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 속 주민만 쥐어짜는 북한…‘천리마정신’ 연일 강조

룡성기계연합기업소 현지지도서 등장
김일성 시대 천리마운동 재확산 의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6일 룡성기계연합기업소를 방문해 현지지도했다고 27일 북한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뉴시스

북한이 최근 새로운 대중운동 구호로 ‘새시대 천리마정신’을 연일 강조하고 나와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관계당국과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달 들어 ‘새시대 천리마정신은 이렇게 창조되었다’(24일), ‘새시대 천리마정신은 어떤 정신인가’(18일), ‘룡성에서 타오른 새시대 천리마정신의 봉화’(15일), ‘새시대 천리마정신 창조자들의 충천한 기세’(2일) 등 관련 기사를 계속 보도하고 있다.

‘새시대 천리마정신’이란 구호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1월 26일 함경남도 함흥시의 기간산업설비 공장인 룡성기계연합기업소를 현지지도한 자리에서 처음 등장했다. 이곳에서 김 위원장은 기업소가 ‘새시대의 천리마정신’을 창조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이후 김 위원장은 지난해 말 노동당 제9차 전원회의 보고에서도 이 기업소가 ‘제2의 천리마정신’을 창조했다고 언급했다. 이후 관영매체를 통해 이 표현이 본격적으로 부각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1950년대 후반 김일성 시대 북한의 대표적인 대중운동이었던 ‘천리마운동’을 새로운 시대에 맞게 재확산해 보려는 의도로 파악하고 있다. 김일성 주석은 천리마운동의 이름으로 6·25 전쟁 이후 주민을 총동원해 전후 복구와 경제 재건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최근 사회주의 경제체제 모순과 대북제재에 따른 심각한 경제난을 다시 한 번 ‘주민 쥐어짜기’로 돌파해 보겠다는 궁여지책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이 그동안 여러 담론을 주창해왔는데 이제는 조부의 과거 개념에 자신만의 의미를 더하려는 것"이라며 "자력갱생을 강조한다는 점에서는 본질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고 분석했다.

조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