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은 닭갈비 먹고 오면 끝”…이 생각, 확 바꾸겠다는 영입인재 ‘1호’ [금배지 원정대]
경제관료 출신 박영춘 전 SK 부사장
춘천, 수십년째 닭갈비·막국수·케이블카뿐
대기업 워케이션·제2사옥 공략해
성장 멈춘 도시에 활력 불어넣을 것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
4월 총선에서 강원도 춘천 갑(춘천시·철원군·화천군·양구군 갑)에 출사표를 던진 박영춘 예비후보(60)가 고향을 바라보는 마음은 복잡하다.
춘천 박 씨에 고향에서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한 그가 출퇴근길에 총선 예비후보 명함을 돌릴 때면 감동하는 순간들이 있다.
핫팩을 전해 준 시민, 간식을 사다 준 청년, 명함 나눠주는 걸 도와주겠다고 제안한 10대 청소년. 일면식도 없는데 자진해서 도움을 주겠다고 제안한 지역 주민에 이르기까지 누구 하나 고맙지 않은 이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박영춘 예비후보가 보기에 춘천은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도시’라고 했다. 겉보기에 춘천은 인구 유출보다 유입이 많은 도시다. 문제는 인구 증가 폭이 연간 수백명 수준에 불과해 도시 인구가 여전히 28만명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새로운 아파트 단지들이 들어서면서 도시는 확장하는 듯 보이지만 구도심의 어두운 그림자도 짙어지고, 매출이 줄어든 자영업자의 한숨 소리도 커진다.
그는 “춘천은 어느 때부터인가 성장 모멘텀이 꺼진 정체와 침체의 도시가 됐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춘천은 여전히 닭갈비·막국수·케이블카에만 머물러 있다”라고 쓴소리했다.
박 예비후보는 “춘천에 역동성을 불어 넣으려면, 불편할 수도 있는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며 “그것이 두려워 침묵하거나 포기하는 건 고향의 미래 세대에게 죄를 짓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예비후보가 말하는 역동성은 기업과 경제다. 그는 재정경제원·금융위원회에서 20여년간 경제 관료로 일했고, 민간으로 자리를 옮긴 뒤 SK그룹(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부사장까지 오른 인물이다. 경제정책과 실물경제를 모두 잘 알고, 기업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 이것이 작년 9월 국민의힘이 박영춘 후보를 가장 먼저 1호 영입인재로 택한 이유다.
현역 민주당 의원과 본선이 가장 중요하지만, 국민의힘 내부 경선도 만만치 않다. 지난 25일 기준으로 예비후보 등록자 수만 박 후보를 포함해 5명에 달한다. 여기에는 현역(비례대표)이자 지역구 당협위원장을 역임한 노용호 의원, 서울중앙지방법원 판사를 역임한 김혜란 변호사 등이 포함된다.
박 예비후보는 “호수를 비롯한 천혜의 자연경관을 활용해 기업의 새로운 근무 형태로 떠오르는 ‘워케이션(일+휴가)’ 수요를 잡고, 비용 때문에 수도권을 떠나려는 기업의 신사옥, 연수원시설도 적극 유치할 것”이라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도시 인구가 30만명을 넘게 되면, 규제 특례도시로 지정되면서 더 많은 기업과 해외투자를 유치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교육 인프라스트럭처를 확대하고 교육의 질을 높여 서울의 대기업·연구개발(R&D)·유망 벤처기업 직원의 자녀가 춘천서 못해도 초등학교 때까지 머무는 데 모자람 없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GTX·고속철도 등 교통 인프라와 정주요건이 추가로 개선되면, 수도권과 차별화된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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