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같은 여자 널렸다”·“성병 검사결과 보내”…‘아내 살해’ 변호사 학대내용보니

2024. 1. 27.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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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소송 중 아내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대형 법무법인 출신 한국인 미국 변호사가 10여년의 결혼생활 내내 아내를 정서적으로 학대한 정황이 드러났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의 공소장에는 A씨가 2013년 결혼 초기부터 아내 급여가 적다는 이유로 "너 같은 여자는 서울역에 가면 널려 있다"는 등의 비하 발언을 한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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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들은 ‘엄마’라고 부르지도 못하게 해
아내를 둔기로 때려 살해한 혐의(살인)를 받는 대형 로펌 출신 미국 변호사 A씨가 6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이혼 소송 중 아내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대형 법무법인 출신 한국인 미국 변호사가 10여년의 결혼생활 내내 아내를 정서적으로 학대한 정황이 드러났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의 공소장에는 A씨가 2013년 결혼 초기부터 아내 급여가 적다는 이유로 “너 같은 여자는 서울역에 가면 널려 있다”는 등의 비하 발언을 한 내용이 담겼다.

A씨 자녀들에게 아내를 ‘엄마’라 부르지 못하게 하는가 하면 딸에게 “거짓말하지 말라”며 엄마에게 영어로 욕설을 하도록 시켰다. 또 “밤에 집 밖에서 나쁜 짓 하냐”는 아들의 말을 녹음해 아내에게 전송하기도 했다.

A씨는 아내에게 “불륜 들켰을 때 감추는 대처법을 읽었는데 너의 대응이 흡사하다”, “성병 검사 결과를 보내라” 등의 메시지를 전송하기도 했다. 그는 영상전화로 현관에 있는 신발을 보여 달라거나, 3개월간의 통화 내역을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아내는 이를 견디다 못해 2021년 10월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A씨는 “엄마의 자격·역할 관련해 비난·질책하거나 사실을 왜곡하지 않고, 의처증으로 오해할 언행이나 상간남이 있다는 등의 발언을 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각서를 쓰면서 한 달 만에 이를 취하했다.

하지만 A씨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A씨는 아내 직장으로 수차례 전화해 행적을 수소문하고 험담을 이어갔다. 지난해 초 온 가족이 뉴질랜드로 여행을 갈 때 초행인 아내만 남기고 이동하는가 하면, 추석 명절에는 아내와 협의 없이 자녀만 데리고 홍콩으로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이에 A씨 아내는 지난해 11월 두 번째 이혼소송을 제기했지만, 다음달 3일 숨진채 발견됐다.

사건 당일 A씨는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자기 집으로 오게 했고, 아내는 딸이 두고 간 책가방을 챙기러 갔다. 검찰은 A씨가 말다툼 끝에 주먹과 쇠 파이프로 아내를 가격한 뒤 목을 졸라 숨지게 했다며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국내 대형 로펌에서 일하던 A씨는 사건 발생 얼마 전 해당 로펌을 퇴사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검사 출신 전직 다선 국회의원의 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A씨 변호인은 지난 19일 열린 서울중앙지법 형사21-1부(허경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첫 공판에서 “공소사실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다”며 혐의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2차 공판은 다음 달 28일 열릴 예정이다.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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