을 위한 안전조치 강화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음성합성 기술은 쓰임새가 폭발적으로 늘고있다. 오디오북, 영화 및 TV 프로그램 더빙, 게임 캐릭터 음성 등이다. 일레븐랩스도 영화나 TV프로그램 음성을 번역, 동기화하는 '음성 대 음성' 도구를 출시했다.
한국의 도전자들도 있다. 이달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4 서울관에 참여한 허드슨에이아이는 성우AI가 2명의 목소리를 갖고 수십명으로 변형, 영화 더빙을 입히는 기술을 시연했다. 한 배우의 실제 목소리가 조금씩 변하더니 중국어, 일본어, 영어 등으로 바뀌는 것을 참관객들이 지켜봤다. 허드슨AI는 이렇게 더빙한 콘텐츠를 SK Btv 등 플랫폼사에 공급하고 있다.
알리니아의 서비스는 재테크에 특화된 AI비서이다. 사회 초년생을 고객으로 유치, 포트폴리오를 자동화하도록 돕는다. 투자중개보다는 연 120달러를 고정적으로 내는 구독모델을 내세운다.
알리니아는 코로나19 팬데믹 와중에 미국 뉴욕에서 직원 6명으로 출발했다. 공동 창업자인 아남 라카니, 이브 할리미 두 사람은 월스트리트에서 인턴을 하면서도 돈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다.
같은 고민을 공유하던 이들은 코로나19가 닥쳤을 때 마침 은행과 스타트업에 각각 근무했다. 격리와 재택근무가 늘자 창업 구상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 이들은 2021년 액셀러레이터(AC)인 와이콤비네이터의 문을 두드렸고 창업에 성공했다.
두 CEO는 "우리가 본 문제점은 우리같은 젊은 여성, Z세대, 이민자 자녀가 어디부터 (재테크를) 시작해야 할지 모른다는 것"이라며 "금융 지식은 큰 골칫거리다. 우리는 부를 쌓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이를 대신해 줄 플랫폼을 구축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 시드투자를 바탕으로 대화형 투자자문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리나 칸 FTC 위원장은 25일(현지시간) 챗GPT를 개발한 오픈AI같은 인공지능 스타트업과 여기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 거대 기술기업(빅테크) 간의 관계에 대한 조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칸 위원장은 AI 관련 한 포럼에서 "우리는 이러한 (투자)관계로 인해 지배적인 기업이 공정한 경쟁을 훼손할 수 있는 방식으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특권적 접근권을 얻을 수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빅테크가 막대한 자본력과 인재 경쟁력으로 AI업계를 장악하면 불공정한 상황이 오지 않겠냐는 취지다. 오픈AI의 샘 알트만 축출 해프닝이 이 같은 조사의 계기가 됐다. 외신에 따르면 FTC가 당시 상황을 보면서 AI 분야에 독점 행위가 없는지 경쟁질서 조사가 필요하다고 여기게 됐다.
같은 기간 학계에 몸담는 AI분야 신규 박사의 비율은 2010년 42.1%에서 2019년 23.7%로 크게 줄었다. 이는 빅테크를 포함, 민간업계의 파격적인 대우와 무관치 않다. 연봉정보서비스 로라(Rora)에 따르면 오픈AI나 앤트로픽(Anthropic) 등 최대규모 AI 스타트업은 신임 연구원에게 70만~90만달러, 우리돈 약 9억~12억원을 주기도 한다.
구글은 우수한 데이터 과학자들에게 주식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걸로 알려졌다. 이처럼 기업들의 처우가 좋은데 같은 실력이라면 대학에 남으려고 하겠냐는 것이다. 교수진에게도 이 현상이 나타났다.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 중국 베이징 청쿵(장강) 경영대학원의 공동 조사에 따르면 2018~2019년 약 100명의 AI 관련 교수진이 북미지역 대학을 떠나 산업계에 취업했다. IT 분야 경쟁력이 높은 카네기멜론대학에선 2004~2019년 교수 16명이, 조지아공대와 워싱턴대는 각각 12명의 교수가 학교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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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휘 기자 sunny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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