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난 '강이스리포인트', 궂은 일까지 마다않아 더 무서운 존재... 포인트는 '적극성'

부산=양정웅 기자 2024. 1. 27.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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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부산=양정웅 기자]
KB스타즈 강이슬이 26일 BNK전에서 3점슛 성공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여자농구 최고의 슈터 강이슬(30·청주 KB스타즈)이 지난 시즌 혼란을 딛고 다시 '강이스리포인트'의 위력을 뽐내고 있다. 장기인 외곽포에 수비까지 사령탑의 마음에 쏙 들었다.

KB스타즈는 26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우리은행 우리WON 여자프로농구 5라운드 부산 BNK 썸과 원정경기에서 84-62 승리를 거뒀다.

80점대 득점에서 알 수 있듯이 이날 KB스타즈의 공격은 활발히 이뤄졌다. 김민정이 다소 짧은 13분 39초를 뛰고도 13득점을 넣었고, 3년 차 이혜주도 7득점을 올렸다. 체력안배 차원에서 21분 42초를 플레이하고 빠진 박지수도 10득점 1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날 KB스타즈 승리의 1등 공신은 단연 강이슬이었다. 23분 10초를 뛴 그는 25득점 7리바운드 1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했다. 특히 3점슛 5방을 꽂아넣었고, 6번의 자유투 시도를 모두 성공하며 좋은 슛 감각을 뽐냈다.

1쿼터부터 강이슬의 움직임은 활발했다. 경기 시작과 함께 3점포를 작렬한 그는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득점포를 가동했다. 상대 수비의 허점을 2쿼터부터 KB스타즈가 로테이션을 돌리면서 잠시 휴식을 취했던 그는 충전 후 3쿼터에서는 그야말로 날아다녔다.

KB스타즈 강이슬(오른쪽)이 26일 BNK전에서 한엄지와 리바운드볼을 다투고 있다.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한 강이슬은 리바운드 4개, 스틸 2개를 기록하며 BNK의 추격을 사전에 차단했다. 여기에 3점슛도 2개를 성공시켰고, 과감한 공격 시도로 얻어낸 자유투 6개를 모두 넣으며 3쿼터에만 12득점을 올렸다. KB스타즈 역시 3쿼터 33득점을 올리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경기 후 김완수 KB스타즈 감독 역시 "(강이슬이) 궃은 일에 눈을 뜬 것 같다. 수비적인 부분에서 자신감을 붙이면 위력적인 선수가 될 것이다. 팀에 없어선 안 될 선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화려한 공격에 비해 주목받지 못한 강이슬의 수비력이 올라오고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강이슬은 "5라운드 시작을 좋은 경기력으로 이길 수 있어서 다행이다. 최근 경기력이 떨어졌는데 오늘 득점으로 경기력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말처럼 KB스타즈는 앞선 경기에서 승리하고도 안 좋은 부분이 드러났다. 19일 하나원큐전에서는 상대 김정은과 신지현이 결장한 상황 속에서도 연이은 턴오버로 하마터면 패배할 뻔했다. 22일 삼성생명전에서도 3쿼터 중반 이후 격차가 벌어지기 전까지 접전으로 펼쳐졌고, 턴오버도 20개가 나왔다. 강이슬은 "선수들이 기본적인 것을 공격이나 수비에서 놓쳤다. 미룬다거나 약속한 수비 미스가 많았다 수비가 안 되니 어려운 공격이 됐다"고 돌아봤다.

KB스타즈 강이슬(오른쪽). /사진=WKBL
강이슬 본인도 최근 슛감이 썩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14일 우리은행전(22.2%)과 19일 하나원큐전(27.3%)에서는 두 자릿수 득점에도 3점슛 성공률은 20%대였다. 여기에 22일 경기는 1, 2쿼터에는 한 점도 올리지 못했고, 3점슛 시도 자체도 5번(1회 성공)에 그쳤다.

이에 강이슬은 연습과 마인드 변화에 나섰다. 그는 "브레이크타임 때 슈팅 연습량을 늘렸다"고 말하며 "오늘(26일)은 안 들어가도 적극적으로 던져보자고 생각했다. 마음의 문제였던 건지 공격적으로 자신 있게 던져야겠다고 생각했더니 성공률 올라간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적극적인 모습은 수비에서도 발휘되고 있다. 강이슬은 "팀 수비는 놓쳐도 다른 선수들이 커버할 수 있다. 하지만 리바운드는 내 마음가짐에 달렸다. 더 적극적으로 들어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본인이 가장 나아진 점으로도 적극성을 꼽으며 "이전엔 공격에 치중하다 보면 집중도가 떨어지거나 소극적인 경기를 했는데, 요즘엔 파울이 나더라도 적극적으로 하려고 한다"고도 했다.

강이슬은 "이전을 돌아보면 공격에 아주 많이 치중했다. 이젠 그렇지 않다"며 "리그 공수겸장들에 비하면 수비력이 부족한데, 발전해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공격이 안 되면 경기가 안 풀렸는데 공격 안 풀려도 수비나 리바운드에서 보탬 되어야 한다고 깨달은 후에는 기복이 덜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이슬이 지난 2021~22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 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1~22시즌 KB스타즈로 전격 이적한 강이슬은 그해 28경기에서 평균 33분 7초를 소화하며 18.0득점 5.3리바운드 2.9어시스트로 활약했다. 특히 3점슛 성공 90개, 성공률 42.9%라는 위력적인 수치로 두 부문 1위에 올랐다. 팀 역시 8할대 승률(0.833, 25승 5패)로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통합우승을 거뒀다.

지난 시즌 에이스 박지수가 빠진 KB스타즈는 5위로 떨어지며 11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강이슬 본인도 상대 견제 속에 3점슛 성공률이 29.9%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강이슬은 올 시즌 다시 35.1%까지 상승하며 '조선의 슈터'를 증명하고 있다. KB스타즈 역시 8연승을 질주하며 9할대 승률(0.905, 19승 2패)을 질주 중이다.

팀이 2년 전과 달라진 부분에 대해 강이슬은 "그땐 공격농구였다. 70점을 주고 80점 넣었다"며 "(올 시즌은) 그때보다 수비가 좋아졌다. 공격도 유지하려고 한다. 공격이 안 돼도 실점을 낮게 유지하면서 이기는 경기 나와서 그 부분이 좋다"고 평가했다.

KB스타즈 강이슬.

부산=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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