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증가' 집 값에는 어떤 영향 미칠까?[아기곰의 부동산산책]

2024. 1. 27.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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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해 연초가 되면 통계청에서 아주 중요한 통계 발표를 한다. 전국 사업체 조사 결과인데, 올해 초에도 어김없이 2022년 사업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일자리는 어느 지역에 많이 늘어났고 어느 지역에 적게 늘어났는지를 알 수 있는 주요한 지표이다. 

어느 지역에 일자리가 많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 일자리를 보고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그 지역에 임대 수요든 매매 수요든 주택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흔히 사람들은 투자자들이 많이 모여드는 곳의 집값이 오르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런 투자처를 좋은 투자처라 할 수 없다. 투기든 어떤 이유로 투자자가 단기에 몰리면 집값은 오를 수밖에 없다. 그러다 입소문이 나거나 심지어는 언론 보도가 되면서 후발 매수자들이 몰리며 진짜로 집값이 오르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 지역에 집을 사는 사람은 투자자이라는 점이다. 투자자는 그 지역에서 실거주를 하기보다는 시세차익을 얻기 위해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본인이 만족하는 수준의 시세차익만 보면 팔고 나가는 것이다.

결국 어떤 지역에 투자자가 100명이 몰려들어 그 지역 주택을 매수했다고 하면 언젠가는 이 100명이 모두 매도자가 되어 그 집들을 팔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현재의 매수자가 미래에는 고스란히 매도자가 된다는 것이다. 


 투기 수요 몰렸는데 집값 떨어지는 이유

그런데 이들 투자자는 단기간에 수익이 나는 것을 원하기 때문에 10년 이상 가지고 있는 것보다는 매수한 후 (2년이 지나면 양도세 일반과세가 되니까) 2년이 지난 시점에 파는 것을 원한다.

현행 세법에 따르면 과표가 1억원이라고 가정하면 1년 미만 보유 시 지방소득세까지 포함하여 7700만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1억 원이 남았다고 하지만 세금을 떼면 2300만원밖에 남지 않는 것이다. 1년은 넘고 2년 미만 보유 시 세금은 6600만원을 내야 한다. 하지만 2년 이상 보유 시 세금은 2151만6000원으로 크게 줄어든다.  


이런 이유로 투자자들은 누구나 2년은 채우고 팔려고 생각한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사람도 같은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어떤 지역에 투자자들이 몰린다고 소문이 나면 시세가 급등하지만 정작 팔 수 있는 2년 후가 되면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서면서 올랐던 시세는 급락하는 경우가 많다. 한마디로 기분만 좋다만 것이다. 

그러면 어느 곳에 투자해야 할 것인가? 실수요가 늘어나는 지역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도 당연히 시세차익을 원한다. 시세차익을 원하지 않는 실수요자가 있다면 그는 집을 사지 않고 전세 등 거주 비용이 더 적게 들어가는 다른 형태로 거주할 것이기 때문이다.  

시세차익을 원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투자자와의 차이가 없어 보일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실수요자도 시세차익을 원하지만 그 지역에서 거주한다는 특징이 있다. 그 거주 목적이 일자리이든 자녀 교육 문제이든 실거주를 전제로 하고, 여기에 시세차익을 얻기 원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투자자와의 큰 차이를 만드는 것이다. 투자자는 시세차익만을 원하기 때문에 2년 후 매도를 전제로 투자를 하는 것인데 반해 실수요자는 그 지역에서 살 이유가 없어지지 않는 한 계속 보유하려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자녀 교육 때문에 어느 지역으로 이사를 왔다고 하면 그 자녀가 졸업하지 않는 한 그 지역을 떠나기는 쉽지 않다. 매 2년마다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간다고 하면 자녀가 적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직장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그 지역에 있는 직장을 떠나지 않는 한 출퇴근의 편의성 때문에 그 지역을 떠나기는 쉽지 않다.


 인천·충북·경기 일자리 증가

이런 이유로 실수요자들은 투자자에 비해서 매수한 집을 오래 보유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모든 가구의 자녀가 같은 해에 졸업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집의 자녀가 졸업해서 그 지역을 떠난다고 해도 다른 집의 자녀가 입학해야 하기 때문에 그 지역 전체의 수요는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이런 이유로 실수요가 지속적으로 꾸준히 늘어나는 지역이 안전한 투자처라 하겠다. 


이런 측면을 고려해 볼 때 어느 지역의 일자리가 늘고 있는지, 아니면 줄고 있는지 여부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2022년 기준 전국의 일자리는 2521만7392개로 2년 전인 2020년에 비해 40만3943개가 늘어났다. 2년 사이에 일자리가 1.6% 증가한 것이다. 그런데 서울의 경우는 오히려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2020년 대비 2022년의 일자리가 7만3501개나 줄어들었던 것이다. 무려 1.3%나 감소하였다.

반면에 제주도의 경우는 2년 사이에 0.5% 증가한 1528개 일자리가 늘어났다. 이렇게 보면 지난 2년간 서울은 투자환경이 나빠지고 제주도는 좋아진 것으로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현실은 다르다. 서울에서 줄어든 일자리는 종업원 수가 4명 이하인 영세한 일자리이다. 이런 영세한 일자리가 5.0%나 줄어든 반면, 종업원 수 5명 이상의 일자리는 4959개 늘어서 0.1% 증가를 보이고 있다. 반면에 제주도의 경우는 4명 이하의 일자리는 4.2%나 늘었지만 5명 이상의 일자리는 오히려 1.8%나 줄어들었다. 

왜 이런 정반대의 현상이 벌어지고 있을까? 서울은 인구가 줄어드는 곳이고 제주는 인구가 늘어나는 곳이기 때문이다. 종업원 수 4명 이하의 일자리들은 대부분 생활근린시설이라고 하겠다. 약국, 세탁소, 소형 음식점, 미장원, 부동산중개소 등 어느 지역의 인구가 늘면 따라서 증가한 일자리라 하겠다. 

그런데 이런 일자리는 영세하기 때문에 이런 일자리를 보고 다른 지역에서 출퇴근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실제로 2020년 기준으로 대졸 초임 연봉은 4인 이하 일자리의 경우는 2599만원에 불과한 반면에 300인 이상 사업장의 초임은 4690만원이나 됐다. 

결국 4인 이하 일자리 증가는 그 지역 인구 증감에 따라 비례하여 늘거나 줄거나 하기 때문에 투자 측면에서 중요한 지표는 아니고, 5명 이상 일자리가 얼마나 늘어나고 있는가가 직주근접에 중요한 지표라 하겠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인천, 충북, 경기 지역의 일자리 증가율에 주목할 만하다.

아기곰 (‘재테크 불변의 법칙’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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