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발표] 21세기 리버풀 빛낸 명장, 9년만 아름다운 이별... 클롭 "EPL 타 구단은 절대 맡지 않을 것"

박건도 기자 2024. 1. 27. 09:3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타뉴스 | 박건도 기자]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 /사진=리버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공식 훈련 중 클롭 감독. /사진=리버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전설적인 감독이 팀을 떠난다. 시즌이 끝나기 전에 미리 이별사를 전했다.

리버풀은 26일(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위르겐 클롭(57) 감독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클롭 감독은 2023~2024시즌을 끝으로 리버풀을 떠난다.

공식 채널과 인터뷰에서 클롭 감독은 "시즌이 끝나면 리버풀을 떠난다. 많은 사람이 충격받을 것이다. 이를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라며 "리버풀의 모든 것을 절대적으로 사랑한다. 도시, 서포터와 팀 스태프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지금이 팀을 떠나는 것이 맞다. 잉글랜드 내 다른 팀은 100% 맡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팀을 위한 결정이었다. 클롭 감독은 "뭐랄까, 이제 에너지가 부족한 느낌이다. 이 소식을 발표해야 한다는 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평생 리버풀 감독은 할 수는 없다. 리버풀과 함께한 모든 시간, 겪었던 추억에 대한 존경심은 여전히 크다"라고 밝혔다.

21세기 리버풀 황금기를 이끈 명장이다. 2015년 지휘봉을 잡은 클롭 감독은 리버풀에 숱한 우승컵을 안겼다. 리버풀은 '팬들의 걱정이 크다'라는 질문을 남겼다. 클롭 감독은 "난 괜찮다. 내 나이에 비해 건강하다. 걱정할 필요 없이 정말 괜찮다"라며 "지난해 11월 이미 리버풀에 말했다. 내가 하는 일은 대중이 알지 않나. 시즌이 시작되면 이미 다음 시즌 구상도 한다. 어느 순간 '그때도 내가 여기 있을지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스스로 놀랐다"라고 회상했다.

지난 시즌 부진했지만, 클롭 감독은 다시 리버풀을 정상궤도에 올려놨다.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 경쟁 중이다. 클롭 감독은 "분명 리버풀과 연이 끝날 만한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리버풀을 다시 정상화할 시간이 주어진 것이 매우 중요했다"라고 했다.

이별 소식을 알리는 클롭 감독. /사진=리버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영상 갈무리
갑자기 결별 소식을 알린 이유도 설명했다. 클롭 감독은 "여러 대회를 우승하고 시즌을 마무리한 뒤 팀을 떠나는 것이 이상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소식을 끝까지 비밀로 지키는 건 요즘 세상에서 불가능하다. 리버풀 구성원들은 이를 미리 알아야만 한다. 그래야 차후 계획도 세울 수 있다. 리버풀에 시간이 필요했다"라며 "수년에 걸쳐 리버풀에서 역할은 꽤 커져만 갔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실제로 그랬다. 이제 지도자 경력 중 세 번째로 팀을 떠나게 됐다. 정말 그러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게 해야만 한다. 이런 결정은 늦는 것보다 이른 게 낫다"라고 설명했다.

차기 감독 고민을 충분히 고려할 시간을 구단에 주려는 의도였다. 리버풀을 생각해 내린 선택이었다. 클롭 감독은 "몇 년간 리버풀과 훌륭한 기반을 갖췄다"라며 "이를 방해할 수 있는 것은 시간이 부족해 올바른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다. 가능한 빨리 사람들에게 내 결정을 알리는 게 중요했다"라고 알렸다.

현재 시즌은 절반을 살짝 지났다.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잉글랜드리그컵(EFL컵),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 경쟁 중이다. 리버풀은 '남은 시즌에 부정적인 영향이 없을까'라고 했다. 클룹 감독은 "해당 질문은 100% 이해한다. 리버풀이 직면한 일이다"라며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시절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이번 발표 후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리버풀은 또 우승을 달성할 수 있다. 이상적인 시즌을 치르면 약 30개의 경기를 더 치를 것이다. 다른 국가 기준으로는 한 시즌 수준의 경기 수다. 아직 할 일이 많다. 외부에서 방해가 있을 수도 있지만, 이는 모두 리버풀 몫이다"라고 단언했다.

클롭 감독은 8년 넘게 리버풀을 이끌었다. 숱한 선수진 변화가 있었고, 팀을 기어이 잉글랜드와 유럽, 세계 정상에 올려놨다. 클롭 감독은 "몇 년간 리버풀이 성장한 방식은 정말 특별했다. 타 구단을 봐도 그렇다"라며 "내가 팀을 떠난다고 어떤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지난 몇 달 동안 누구도 리버풀의 차이점을 깨닫지 못하지 않았나. 팀을 떠나기로 결정한 뒤 마치 결승선이 생긴 느낌이었다"라고 솔직히 말했다.

이제 휴식이 필요할 때라 봤다. 클롭 감독은 "리버풀은 항상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선보이길 원한다. 팀과 함께라면, 서포터들과 함께라면 괜찮을 것이라 확신한다"라며 "나는 여전히 평범한 사람이다. 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평범한 삶을 살지 못했다.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갔을 때 너무 늙지 않았으면 했다. 아직 실제로 해본 적이 없다. 한 번 해봐야 한다. 지금이 적기다. 내년부터는 일을 할 수 없지 않나. 리버풀에도 딱 맞는 시기다"라고 답했다.

티아고 알칸타라(오른쪽)와 대화하는 클롭 감독. /사진=리버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수년간 호흡한 구단 직원들도 감독의 뜻을 존중했다. 클롭 감독은 "수년에 걸쳐 좋은 관계를 쌓았다. 직원들에게 충분히 설명했다. 서로를 이미 잘 아는 상황이었다. 구단 관계자들도 나의 의견을 받아들였다"라며 "누구도 내 사고방식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옳은 행동이었다고 받아들여 주면 정말 좋을 것 같다. 리버풀의 모든 구성원을 사랑하지만, 팀을 떠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클롭 감독은 "만약 10년 전 누군가 내게 리버풀을 맡으라고 했다면, 나는 높은 벽이라도 직접 뛰어넘었을 것이다"라며 "하지만 지도자 생활을 이제 24년간 해왔다. 실제 삶이 무엇인지 살펴볼 때가 됐다. 아직은 잘 모른다. 늦기 전에 알아내야 할 것이다. 이제는 시도할 때다"라고 강조했다.

워커홀릭 그 자체였다. 한동안 클롭 감독 삶의 전부는 리버풀이었다. 클롭 감독은 "일을 하다 보니 에너지원이 끝이 없다고 느껴지더라. 축구 감독이 아닌 삶을 겪어본 적이 없었다. 이를 깨달았을 때 다른 사람에게 알려야만 했다. 아내에게는 명확하게 설명해야 했다"라며 "나는 마치 스포츠카 같았다. 최고는 아니지만, 꽤 좋은 차다. 여전히 빠른 속도로 운전할 수 있지만, 점점 줄어드는 걸 볼 수 있는 사람은 자신뿐이다. 외부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차도 휴식이 필요하다. 주유소에도 가야 한다. 내가 해야 할 일이었다. 다만 시즌이 끝날 때까지는 누구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때까지 내가 괜찮을 것이란 건 알고 있다"라고 단언했다.

클롭 감독. /사진=리버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마지막 재계약 당시 상황도 설명했다. 클롭 감독은 2022년 구단과 마지막 계약을 맺었다. 그는 "아내도 내게 이유를 물었다. 세부 사항을 더 설명했다. 울라(아내)는 나 때문에 행복하고, 내가 행복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구단에서 일어나는 일을 얘기해 줄 때면 미친 듯이 즐겁다. 영원히 즐길 수 있는 일이 아니지 않나"라며 "다만 지금 '감독을 맡을 의향이 있나'라는 질문을 받으면 거절할 것이다. 허나 이런 상황은 아직 겪어보지 못했다. 어떤 느낌인 지는 확실히 모르겠다. 확실한 건 리버풀이 아니면 잉글랜드 팀을 100% 맡지 않을 것이다. 잉글랜드 내 다른 팀을 지도하는 건 불가능하다. 구단과 팬들의 존경심이 너무 크다. 잠시도 생각할 수 없었다. 리버풀은 내 삶의 일부이고 가족이다. 마치 집처럼 느껴진다"라고 덧붙였다.

약 9년간 팀을 지도한 뒤 클롭 감독은 리버풀을 떠나게 됐다. 구단의 숙원이었던 프리미어리그 우승, UCL, 클럽월드컵, FA컵, EFL컵 등 숱한 트로피를 안긴 뒤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일단 올 시즌 끝까지는 팀을 이끈다. 리버풀은 현재 프리미어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클롭 감독. /사진=리버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박건도 기자 pgd15412@mtstarnews.com

Copyright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