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선산' 박희순 "'트롤리' 막바지 정신적 한계 느껴…김현주는 프로"

강내리 2024. 1. 27.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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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희순 씨가 드라마 '트롤리' 속 캐릭터를 연기하며 정신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트롤리'에 이어 '선산'까지 연속으로 두 작품을 함께 한 동료 배우 김현주 씨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희순 씨는 지난 19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새 시리즈 '선산'에 출연했다. '선산'은 존재조차 잊고 지내던 작은아버지의 죽음 후 남겨진 선산을 상속받게 되면서 불길한 일들이 연속되고 이와 관련된 비밀이 드러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이번 작품에서 박희순 씨는 연이어 발생한 사건이 선산과 연관되어 있음을 직감하고 파헤치는 형사 '최성준'을 연기했다. 지난해 2월 종영한 SBS 드라마 '트롤리'에서 국회의원 '남중도' 역을 맡아 김현주 씨와 부부를 연기했던 그는 '선산'까지 두 작품 연속 호흡을 맞추게 됐다.

박희순 씨는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선산' 개봉 기념 인터뷰에서 이에 대한 소회를 전했다. 그는 '트롤리' 촬영 종료 후 열흘 동안의 시간을 가진 후 '선산' 촬영을 시작했는데, 쉽지만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트롤리'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정신적으로 한계가 왔다는 걸 느꼈다. '트롤리'에서는 계속 거짓말을 하고, 거짓말이 또 거짓말을 낳는 과정을 연기해야 했다. 제가 이 인물을 이해하고 대변해야 하는데, 마음속의 박희순은 거부하고 혐오하고 있으니 부딪혀서 너무 힘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트롤리'를 끝내고 열흘 정도의 시간을 가졌다. 김현주 배우는 '선산' 촬영을 먼저 시작했기 때문에 촬영을 응원하러 갔는데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더라. '트롤리' 때 봤던 김현주가 아니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서운하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정신이 바짝 들기도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기억에 남는 촬영장 에피소드도 전했다. 박희순 씨는 "저도 폐를 끼치기 싫어 촬영에 집중했는데, 첫 신을 찍고 김현주 배우가 눈물을 흘렸다"며 "'트롤리'를 완전히 잊고 선산에 빠져있었는데, 나를 보니 나중에 감정이 올라왔다고 하더라. 독하게 대하더니 역시 프로라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앞서 박희순 씨는 '선산' 제작발표회에서 "김현주 씨와 1+1 캐스팅 같다"고 언급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에 대해 그는 "김현주 배우에게 출연 제의가 와서 결정된 상황에서 저에게도 대본이 와서 농담반 진담반으로 말씀드린 것"이라며 "다분히 그런 생각이 있으셨을 것 같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그는 "민홍남 감독님께 (저를) 선택한 이유를 여쭤봤는데 이 역할이 가장 잘 맞는 배우라 생각했고, 김현주 씨와 '트롤리'에서는 부부를 연기했지만 '선산'은 캐릭터나 상황이 다르고 함께 연기하는 신이 많이 없다고 하셔서 망설였다가 용기를 냈다"고 설명했다.

'선산' 출연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서는 "저는 '선산'의 장르가 농촌 스릴러라고 이야기한다"며 "연상호 감독님의 '방법'을 재미있게 봤고, 스산한 분위기의 이런 작품을 경험해 본 적이 없어 선택했다. 또 기존에 연기한 형사와 다르게 개인적인 서사가 있어 복합적인 연기를 할 수 있겠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공개된 '선산' 속 최성준은 극 초반 박상민 형사(박병은 분)와 앙숙 관계로 그려지다가 후반부 갈등의 배경이 드러나 시청자들을 집중시켰다. 최성준은 경찰서 내 갈등 상황 속에서도 수사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선산을 둘러싼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해나간다.

박희순 씨는 "아들로 인해 동료가 상처를 입었기 때문에 죄책감이 많이 쌓여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가가서 표현을 못 했던 것이 원인이 돼서 이 지경까지 오지 않았나 싶었다. 또 시골 형사지만 다른 형사들과의 차별점을 가지기 위해 핸드폰을 많이 이용해서 필기와 녹취하는 설정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시청자들의 반응에 대해 궁금해하며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박희순 씨는 "내용 자체는 해외에서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이야기인 것 같은데 이런 이야기를 가지고 그 나라만의 전통, 풍습을 녹여냈을 때 어떤 반응이 올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 넷플릭스]

YTN 강내리 (n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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