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은 닭갈비 먹고 오면 끝”…이 생각, 확 바꾸겠다는 영입인재 ‘1호’ [금배지 원정대]

이유섭 기자(leeyusup@mk.co.kr) 2024. 1. 27.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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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배지 원정대-20]
경제관료 출신 박영춘 전 SK 부사장
춘천, 수십년째 닭갈비·막국수·케이블카뿐
대기업 워케이션·제2사옥 공략해
성장 멈춘 도시에 활력 불어넣을 것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

국민의힘 박영춘 예비후보 [사진=한주형 기자]
Q. 박영춘에게 정치란? 35년의 민관 경험과 역량을 총동원할 민생 안정과 경제 부흥의 새로운 일터 Q. 박영춘에게 금배지란? 국민 개개인의 자유를 수호하고, 국가와 지역공동체 번영을 도모하는 일꾼 면허증

4월 총선에서 강원도 춘천 갑(춘천시·철원군·화천군·양구군 갑)에 출사표를 던진 박영춘 예비후보(60)가 고향을 바라보는 마음은 복잡하다.

춘천 박 씨에 고향에서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한 그가 출퇴근길에 총선 예비후보 명함을 돌릴 때면 감동하는 순간들이 있다.

핫팩을 전해 준 시민, 간식을 사다 준 청년, 명함 나눠주는 걸 도와주겠다고 제안한 10대 청소년. 일면식도 없는데 자진해서 도움을 주겠다고 제안한 지역 주민에 이르기까지 누구 하나 고맙지 않은 이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박영춘 예비후보가 보기에 춘천은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도시’라고 했다. 겉보기에 춘천은 인구 유출보다 유입이 많은 도시다. 문제는 인구 증가 폭이 연간 수백명 수준에 불과해 도시 인구가 여전히 28만명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새로운 아파트 단지들이 들어서면서 도시는 확장하는 듯 보이지만 구도심의 어두운 그림자도 짙어지고, 매출이 줄어든 자영업자의 한숨 소리도 커진다.

그는 “춘천은 어느 때부터인가 성장 모멘텀이 꺼진 정체와 침체의 도시가 됐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춘천은 여전히 닭갈비·막국수·케이블카에만 머물러 있다”라고 쓴소리했다.

박 예비후보는 “춘천에 역동성을 불어 넣으려면, 불편할 수도 있는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며 “그것이 두려워 침묵하거나 포기하는 건 고향의 미래 세대에게 죄를 짓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예비후보가 말하는 역동성은 기업과 경제다. 그는 재정경제원·금융위원회에서 20여년간 경제 관료로 일했고, 민간으로 자리를 옮긴 뒤 SK그룹(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부사장까지 오른 인물이다. 경제정책과 실물경제를 모두 잘 알고, 기업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 이것이 작년 9월 국민의힘이 박영춘 후보를 가장 먼저 1호 영입인재로 택한 이유다.

음지가 돼버린 양지 ‘춘천 갑’···경선도 치열
원래 보수당에 있어서 춘천은 ‘양지’에 속하는 곳이었다. 1980년대부터 지난 20대 총선 때까지 보수당 후보는 춘천에서 대부분 승리했다. 하지만 21대 총선 때부터 춘천·철원·화천·양구로 묶은 뒤 갑과 을로 나누면서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신축 아파트가 대거 들어서며 젊은 층이 유입된 갑은 ‘험지’가 됐다. 그러면서 지역구서 3선을 노리던 김진태 전 의원(현 강원도지사)마저 허영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패배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득표율도 7%포인트 이상 차이가 났다.

현역 민주당 의원과 본선이 가장 중요하지만, 국민의힘 내부 경선도 만만치 않다. 지난 25일 기준으로 예비후보 등록자 수만 박 후보를 포함해 5명에 달한다. 여기에는 현역(비례대표)이자 지역구 당협위원장을 역임한 노용호 의원, 서울중앙지방법원 판사를 역임한 김혜란 변호사 등이 포함된다.

자녀 초등학교 졸업때까진 머물도록···인구 2만 늘리기 목표
박영춘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지역구에서 자신의 이름이 적힌 피켓을 들고 서 있다. [사진=박영춘 후보 제공]
박영춘 예비후보의 지역구 총선 공약은 꺼져가는 춘천 경제의 성장 모멘텀 부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존 기업들의 성장·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개혁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는 게 그의 각오다. 또 미래 유망산업 관련된 전후방 파급효과가 큰 새로운 기업 유치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재도 춘천은 바이오와 데이터 관련 산업이 발전한 도시지만, 업종 특성상 일자리 창출에 한계가 있다.

박 예비후보는 “호수를 비롯한 천혜의 자연경관을 활용해 기업의 새로운 근무 형태로 떠오르는 ‘워케이션(일+휴가)’ 수요를 잡고, 비용 때문에 수도권을 떠나려는 기업의 신사옥, 연수원시설도 적극 유치할 것”이라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도시 인구가 30만명을 넘게 되면, 규제 특례도시로 지정되면서 더 많은 기업과 해외투자를 유치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교육 인프라스트럭처를 확대하고 교육의 질을 높여 서울의 대기업·연구개발(R&D)·유망 벤처기업 직원의 자녀가 춘천서 못해도 초등학교 때까지 머무는 데 모자람 없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GTX·고속철도 등 교통 인프라와 정주요건이 추가로 개선되면, 수도권과 차별화된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배지 원정대’는 2024년 4월 열리는 22대 총선에 출마를 준비 중인 정치인을 소개하고, 해당 지역구를 분석해보는 매일경제신문 정치부의 기획 연재물입니다. ‘절대 반지’를 찾아 떠난 반지 원정대처럼, 현역 의원은 물론 정치 신인까지 집중 추적해 유권자 여러분의 선택을 돕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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