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114억 배상하라"…성추행 관련 명예훼손 또 패소

정혜인 기자 2024. 1. 27.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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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990년대 성추행 의혹 관련 명예훼손 혐의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에서 패소해 거액의 배상금을 추가로 물게 됐다.

26일(현지시간) CNN·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남부연방지방법원 배심원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소송을 제기한 작가 E. 진 캐럴에 8330만달러(약 1114억5540만원)를 배상하라고 평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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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 전 작가 성추행 의혹 추가 소송
트럼프 "마녀사냥, 항소할 것"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990년대 성추행 의혹 관련 명예훼손 혐의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에서 패소해 거액의 배상금을 추가로 물게 됐다.

26일(현지시간) CNN·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남부연방지방법원 배심원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소송을 제기한 작가 E. 진 캐럴에 8330만달러(약 1114억5540만원)를 배상하라고 평결했다. 이는 캐럴 측 변호사가 최종 변론에서 주장한 배상금 최소 2400만달러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총 9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의 평결은 미국 뉴욕 맨해튼 지방법원에서 변론을 종결한 후 심리를 시작한 지 3시간도 채 되지 않아 내려졌다고 CNBC는 설명했다.

캐럴의 변호사 로버타 카플란은 최후 변론에서 배심원들에게 '억만장자'인 전 대통령이 2019년 6월부터 이어온 캐럴에 대한 비방을 멈추기 위해 '매우 큰' 금액을 배상금으로 책정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트럼프는 법이나 진실에는 관심이 없고 돈에만 관심이 있다"며 "징벌적 손해배상에 대한 여러분(배심원단)의 결정이 그를 멈추게 할 유일한 희망"이라고 말했다.

이에 배심원단은 실제 피해에 대한 배상액은 1830만달러(평판 회복 지원 자금 1100만달러, 정서적 피해 730만달러)으로, 징벌적 배상액은 6500만달러로 결정했다. 배심원단은 "트럼프는 증오, 악의 또는 악감정으로 무자비하고 무모하거나 고의로 캐럴의 권리를 무시하는 행동을 했다"며 배상금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성추행 혐의 관련 명예훼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작가 E. 진 캐럴이 26일(현지시간) 승소 후 미국 뉴욕 맨해튼 법원을 나서고 있다. /AFPBBNews=뉴스1


패션잡지 엘르의 작가였던 캐럴은 1996년 봄 맨해튼의 한 백화점 우연히 만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했다. 캐럴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성에게 줄 선물을 고르는 데 도와달라고 유인해 성폭행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5월 남부연방지방법원은 '성폭행당했다'는 캐럴의 주장은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캐럴에 '성추행'을 저질렀고, 이를 부인하는 과정에서 캐럴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500만달러(약 67억1550만원) 배상을 명령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패소 이후에도 방송 인터뷰에서 캐럴을 '정신 나간 사람'이라고 지칭하는 발언을 하는 등 캐럴에 대한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 이에 캐럴은 추가 소송을 냈고, 초기 소송에서 요구한 금액의 8배가 넘는 배상금을 받게 됐다.

배심원단이 평결 내용을 발표하기 전 법원을 떠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완전히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항소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번 재판을 "나와 공화당에 초점을 맞춘 바이든이 주도하는 마녀사냥"이라고 표현하며 "마녀사냥 전체에 대해 항소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의 법률 시스템은 통제 불능이며 정치적 무기로 사용되고 있다. 그들은 모든 것은 빼앗았다"며 "수정헌법 제1조의 권리. 이곳은 미국이 아니다"라며 사법부를 비판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재판 이외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성관계 입막음'용으로 회사 비용을 불법 처리한 혐의로 역대 전·현직 미국 대통령 중 처음으로 형사 기소돼 재판을 앞두고 있다. 또 1·6 국회의사당 폭동 사건, 조지아주 선거 개입 사건, 백악관 기밀문서 유출 사건 등으로 조사받고 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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