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로 작품 감상하려 마세요"…'기하학적 추상' 이상남 개인전

김일창 기자 2024. 1. 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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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자꾸만 언어로 읽으려는 경향을 깨뜨리고 싶다."

약 1시간 동안 이어진 전시 사전 간담회에서 작가는 지치지 않고 말했다.

이 작가는 지난 40년간 그 사잇길에서 독창적인 기하학적 추상 언어를 탐구했다.

형식적으로 '기하학적 추상'이라 부를 수 있는 그의 작품은 기호가 되어 부유하며 자리 잡기를 거부하는 '유목민적 존재들'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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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로탕 서울, 2016년 한국 진출 후 두 번째 한국 작가 전시
40여년간 독창적인 기하학적 추상 추구…부유하는 기호들
이상남 작가가 24일 서울 강남구 페로탕 서울에서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4.1.24/뉴스1 ⓒ News1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작품을 자꾸만 언어로 읽으려는 경향을 깨뜨리고 싶다."

약 1시간 동안 이어진 전시 사전 간담회에서 작가는 지치지 않고 말했다. 그럼에도 하고 싶은 말은 남아있는 것 같았다. 그의 그림은 기하학적 추상이라고 불린다. 뭘 그렸는지 단번에 알 수 없지만 한눈에 들어오는 균형 잡힌 색감과 배열이 인상적이다.

3월16일까지 서울 강남구 페로탕 서울에서 'Forme d'esprit'(마음의 형태)라는 이름으로 전시를 여는 이상남 작가의 이야기다. 프랑스에 본사를 둔 페로탕이 지난 2016년 서울에 진출한 후 두 번째로 여는 한국작가 전시이다.

이 작가는 "나는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합리와 비합리, 아날로그와 디지털, 회화와 건축, 미술과 디자인 사이의 샛길을 건들고 그 사이에서 산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지난 40년간 그 사잇길에서 독창적인 기하학적 추상 언어를 탐구했다.

1981년 미국 뉴욕으로 건너가기 전 여러 실험미술 전시회에 참여했다. 1972년과 1974년 앙데팡당전에 참여하면서 당시로서는 혁신적이었던 사진 매체를 활용한 '창문' 시리즈를 선보였다. 1981년 뉴욕 브루클린 미술관에서 열린 '코리안 드로잉 쇼' 그룹전에 참여하면서 그는 미국에 정착한다.

회화는 곧 있는 그대로를 그러야 한다는 '재현성'에 익숙하던 이들에게 낯설고 이질적인 기호를 각인시킨 그의 초기 작품은 정확한 형태를 파악하기 어려운 수수께끼 같은 형태다.

이 기호들은 점차 발전해 서로 어긋나거나 비틀어지고 겹치며 주변 공간과 새로운 관계를 맺고, 확장하기 시작한다.

형식적으로 '기하학적 추상'이라 부를 수 있는 그의 작품은 기호가 되어 부유하며 자리 잡기를 거부하는 '유목민적 존재들'에 가깝다.

작가는 의도적으로 이미지와 기호의 표의성과 가독성을 거부하고 특정한 이미지의 재현을 지양하는 작업 과정을 거치며 우리의 기존 인식과 고정관념, 전통을 부정하는 사유의 방식을 택한다.

이렇게 탄생한 그의 작품은 그가 살아온 도시와 장소의 풍경, 삶의 궤적과 여정을 여실히 보여주는 '마음의 풍경화'라고 할 수 있다.

이상남 작가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페로탕 서울. 페로탕 서울 제공
이상남 작가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페로탕 서울. 페로탕 서울 제공
Sang Nam Lee, Forme d’esprit (J264), 2014, Acrylic on panel 162.3 x 130.5 x 4 cm, Photo: CJY studio,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rotin.
Sang Nam Lee, Forme d’esprit (H29), 2022, Acrylic on panel 182.9 x 152.4 x 4 cm, Photo: CJY studio,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rotin.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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