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만든 화학물질, 자연에서 분해법 찾았다

박정연 기자 2024. 1. 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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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실리콘과 탄소의 결합을 깰 수 있는 효소를 개발했다.

이 중 실리콘과 탄소의 결합은 특히 단단하다.

연구팀은 시토크롬 c를 연구하던 중 이 단백질 복합체와 연관된 효소인 시토크롬 P450에 미약하지만 실리콘과 탄소의 결합을 해체하는 특성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시토크롬 p450의 DNA를 변형시켜 새로운 변종 효소를 만들어내 실험한 결과 실리콘-탄소 결합을 효과적으로 떼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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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 분해되지 않는 화합 물질 실리콘. 게티이미지뱅크

과학자들이 실리콘과 탄소의 결합을 깰 수 있는 효소를 개발했다. 쉽게 분해되지 않아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실리콘을 생분해할 수 있는 단서를 자연에서 찾아냈다는 평가다.

프랜시스 아놀드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칼텍) 교수 연구팀은 단백질 복합체인 시토크롬 P450의 DNA를 조작해 실리콘을 분해하는 변종 효소를 개발한 연구 결과를 25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실리콘 화합 물질은 가정용품, 자동차, 건설, 전자 및 항공 우주 산업 등 일상 속 다양한 제품에서 사용된다. 용도에 따라 종종 탄소 등 다른 원소들과 결합해 사용된다.

이 중 실리콘과 탄소의 결합은 특히 단단하다. 자연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결합 형태로 한 번 형성되면 자연적으로 분해되지 않는다. 실리콘에서 배출되는 화학물질들은 토양이나 수생으로 퍼져나가 환경에 광범위한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가장 단단한 실리콘과 탄소의 결합을 효율적으로 해체하기 위해 시토크롬 c라는 단백질 복합체에 주목했다. 시토크롬 c는 고등동식물, 효모, 곰팡이 등 미토콘드리아에 주로 존재하며 신체 내부의 전자전달에 작용한다. 단백질 복합체 중에선 안정적인 구조를 지닌 것으로 여겨진다. 

연구팀은 시토크롬 c를 연구하던 중 이 단백질 복합체와 연관된 효소인 시토크롬 P450에 미약하지만 실리콘과 탄소의 결합을 해체하는 특성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시토크롬 p450의 DNA를 변형시켜 새로운 변종 효소를 만들어내 실험한 결과 실리콘-탄소 결합을 효과적으로 떼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리콘-탄소 결합을 직접 절단하지 않고 순차적인 단계로 산화시켰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플라스틱을 먹는 효소’와 관련한 연구와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자연에서 화합 물질의 분해를 찾는 이번 연구 결과가 비슷한 다른 연구에 영감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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