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 남부 주민에 대피명령…“안전한 곳 없어”

구호센터 공습으로 수십명 사망
칸유니스 포위해 시가전 벌여

23일(현지시각) 이스라엘의 지상공격으로 난민이 된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소녀가 남부 라파에 마련된 텐트 밖을 내다보고 있다. [라파=AP/뉴시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소탕하기 위해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이 가자 남부의 칸유니스 주민들에게 재차 대피 명령을 내렸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지난 25일 칸유니스 소재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 직업훈련센터에 머물던 팔레스타인 피란민 수만 명에게 26일 오후 5시까지 대피할 것을 명령했다.

이 직업훈련센터는 유엔이 팔레스타인 주민의 자립 역량을 높이기 위해 직업 훈련을 지원하는 시설이다. 전쟁이 벌어진 뒤에는 4만여 명의 피란민을 수용하는 구호시설로 사용돼 왔다.

이번 대피 명령은 센터에 대한 공습으로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뒤에야 발령됐다. 지난 24일 센터 내 건물에 포탄 2발이 떨어지면서 최소 13명이 사망하고 70여 명이 부상했다. 이에 대해 팔레스타인 당국자와 언론 등은 이스라엘군의 공격이라고 주장했지만, 이스라엘군은 이를 부인했다.

이스라엘군은 센터 내 피란민뿐만 아니라 칸유니스 지역 주민 전체에게도 안전을 위해 남부 해안 쪽 알-마와시로 대피할 것을 명령했다.

현지의 유엔 직원들은 ‘가자지구 내에 피란처로 삼을 만한 안전한 곳은 더 이상 없다’는 입장이다.

필립 라자리니 UNRWA 집행위원장은 SNS에서 "칸유니스를 강제로 떠난 인파는 (최남단) 이집트 국경에 이르렀다"며 "가자지구에 없는 안전한 곳을 찾는 일은 끝 없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조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