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이통사 찾습니다" 벌써 8번째, 이번엔 다를까?

CBS노컷뉴스 홍영선 기자 2024. 1. 27.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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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2일차, 마이모바일 vs 스테이지엑스
29일 경매 재개
'허가제'로 바뀌며 재정 건전성 우려는 커져

제4이동통신사 선정을 위한 5세대(5G) 28㎓ 주파수 경매가 이틀째 진행됐다. 참여 사업자 세 곳 가운데 한 곳은 경매 첫 날 중도 포기했다. 양자대결을 펼치는 사업자 두 곳도 경매 최저가 수준에서 사업권을 따내겠다는 눈치 싸움이 치열하다.

정부의 제4이통사 추진은 벌써 8번째다. 정부가 진입 문턱까지 낮춰가며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강하지만, 막대한 재정이 필요한 이통사 사업에서 신규 사업자가 살아남을 수 있을 지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경매 이틀 째, 최고 입찰액 최저 입찰가보다 55억 ↑

연합뉴스

제4이통사 선정을 위한 5G 28㎓ 주파수 경매는 양자대결로 진행되고 있다. 경매 첫 날 세종텔레콤이 중도 포기 선언을 했고 이튿날 마이모바일과 스테이지엑스가 참여한 상황에서 경매가 재개됐다. 최고 입찰액은 797억 원. 경매 첫날 최저 입찰가 742억 원에서 55억 원 오른 금액이다.

경매는 29일 오전 9시에 15라운드부터 속개될 예정이다. 50라운드가 끝날 때까지 낙찰자가 결정되지 않으면 '밀봉입찰방식'으로 결정한다. 이렇게 해 최고 입찰가를 써낸 법인이 주파수를 얻는다. 과기정통부는 경매 종료 전까지 매일 오후 6시 전후로 경매 중간 결과를 발표한다.

벌써 8번째 시도, 이번엔 제4이통사 나올까


정부의 제4이통사 선정은 벌써 8번째다. 2010년부터 총 7번에 걸쳐 제4이통사 선정 정책을 추진했다. 7번 모두 신청 기업들의 자격 미달로 제4이통사 선정을 하지 못했다. 7번의 허가심사에서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 능력, 기술 능력 등 심사 항목 전반에서 낮은 평가를 받고 허가 불허로 이어졌다.

특히 △자금 조달 계획 실현 가능성 부족이 탈락의 주요 원인이이었다.  2015년 미래창조과학부(현 과기정통부) 시절 세종텔레콤·퀀텀모바일·K모바일 등 중소사업자가 신청했지만 재무건전성 등 허가 기준을 넘지 못해 불발된 것이 마지막이다.

이번에는 정부가 진입 문턱을 낮추고 지원 강도를 높였다. 제4이통사 추진 과정에서 번번이 발목을 잡았던 '허가제'를 '등록제'로, 아예 법을 개정했다.  기지국 의무 구축분도 기존 통신 3사(각 1만 5천 대, 총 4만 5천 대)의 절반 이하로 책정했다. 최대 4천억 원의 정책 금융과 세액 공제도 제공하기로 했다.
28㎓ 신규사업자 추진 경과 및 시사점, 모정훈 (연세대학교 교수) 발표 자료

참여 문 넓어졌지만 재무 건전성 우려는 커져 


'등록제'로 바뀌면서 참여의 문은 더 넓어졌지만 참여 사업자의 재무 건전성 우려는 커졌다. 지난 16일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바람직한 이동통신 정책 방향' 좌담회에서 곽규태 순천향대 교수는 "신규 사업자가 자신의 역량이 아닌, 대규모 정부 지원에 의지해 이통 사업을 영위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면서 "현행 신규 사업자 진입제도 허점으로 인해 신규 사업자에 대한 제반 우려가 제기될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킬 제도적 안전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주파수 경매 양자 대결 중인 미래모바일은 2015년 제4이통 허가 신청을 추진하다가 중도 포기한 코리아텔넷의 후신이다. 현재 시점에서 허가제의 심사 기준을 적용한다면 허가를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스테이지엑스도 신한투자증권을 포함한 재무적 투자자가 주요 자금원인데 투자 수익 회수가 기본 목적인 금융자본이 이동통신 시장에 진입하는 '최초 사례'라는 점에서 통신사업 영위에 미치는 영향 등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제4이통사가 출범하려면 이들이 경매 이후 5G 28㎓ 대역을 정부가 의도하는 대로 원활하게 사업을 수행할지 등 진성성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모정훈 연세대학교 교수는 "신청한 3개 법인의 재무 구조가 그렇게 탄탄한 편이 아니라 굉장히 큰 허들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과거 CJ 정도가 제4이통사에 들어올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지만 현 상황에서 중소기업들이 치열한 시장 경쟁을 버틸 가능성은 극히 낮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28㎓ 신규사업자 추진 경과 및 시사점, 모정훈 (연세대학교 교수) 발표 자료

양사, 제4이통사 28㎓ 서비스 상용화 주도 포부


제4이통사는 향후 3년 간 28㎓ 무선기지국 6000대를 구축한 후 기존 통신 속도의 한계로 구현 불가능했던 B2B 서비스부터 상용화할 전망이다. 이를 바탕으로 B2C로 28㎓ 전용 단말기와 요금제를 출시하는 식으로 사업을 넓힌다. 양사는 이에 필요한 조(兆) 단위의 초기 사업비를 충당하기 위해 대형 투자사·협력사를 앞다퉈 끌어들이고 있다.

스테이지엑스는 신한투자증권을 재무적 투자자로 유치했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는 28㎓ 기술, 연세의료원과는 28㎓ 의료 서비스 개발에 협력할 계획이다. 또 폭스콘 계열사와 손잡고 28㎓ 전용 단말기 출시를, 위성통신 장비업체 인텔리안테크와 손잡고 28㎓ 통신에 유리한 위성통신망 활용을 추진한다. 마이모바일은 유럽 최대 통신사 보다폰과 손잡고 투자, 망 구축, 서비스 제공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한윤제 스테이지엑스 전략담당 이사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준비했다"며 "경매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호상 마이모바일 대표는 "소중한 전파자원을 합당한 가격에 할당할 수 있도록 공정하게 임하겠다"며 "글로벌 파트너와 혁신 서비스를 만들어 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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