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별리그 풀타임 뛴 손흥민·이강인…'체력 고갈' 2019년 전철 우려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에 진출했지만 주축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 조별리그 전 경기에 출전하면서 체력을 비축하지 못했다. 직전 2019년 대회 당시 손흥민을 무리하게 투입했다가 8강에서 탈락했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 대표팀 공격의 핵인 손흥민과 이강인은 조별리그 1차전 바레인전과 2차전 요르단전, 3차전 말레이시아전에 선발 출전해 전후반을 교체 없이 모두 뛰었다.
일찌감치 승패가 갈린 바레인전을 제외하면 요르단전과 말레이시아전에서는 마지막까지 팽팽한 경기가 펼쳐졌다. 이 때문에 손흥민과 이강인은 종료 휘슬이 울리기 직전까지 전력 질주를 거듭해야 했다. 이번 대회 들어 추가 시간이 대폭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두 선수의 피로 누적 문제는 예상 외로 심각할 수 있다.
16강 진출이 확정된 상황에서 치러진 3차전 말레이시아전에서는 실리적인 접근을 할 수도 있었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과 이강인을 포함해 주축 선수들을 선발로 쓰며 전력투구를 했다.
반면 16강행을 일찌감치 확정한 같은 조 요르단은 정반대 방식을 택했다. 모로코 출신 후세인 아무타 요르단 감독은 3차전에 주전을 대거 뺐다. 에이스 무사 알타마리는 아예 이날 경기에 나오지 않았다. 알나마리를 비롯해 2차전 한국전에 뛰었던 주전 5명이 선발에서 빠졌다. 경기에서 졌지만 요르단은 16강전에서 한국에 비해 쉬운 상대를 만나는 실리까지 챙겼다.
아무타 감독은 일부러 힘을 빼고 경기에 나섰다는 관측을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토너먼트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경고 누적을 피하는 게 가장 큰 목표였다"며 "토너먼트에서 주요 선수들로 구성된 선발진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요르단과 달리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체력 안배를 거의 하지 못한 상태에서 16강 토너먼트에 나서게 됐다. 토너먼트를 치르면서 체력적 어려움이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 8강 상대가 될 호주와 인도네시아는 오는 28일 16강을 치르는데 한국과 사우디는 현지 시간으로 30일에야 16강전을 갖는다. 상대보다 이틀을 덜 쉰 상태에서 8강전을 치러야 하는 셈이다.
실제로 한국은 2019년 대회 때 주축 선수 체력 소진 후 허무하게 탈락한 경험이 있다.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2019년 아시안컵 당시 파울루 벤투 감독은 손흥민을 무리하게 조별리그 경기에 투입했다가 조기 탈락이라는 결과를 낸 바 있다.
1차전 필리핀전과 2차전 키르기스스탄전에서 모두 이겨 16강 진출을 확정했지만 벤투 감독은 3차전 중국전에 손흥민을 선발로 투입했다. 대표팀 합류 후 이틀밖에 안 된 손흥민은 중국전에서 후반 44분까지 뛰면서 체력을 소진했다.
손흥민은 이후 바레인과 16강전에서 연장 혈투를 치렀고 카타르와 8강전에서는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결국 한국은 8강에서 카타르 압델 아지즈 하팀에게 결승골을 얻어맞고 탈락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여러 양상이 4년 전과 비슷하다는 점이 우려할 만한 대목이다.
이번 대회에서 주전 골키퍼 김승규가 십자인대 부상으로 낙마한 데 이어 황희찬과 김진수, 이기제 등이 부상에 시달렸듯이 2019년 대회에서도 나상호와 기성용, 이재성 등이 부상에 시달리면서 선수단 구성에 차질이 빚어졌다.
선수를 고르게 기용하지 않은 점 역시 유사하다. 이번 대회에서 이순민과 문선민, 김주성, 김지수 등이 경기에 나서지 못한 것처럼 벤투 감독도 2019년 당시 경기력 비판을 받던 중앙 미드필더 정우영을 계속 중용했고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내보내는 교체 선수 역시 이승우와 구자철, 지동원로 한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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