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밥심의 현장”...365일 외국인도 넘치는 이곳은?[회사의맛]

김미영 2024. 1. 27.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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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 롯데면세점 사내식당 ‘LDF-TABLE’ 가보니
연중무휴 점심·저녁 제공…협력사 직원 모두 ‘무료’
“체력소모 큰 직원들 위해 무조건 든든하게”
“밥, 국, 김치는 최고로…밥 소진량, 타 식당의 1.5배”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365일 한결 같이 문을 열고 내·외국인 고객을 만나는 곳, 면세점이다.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직원들을 위해 연중 무휴로 사내식당을 운영하면서 점심·저녁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본사 직원은 물론 다방면에서 면세점 운영을 돕는 협력사 직원, 중국 고객을 응대하는 중국인 판촉직원까지 모두 어우러져 이용한다. “이게 바로 K밥심”이란 말이 절로 나오는 곳이다.

롯데면세점 사내식당인 LDF-TABLE의 지난 24일 점심 한식 메뉴(사진=롯데면세점)
서울 을지로 롯데면세점의 사내식당인 ‘LDF-TABLE’엔 몇 가지 특이점이 있다. 먼저는 위치. 보통 사내식당은 본사와 같은 건물에 위치하지만 이 식당은 따로다. 롯데백화점·면세점 건너편 건물인 더존을지타워 지하에 마련돼 있다. 그래도 더위와 추위, 눈·비·바람의 영향 없이 이동할 수 있단 사내식당의 강점은 똑같다. 면세점 지하 출입구를 통해 을지로역을 지나면 더존을지타워로 곧장 연결된다. 걸어서 5분 거리다.

LDF-TABLE은 점심 식사 때에 코리안(한식)과 인터내셔널(세계음식) 두 가지 메뉴를 운영한다. 지난 24일 찾은 이 식당의 점심 한식 메뉴는 당황스러울 정도로 큰 왕갈비탕. 여기에 모듬삼색전과 달래세발꼬막무침, 수제궁채짱아찌, 흑미밥, 깍두기가 함께 나왔다. 호텔 주방장처럼 키높은 위생모를 쓴 조리사들이 힘찬 목소리로 ‘맛있게 드세요’ 인사하며 배식해준다. 인터내셔널 메뉴는 △동파육덮밥 △사천식만두국 △레몬크림새우 △짜사이무침 △깍둑단무지였다. 식당 가운데 공간엔 셀프 샐러드바, 음료대가 마련돼 있었다.

식당 내 카페엔 테이크아웃으로 식단관리할 수 있도록 샐러드·샌드위치 메뉴도 있다. 샐러드·샌드위치를 선택한다면 1500~3000원 수준인 커피 등 음료 한잔이 덤이다.

LDF-TABLE의 지난 24일 점심 인터내셔널 메뉴
LDF-TABLE은 면세점에서 일하는 모두에 열려 있단 점에서도 특별하다. 이곳에선 면세점 본사 직원과 면세점을 위해 일하는 미화원, 보안직원, 주차관리원, 안내원 등이 모두 식사할 수 있다. 점심·저녁이 무료다.

특히 면세점 매장의 판촉직원도 이용한다.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는 줄었지만 롯데면세점엔 여전히 고객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중국인 손님을 맞기 위한 중국인 판촉직원이 상당하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LDF-TABLE은 점심식사 시간에만 1000명 안팎이 이용하는데 이 가운데 60~65%가 판촉직원이고, 판촉직원의 절반가량은 중국인라고 한다. 즉 300~350명의 중국인 직원이 이곳에서 점심을 해결하는 셈. 이들은 면세점 아닌 각 브랜드에서 고용한 직원이지만, 롯데면세점은 식사비로 2500원만 받는다.

식당이 최우선으로 두는 건 ‘든든함’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아무래도 서서 일하는 분들이 많아 체력소모가 크다”며 “오후 3~4시 이후부터 손님이 몰리기 때문에 항상 점심을 푸짐하고 든든하게 준비한다”고 했다.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큰 왕갈비탕엔 다 이유가 있었다.

식당이 준비하는 밥의 양도 남다르다. LDF-TABLE을 위탁 운영하는 롯데웰푸드(280360)의 이하민 영양사는 “다른 사업장보다 밥을 1.5배 많이 한다”며 “한국 직원들은 밥은 적게, 반찬은 많이 먹는 경향이 있는데 중국인 직원들은 정반대”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분들이 생각보다 한식을 선호해서 한식에 집중하되 마늘과 고추기름, 다양한 향신료를 접목한 새로운 메뉴들을 개발한다”고 설명했다.

이 식당은 이날 점심처럼 한달에 1번 이상은 ‘쩝메추(쩝쩝박사 영양사의 메뉴추천)’로 더 든든한 한끼를 제공하고, 주 2회는 단가 높은 메뉴를 준비한다. 직원들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이다.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면서 한 주 단위로 메뉴를 알리고, 댓글과 DM(다이렉트메시지) 등을 통해 피드백을 듣거나 먹고 싶은 메뉴 제안을 받는다. 식당 내에선 8가지 선택지를 제시하고 투표에 부쳐 다음주 메뉴에 반영한다.

오후 8시까지 운영하는 면세점 특성을 고려해 제공하는 저녁식사는 한식과 즉석 라면이 준비된다. 이하민 영양사는 “밥심은 기본에서 나온다. 좋은 쌀과 재료로 밥과 국, 김치는 무조건 질 좋고 맛있게 만든다”며 “고물가도 영향을 미치면서 식당 이용객이 계속 늘어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LDF-TABLE의 지난 24일 모습(사진=김미영 기자)
LDF-TABLE의 셀프 샐러드바
LDF-TABLE의 점심용 테이크아웃 샐러드와 샌드위치

김미영 (bomna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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