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졌던 한국영화 걸작들 ‘대거 발굴’
[앵커]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로 불리는 1960~70년대 작품 중 원본 필름이 사라지거나 훼손돼 실체를 확인할 수 없었던 걸작들이 대거 발굴됐습니다.
정진우, 임권택 같은 거장 감독들의 초기 작품부터, 신성일, 엄앵란 등 시대를 풍미했던 대스타들의 풋풋했던 신인 시절 영화도 포함돼 있습니다.
임재성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원 씨를 조금 더 일찍 만나지 못한 것이 원통해서요."]
["저도 무의미하게 보낸 세월이 억울해서 못 견디겠어요."]
거장 정진우 감독의 초기작 '배신'입니다.
보스의 애인을 사랑하게 된 폭력 조직 해결사의 엇갈린 사랑을 그렸습니다.
당시 파격적인 영상으로 전회 매진을 기록했지만, 원본 필름이 사라졌습니다.
[정진우/영화 '배신' 감독 : "나는 구태의연한 한국 영화 문법에서 일단 벗어나자, 새로운 기법에 의해서 영화를 만든다…."]
이 영화를 계기로 신성일-엄앵란이라는 세기의 커플도 탄생했습니다.
[엄앵란/배우/2014년 : "연애하다가 기자들에게 들켜가지고. 기자들이 얘기하는 것보다 우리가 고백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 (결혼 발표를) 해버렸어요."]
원본이 분실되거나 훼손돼 더이상 볼 수 없었던 1960~70년대 극영화 35편이 발굴됐습니다.
한국영상자료원이 KBS와 협약을 맺고, 당시 KBS 시네마를 통해 방영됐던 극영화 필름을 찾아냈습니다.
["우리 영구 학교 보낼 건 벌어야지."]
["난 공부 많이 해서 부자되면 엄마에게 큰 집하나 사줄테야."]
안현철 감독의 1960년 작 '어머니의 힘'을 비롯해 임권택 감독의 액션영화 문법이 시작된 1970년 작 '비나리는 선창가' 등 당시 장르를 개척해 나갔던 걸작들이 대거 포함됐습니다.
[김승경/한국영상자료원 수집팀 연구원 : "지금 우리가 거장이라고 언급할 수 있는 감독들의 초년 시기들, 또 그런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이어서 영화사적으로 한국의 문화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한국영상자료원은 이번에 발굴한 극 영화 5편을 우선 복원해 오는 6월 일반에 공개합니다.
KBS 뉴스 임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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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성 기자 (newsis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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