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양강체제’ 더 강해졌네”…중견 3사, 해외서 돌파구 찾는다 [여車저車]
GM한국사업장 수출 톱5에 두 개 모델 이름 올려
업계 “해외 전략 모델 확보 갈수록 중요해질 것”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국내 완성차 중견 3사로 꼽히는 제너럴모터스(GM) 한국사업장과 KG 모빌리티(KGM), 르노코리아자동차가 해외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양강체제’ 아래 내수 시장에서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는 상황에서, 경쟁력 있는 신차를 앞세워 해외 시장에서 활로를 열고 반등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27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중견 3사 가운데 최근 해외 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드러낸 곳은 GM한국사업장이 꼽힌다.
특히 지난해 연간 기준 국내 승용차 수출 순위에서 두 개 모델이 ‘톱5’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조사 결과 GM 산하 브랜드인 쉐보레의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트레일블레이저(파생모델 포함)는 지난해 해외 시장에서 모두 21만4048대가 팔리며 단일 차종 기준 수출 1위에 올랐다. 이어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지난해 2월말 첫 선적이 시작되었음에도 총 18만1950대를 해외 시장에 판매하는 기염을 토하며 누적 4위에 올랐다.
트레일블레이저는 현대자동차 소형 SUV 코나, 준중형 세단 아반떼 등을 제치고 누적 1위에 오르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GM 본사 역시 잇따라 ‘효자 모델’을 배출하고 있는 GM 한국사업장에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실제 제럴드 존슨 GM 글로벌 생산 부문 총괄부사장은 지난 24일 새해 첫 해외사업장 방문지로 GM 한국사업장을 낙점하고, 부평·창원공장을 직접 찾아 전략 모델 생산과정을 직접 살폈다.
KGM도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거둔 아쉬운 성적을 해외 시장에서 만회했다는 분석이다. KGM은 지난해 해외 시장에서 전년(4만5294대) 대비 17.2%의 늘어난 5만3083대를 판매했다.
준중형 SUV 코란도와 더불어 대표적인 수출 효자 모델로 꼽히는 국내 유일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 칸이 전년(1만2453대) 대비 10.0% 늘어난 1만3695대를 기록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또한 내수 시장(3만4951대)에서 브랜드 기준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토레스는 해외 시장에서도 전년(680대) 대비 1368% 늘어난 9983대가 팔리며 두각을 드러냈고, 코란도 이모션 역시 같은 기간 847.6% 증가한 1772대를 기록했다.
KGM은 지난해 3월 베트남 푸타그룹과 오는 2029년까지 21만대 규모의 KD(반조립) 수출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같은 해 10월에는 필리핀 현지 딜러사인 TCCCI와 전속 딜러십 계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곽재선 KGM 회장도 지난해 7월 토레스 유럽 론칭행사에 이어 10월 한국경제인협회가 주관한 국빈 방문 중동 경제사절단에 참가해, 사우디아라비아 SNAM과 부품 공급망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분주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KGM은 올해도 해외 시장 공략에 집중할 계획이다. KGM 관계자는 “올해에도 신모델과 다양한 상품성 개선 모델 출시뿐만 아니라 공격적인 내수 시장 대응과 해외 시장 공략 강화를 통해 판매 물량을 늘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코리아는 중견 3사 가운데 지난해 유일하게 내수와 수출 모두 전년 대비 역성장했다. 수출 실적을 견인해 왔던 소형 SUV XM3와 중형 모델 QM6가 나란히 두 자릿수대 감소율을 보인 것이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XM3는 지난해 해외 시장에서 모두 6만9064대가 팔리며 전년(9만9166대) 대피 30.4%의 감소율을 보였고, QM6 역시 같은 기간 26.4% 줄어든 1만2748대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르노코리아는 올해를 ‘하이브리드 대중화의 해’로 선언하고, 하반기 출시 예정인 중형 하이브리드 SUV 신차와 더불어 올해 전동화 모델 판매 비중을 늘리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들 중견 3사가 해외시장 개척에 공을 들이는 것은 내수 시장에서의 부진과도 무관치 않다. 실제 현대차와 기아를 포함한 국내 완성차 5개사는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전년 대비 4.6% 늘어난 144만9885대를 판매했다.
이 가운데 현대차(76만2077대)와 기아(56만3660대)의 점유율은 무려 91.4%다. 이는 88.6%를 기록한 전년과 비교해 2.8%p 늘어난 수치다. 반면, 작년 중견 3사의 내수 점유율은 각각 KGM 4.4%(6만3345대), GM 한국사업장 2.7%(3만8755대), 르노코리아 1.5%(2만2048대)에 그쳤다.
이들 3사의 판매량을 모두 더하면 12만4148대로, 이는 현대차 플래그십 세단 그랜저의 지난해 연간 판매량(11만3062대)과 1만1086대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양강 구도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만큼 중견 3사들도 해외 시장 공략에 더욱 공을 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번 GM 한국사업장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3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해외시장에서 어필할 수 있는 전략형 모델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ikehyo8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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