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심 주춤' 가상자산 거래소 거래량 '뚝'…달러 연동 코인 '반짝'

김지현 기자 2024. 1. 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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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비트·빗썸·코인원, 이달 최고치 대비 거래량 85% 이상 감소
비트코인 주춤하자 투자자들, 스테이블코인으로 투자 방향 틀어
가상자산 테더(USDT). ⓒ AFP=뉴스1 ⓒ News1 김지현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최근 비트코인 가격 하락으로 인해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의 투자심리가 주춤하면서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의 전체 거래량이 이달 최고치 대비 85%이상 줄었다.

다만 스테이블코인 시장 점유율 1위와 2위를 기록하고 있는 테더(USDT)와 USDC의 경우에는 거래량 상위권(5위 이내)를 차지했다.

이는 미 달러와 가치가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이 비트코인 가격과 디커플링 현상을 띠고 있는데다 선물 거래가 가능한 해외 거래소로의 이동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투심이 약화된 최근 시장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원픽'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업비트·빗썸·코인원 거래량, 이달 최고치 대비 85% 이상 '뚝'

27일 글로벌 가상자산 분석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일명 국내 3대 거래소로 불리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의 지난 26일 기준 전체 거래량은 각 거래소가 기록한 이달 최고치 대비 각각 87.5%, 86.5%, 85%가량 줄었다.

업비트의 이달 최고 거래량은 지난 4일 기록한 80억달러(약 10조7000억원)인데, 26일 기준 10억달러(약 1조3375억원)으로 87.5% 감소했다.

빗썸의 이달 최고 거래량은 지난 8일 기록한 52억달러(약 6조9550억원)다. 26일 기준 7억달러(약 9362억원)로 86.5% 줄어든 규모다.

코인원은 지난 11일 기록한 2억달러(2675억원)에서 85% 감소한 3000만달러(401억원)로 쪼그라들었다.

주요 3개의 거래소 모두 이달 최고치 대비 85%이상 거래량이 감소했다. 이 같은 거래량의 감소의 주요 원인에는 비트코인의 가격 하락이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1일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거래 개시 이후 26일까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은 이달 최고가인 6670만원을 기록한 뒤 26일 17.5%가량 하락한 5520만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 비트코인 가격 주춤하자 투자자들, 스테이블코인으로 눈 돌렸다

비트코인의 가격 하락으로 인해 가상자산 시장의 전반적인 투심은 약화됐지만 거래소 내 미 달러와 1대1로 가치 연동이 되는 USDT와 USDC의 거래소 내 점유율은 커졌다.

빗썸은 USDC와 USDC 코인을 모두 거래 지원하는데, 26일 기준 USDC와 USDC 코인은 빗썸 내 거래량 순위에서 각각 3위(1480억원)와 4위(1270억원)을 차지했다. 코인마켓캡 기준 두 코인의 빗썸 거래소 내 점유율은 19%에 달한다.

코인원에서도 미 달러와 가치 연동이 되는 스테이블코인의 선호 현상이 나타났다. 코인원은 USDT를 거래지원 하는데, USDT는 26일 기준 코인원 내에서 거래량 3위(40억원)을 기록했다. 코인마켓캡 기준으로도 USDT는 코인원 내 점유율 10%를 기록하며 비트코인과 리플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이같이 주요 거래소들의 전체 거래량은 줄었지만 줄어든 거래량 속에 스테이블코인의 점유율은 확대된 것이다.

빗썸 관계자는 우선 "투심이 약해지면서 주요 가상자산의 하락에 베팅할 수 있는 선물거래소로 자금을 이동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테더와 USDC를 이용한 것이 거래량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테이블코인이 다른 가상자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적기 때문에, 이러한 특성을 파악한 일부가 빗썸 멤버십 프로그램 혜택을 받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빗썸은 지난 8일 거래량에 따라 쌓이는 거래소 자체 포인트(B포인트)로 거래소 내 멤버십을 부여하고, 멤버십 순위에 따라 혜택을 차등 지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빗썸이 공개한 멤버십 등급은 블랙부터 오렌지, 퍼플, 그린, 블루, 화이트로 총 6가지다. 블랙은 이용자의 거래금액이 1000억원 이상 될 경우 부여된다.

빗썸 관계자는 거래 수수료가 무료인 상황에서 변동성이 적은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거래금액을 늘리고자 하는 수요가 늘어난 것도 거래소 내 스테이블코인의 점유율에 영향을 끼쳤다고 봤다.

코인원 관계자도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시장의 거래량이 줄어들었다"며 "비트코인 가격까지 떨어지다보니 투자자들이 투자 방식을 다양하게 펼치는 것이 영향을 끼친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USDT와 USDC 모두 미 달러와 1대1로 가치가 연동되다 보니, 주로 비트코인의 추세와는 반대로 흘러가는 '디커플링' 현상을 띤다.

이에 투자자들 중 일부는 단기적으로 비트코인이 하락세를 탄다고 판단했을 시, 포트폴리오상 미 달러와 가치 연동이 되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매수 비중을 높이기도 한다. 이 같은 투자 방식이 거래소 내 스테이블코인 점유율 상승에 영향을 끼쳤다는 시각이다.

mine12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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