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제보] 기네스북 도전하는 '의족 태권맨'의 특별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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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복무 때 제대를 한 달 남기고 휴전선 철책선에서 지뢰를 밟아 한쪽 다리를 잃고 의족에 의지해왔던 60대 남성이 태권도 7단 승단에 이어 기네스북에도 도전하는데 그 사연이 주변 사람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27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에 사는 김형배(65) 씨는 지난 24일 오후 8시 부산 동부수정체육관에서 선후배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네스북의 '장애인 태권도 최고단자' 부분에 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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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상이군인의 강인함 알리고파"
(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기자 = 군 복무 때 제대를 한 달 남기고 휴전선 철책선에서 지뢰를 밟아 한쪽 다리를 잃고 의족에 의지해왔던 60대 남성이 태권도 7단 승단에 이어 기네스북에도 도전하는데 그 사연이 주변 사람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27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에 사는 김형배(65) 씨는 지난 24일 오후 8시 부산 동부수정체육관에서 선후배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네스북의 '장애인 태권도 최고단자' 부분에 도전했다. 김씨는 이상정 부산태권도협회 원로회의 회원(공인 9단)과 송화수 세계태권도본부 국기원 자문위원(공인 9단) 등 두 명의 증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발차기, 품새, 격파, 겨루기 등을 훌륭하게 진행했다. 그의 이날 도전은 모두 영상으로 기록됐으며 영국 기네스 협회로 보내져 기네스북 등재 여부를 심사받게 된다.
2019년 6월 7단에 승단했던 김씨는 자신이 장애인으로 태권도 최고단자라는 이야기를 뒤늦게 듣고 기네스북 등재를 생각하게 됐다. 그는 군에서 한쪽 다리를 잃어 태권도 사범의 꿈을 접었지만 굴하지 않고 부산교통공사에 입사해 역무원으로 일하며 태권도 4~7단을 획득했다. 그동안 회사 일로 바빠 기네스북 등재를 시도하지 못하다 계속 나이를 먹으면 예전의 건강한 모습을 유지하기 힘들다고 판단, 이번에 도전하게 됐다.
그가 이렇게 힘들게 기네스북에 도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애국심이다. 키 160cm의 작은 체구였던 그는 젊은 시절 군에 가기 싫어 체중을 46kg까지 빼기도 했지만 결국 강원도 철원의 5사단으로 배정되며 인생관이 바뀌었다고 한다. 북한과 마주하며 매일 철책선 수색을 나가는 남북 분단의 현장에서 평소 자유로운 생활이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님을 절감했다.
그는 전역 1개월 전인 24살 때 수색 근무를 나갔다가 지뢰를 밟아 왼쪽 다리를 잃으며 절망하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 자신의 희생으로 자유 대한민국을 지킬 수 있었다는 생각에 자부심을 느꼈다고 한다.
기네스북 도전도 대한민국의 상이군인은 누구보다 강인하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말한다. 그의 아들이 입대를 위한 신체검사에서 과체중으로 사회복무요원으로 판정이 났을 때는 자신의 군 생활을 이야기해주며 현역 입대를 권유했다. 그의 아들은 이에 살을 빼고 해병대에 입대해 연평도에서 현역으로 복무했다.
김씨의 기네스북 등재 가능성은 작지 않아 보인다. 기네스 협회 확인 결과 장애인으로 태권도 7단까지 오른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김씨가 현재까지는 장애인 태권도 최고단자다. 김씨는 과거 국기원에서 태권도 7단 승단 때 촬영했던 영상과 7단 단증 등도 모두 증거 자료로 기네스 협회에 보낼 예정이다.
그는 "왼쪽 무릎 아래를 잃어 의족을 차고 있다. 다시 태권도를 시작하면서 오른발을 디딜 때는 큰 문제가 없지만 왼쪽 발을 딛고 발차기를 할 때는 쉽지 않아 포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군시절 나를 강하게 단련시켜주었던 힘든 훈련을 떠올리며 태권도 7단까지 따게 됐다"고 말했다.
태권도 전국대회에서 준우승하고 발 격파 3위에 오르기도 했던 그는 "작년 2월 기네스협회에 신청해 서류를 주고받는 데만 1년이 걸렸다. 기네스 협회에서도 장애인 태권도 최고 단에 관심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dae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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