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박싱]절묘한 비비지 '레이어드 룩'…"실루엣 가장 신경 써"
하지만 '매니악'을 널리 퍼지게 한 결정적 요소는, 포인트 안무를 중심으로 한 댄스 챌린지였다. 팝스타 비욘세(Beyonce)의 안무가로 유명한 카니(Kany)가 작업한 이번 안무는 엉덩이와 골반 움직임이 강조됐는데, 참여한 동료 가수도 많고 챌린지 자체의 화제성도 높았다.
'매니악' 활동 당시 머리 스타일과 메이크업을 포함한 스타일링 전반도 팬들로부터 호평받았다. 특히 무대 의상이 주목받았다. 따로 떨어진 옷을 봤을 때는 모양이나 노출도 등에 난감한 부분이 있는데, 겹쳐 입기(레이어드)를 통해 완성된 의상은 절묘하다는 게 특징이었다.
CBS노컷뉴스는 '매니악'의 안무와 스타일링, '매니악'이 실린 미니 4집 '벌서스' 제작 과정 전반에서 궁금한 점을 질문했다. 지난 24일 이루어진 서면 인터뷰는 비비지 세 멤버와 '매니악' 안무가 카니, 스타일리스트 홍하리, 제작·퍼포먼스 디렉팅·마케팅팀 등 담당 부서가 고루 답변했다.
챌린지에 쓰인 엉덩이 댄스 부분이 각종 숏폼(짧은) 영상으로 전파돼서 그렇지, '매니악'에는 '팝 유어 옹동!'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구간만 있는 게 아니다. 생각보다 팔을 쓰는 안무도 많고, 멤버들과 댄서들의 합이 잘 맞아떨어져야 하는 부분도 존재한다.
안무가 카니는 "성숙한 섹시함과 세련됨이 느껴지는 안무를 만들어 비비지의 카리스마를 끌어내고 싶었다. 저의 나라(고향)인 세네갈의 댄스 스타일(leumbeul)로부터 영감을 받아 만든 안무 '팝 유어 옹동'이 이렇게나 긍정적인 반응을 받았다는 걸 알게 되어 너무나도 기쁘다. 이 파트 외에도, 멤버들이 각자 노래 파트 안무를 자기만의 것으로 소화해 내길 바랐기 때문에 각 후렴구 안무가 달랐다"라고 설명했다.
신비는 "이번 '매니악' 안무 연습을 하면서 안무의 질감이나 가사 표현에 대해서 멤버 개인별로 신경을 많이 썼다. 그런 부분도 놓치지 않고 봐주셨으면 좋겠고, 또 기승전결이 완벽한 안무라고 생각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서 봐주셨으면 좋겠다! 처음에도 임팩트가 강한 안무지만 보면 볼수록 색이 정말 짙은 안무라고 생각하기에 많이 사랑해 주셨음 좋겠다"라고 말했다.
안무와 퍼포먼스 전반에서 신경 쓴 부분을 묻자, 퍼포먼스 디렉팅팀은 "전부 다 놓치지 말고" 봐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순간순간 동작을 세심하게 작업하고 몇 날 며칠 밤을 새워가며 작업한 작업물이기에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한다. 영화를 보면서 해석과 의미를 찾아보는 것처럼 '매니악' 안무 안에서 의미와 해석을 찾아보는 것도 재밌는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라고 바라봤다.
'벌서스'의 비주얼 콘셉트는 어디서 왔을까. 제작팀은 "영화 '트루먼 쇼'에서 착안해 진행했다. 메인 의상인 '페이크'(FAKE) 버전 의상은 '타인이 만들어낸 환상 속 세상의 가장 비비지스럽지 않은 비비지'를 테마로 두었다"라고 말했다.
덕분에 비비지는 지금까지 선보인 적 없는 펑키한 스타일링을 시도했다. 한쪽 눈 색깔이 다른 오드아이 렌즈를 착용하거나, 볼드한 액세서리를 써서 "과할 정도로 꾸며져 있지만 자유와 성장을 향한 도전적인 이미지"를 표현하려고 했다고, 제작팀은 설명했다.
홍하리 스타일리스트는 "'매니악'이라는 곡 제목을 해석하려고 했다"라며 "가사에서도 그렇듯이 사랑에 대한 강한 감정, 열정적인 상태에서의 감정이 어긋나게 뒤틀린 부분도 있어서, '펑크'라는 장르와 잘 어울릴 거라 생각하여 펑크룩을 매치했다"라고 답했다.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멤버들 개개인의 실루엣"이었다고.
겹쳐 입기에 관해서도 자세히 전했다. 홍 스타일리스트는 "레이어드할 때는 지저분해 보이는 룩이 되지 않도록 특히 신경 썼다"라고 답했다. "'매니악' 곡이 주는 특유의 아련한 무드에는 소프트한 아이템이 추가로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는 제작팀은 "재킷 사진, 뮤직비디오와 통일감 있게 펑키한 밴드룩을 메인으로 하되, 그런지한 요소(낡고 남루한 느낌)나 '매니악'함을 표현하도록 디테일을 추가했다"라고 소개했다. SBS '인기가요'에서 입은 화이트 밴드 룩, 엠넷 '엠카운트다운' 출연 당시 흰색 의상에 장미와 피 등의 요소를 나타내는 붉은색 포인트 액세서리를 더한 것을 예로 들었다.
여성 아이돌 그룹 의상은 치마나 상의가 지나치게 짧은 경우도 있어 노출도 우려가 곧잘 나오기 마련이다. 이에 관한 생각을 묻자, 홍 스타일리스트는 "'매니악'이 애틋하게 사랑을 갈망하는 '소녀' 같은 짝사랑적인 감정을 표현한 곡이었다면 하얀 롱 스커트를 매치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가사가 쿨해 보이는 이미지에 더 가깝다고 느껴 스커트는 짧게 매치했으며 포인트 안무에서 실루엣적으로 드러나야 안무가 돋보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짧은 스커트 안에는 반바지를 레이어드하는 등 움직임을 신경 썼다"라고 부연했다.
제작팀은 "가장 초점을 두는 부분은 아티스트의 안전이지만, 기획하는 입장에서는 안무에 불편하지는 않을지 치마로 진행해야 할지 바지로 진행해야 할지를 늘 고려하고 신경 쓰고 있다. 앞으로도 우려되는 부분이 없도록 기획에 임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은하는 "의상에 대한 것은 대부분 회사와 스타일팀의 의견으로 이루어졌으며, 앨범과 곡의 무드와 정말 잘 어울리는 의상이었다고 생각한다. 항상 예쁜 옷을 입어 기분 좋은 활동이었다!"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신비는 "이번 활동에서 '의상이 예쁘다' '헤메코(헤어·메이크업·코디) 너무 좋다'는 말들을 많이 들어서 너무 만족스러운 활동이었고 스태프분들께 너무 감사하다고 항상 말하지만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제작팀 역시 "모든 스타일링은 여러 요청을 훌륭히 구현해 주신 스타일리스트 팀이 있어 가능했다"라고 전했다.
10개월 만의 새 앨범을 위해 데모(임시)곡 356곡을 들었을 만큼 성심성의껏 준비한 '벌서스'. 은하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A&R팀의 소중함을 느꼈다고 고백한 바 있다. 은하는 "앨범 준비 초기에는 엄청나게 많은 곡을 들었어야 했다. 재미있기도 했지만 356곡을 연이어 계속 듣다 보니 다 비슷한 곡처럼 느껴지기까지 했다. 항상 이런 과정을 거치셨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되어 정말 감사했고 소중하게 생각한다"라고 당시를 돌아봤다.
반대로 A&R 담당 부서가 비비지의 소중함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였는지 물었다. 제작팀은 "물음표가 뜨지 않게 하는 순간"이라고 답했다. 이어 "앨범을 제작하다 보면 '과연 이게?' '아티스트가 소화 가능할까?' 하는 순간이 오게 되는데 비비지는 '가능하다'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아티스트다. 실제로 앨범을 진행하면서 도전하고, 표현하고, 의견을 제시해 더 나은 앨범을 제작할 수 있도록 할 때 소중함을 느낀다"라고 부연했다.
엄지는 앨범 발매 당일이었던 지난해 11월 2일 일문일답에서 "새롭지만 굉장히 알맞은 옷을 느낌"이라고 말했다. 어떤 부분에서 '알맞은 옷'이라고 느꼈는지 질문하자, 엄지는 "타이틀곡 '매니악'은 물론, 더블 타이틀의 마음으로 준비했던 후속곡 '언타이'(Untie), 또 앨범을 채워준 모든 곡을 통틀어 했던 말"이라고 답했다. 엄지는 "우리 스스로 만족스러웠던 것도 있지만, 객관적인 평가를 굉장히 궁금해하고 또 새겨듣는 우리에게 이번엔 정말 좋은 평들이 많았다. 입기 쉽거나 편한 옷은 아니었지만 잘 어울리는 옷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은하는 "앨범을 준비하면서 노래, 안무 등 모든 부분에서 비비지와 정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우리끼리 준비하면서도 정말 만족했던 앨범인데 이렇게 큰 사랑을 받게 되어 너무 기쁘다. 앞으로도 잘 맞는 옷을 골라 입을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신비는 "'벌서스' 앨범으로 인해 더욱더 완성도 있는 비비지가 되었다고 생각하기에 알맞은 옷을 입었다고 생각한다. 앨범이 나오기 전에는 '우리만 이렇게 생각하고 설레발을 친 거면 어쩌지?' 했는데 다행히 좋은 평들이 많아서 잘 입은 옷이라 생각한다"라고 바라봤다.
"'비비지의 앞으로가 기대된다'라고 모두가 생각해 주시면 좋겠어요. 저는 비비지의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은하)
"비비지 대단하다, 멋있다는 반응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아무래도 그런 반응을 들으면 기분이 좋기 때문입니다!" (신비)
"다음이 기대되는 아티스트, 다음 행보가 궁금한 아티스트라는 기대가 있었으면 합니다." (제작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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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수정 기자 eyesonyou@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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