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윤뉴스’ 논란 KBS…‘윤 대통령 신년 대담’ 방송사로 간택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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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 사장 취임 이후 한국방송(KBS) 뉴스가 윤석열 대통령의 행보를 일방적으로 홍보하거나 안보 이슈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등 급격히 '친정부' 성향을 보인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26일 한국방송의 한 기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도 한국방송과 취임 2주년 대담을 가진 적이 있어 윤 대통령 대담 자체를 비판하기는 어렵지만, 김건희 여사 명품백 논란 등 민감한 내용을 파고들지 않고 일방적 해명만 듣고 끝내는 식이라면 내부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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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 사장 취임 이후 한국방송(KBS) 뉴스가 윤석열 대통령의 행보를 일방적으로 홍보하거나 안보 이슈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등 급격히 ‘친정부’ 성향을 보인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 ‘땡전뉴스’와 비슷하게 ‘땡윤뉴스’로 전락했다는 비판마저 한국방송 안팎에서 나온다. 땡전뉴스란 1980년대 신군부 체제에서 한국방송 등이 당시 대통령이었던 전두환씨의 단순 동정을 주요 뉴스로 취급해 얻은 멸칭이다.
한국방송 뉴스의 급격한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는 정부 행정망 마비 사태로 민심이 들끓던 지난해 11월17일치 뉴스9이다. 초유의 정부 행정 시스템 먹통 사태를 맞아 이날 문화방송(MBC)과 에스비에스(SBS) 등 지상파 방송과 티브이조선과 제이티비시(JTBC), 채널에이 등 종합편성채널은 이를 첫번째 꼭지로 다루며 정부의 허술한 대응과 시민 불편을 짚었다. 반면 한국방송은 윤석열 대통령이 밝게 웃는 모습이 주요하게 배치된 ‘에이펙(APEC)서 한일·한미일 정상 회동…한중 회담도 열릴까’ 꼭지를 가장 먼저 전했다. 앞서 한국방송은 박 사장이 취임 직후 뉴스9 진행자를 이소정 앵커에서 고대영 전 사장 비서실장 출신인 박장범 기자로 돌연 교체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한국방송의 이런 보도 태도는 지난달 21일 한국방송 시청자위원회에서 문제로 지적됐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김지미 위원(법무법인 정도 변호사)은 “뉴스9가 땡윤뉴스라는 조롱을 많이 받는 것을 여러분이 아실 텐데, 그 이유는 대통령의 행적 관련 뉴스를 다른 뉴스보다 지나치게 부각한다는 생각 때문”이라며 11월17일치 뉴스9의 구성을 비판했다. 또 김 위원은 “북한 관련 뉴스를 반복적으로 내보내는 것도 그로 인해서 국민들로 하여금 안보 불안을 가중시키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며 “11월19일부터 22일까지 북한의 정찰 위성 발사 관련 뉴스가 톱을 차지하고 있다. 내용도 ‘사실상 임박했다’, ‘임박했다’ 또 ‘임박했다’ 등 똑같은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방송이 박 사장 취임 이후 단순히 친정부 방송을 넘어 과거로 퇴행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로 한국방송에서는 이달 초 방송뉴스 책임자 중 한 명인 김성진 통합뉴스룸 방송뉴스주간이 소속 기자들에게 “전두환의 호칭은 앞으로 ‘씨’가 아니라 ‘전 대통령’으로 통일해달라”고 일방적으로 공지해 논란이 인 바 있다. 김 주간은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편집회의에서 ‘한중일→한일중’, ‘북미→미북’ 등 뉴스 용어 표기를 바꾸라고도 공지했다.
한국방송이 일방적 정권 홍보가 될 가능성이 높은 윤석열 대통령 신년 대담 방송사로 ‘자연스럽게’ 거론되는 것은 최근 한국방송의 보도 태도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26일 한국방송의 한 기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도 한국방송과 취임 2주년 대담을 가진 적이 있어 윤 대통령 대담 자체를 비판하기는 어렵지만, 김건희 여사 명품백 논란 등 민감한 내용을 파고들지 않고 일방적 해명만 듣고 끝내는 식이라면 내부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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