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오랫동안 평범한 삶을 못 살았다"...클롭, '9시즌 동행' 올 여름 리버풀 떠난다→"마지막까지 100% 쏟을 것"

이현석 2024. 1. 27.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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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범 이후 리버풀의 가장 뜨거웠던 시간을 함께한 위르겐 클롭 감독이 올 시즌을 끝으로 리버풀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리버풀은 26일(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클롭 감독이 2023~2024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날 예정이라는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리버풀은 '클롭은 2023~2024시즌이 끝나면 감독직을 떠나고 싶다는 의사를 구단에 알리고, 이번 시즌 후 감독직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라며 '클롭은 남은 2023~2024시즌 경기를 계속해서 지휘한 후 8년 반 동안 영광스러운 시간의 막을 내릴 것이다. 그의 지도하에 리버풀은 지금까지 6개의 메이저 대회 트로피를 획득했다'라고 설명했다.

클롭은 지난 2022년 리버풀과 재계약을 맺었고, 현재 계약이 2026년까지 2년가량 남은 상황이었지만, 그는 남은 계약 기간을 채우지 않고 미련 없이 사임 의사를 표했다. 리버풀 구단은 이에 대해 클롭의 의견을 존중해 사임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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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1년 마인츠에서 감독으로 부임하며 지도자 경력을 시작한 클롭은 마인츠의 2003~2004시즌 분데스리가 승격, 2006~2007시즌 분데스리가2 강등 등 독일 무대에서 여러 기쁨과 슬픔을 동시에 느끼며 감독직을 이어갔다.

마인츠에서 클롭의 지도력에 주목한 도르트문트가 클롭을 품었다. 2008년 도르트문트에 부임한 클롭은 바이에른 뮌헨이 독주하던 분데스리가 우승 행진을 끊어내고, 2010~2011시즌과 2011~2012시즌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하며 도르트문트의 2010년대 최고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이후 클롭과 도르트문트는 2012~2013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오르며 유럽을 놀라게 했다.

도르트문트와의 시간을 마감한 클롭을 다시 감독으로 선임한 팀은 리버풀이었다. 당시 리버풀은 EPL 우승 트로피가 간절했고, 그렇기에 도르트문트에서 클롭이 보여준 능력에 큰 기대를 보였다. 클롭은 리버풀을 이끌고 여러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18~2019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으며, 2019~2020시즌에는 리버풀 팬들이 그토록 염원하던 EPL 우승 트로피까지 팀에 안겼다.

클롭은 리버풀을 이끌고 현재 EPL 통산 317경기 199승 74무 44패, 승점 671점을 쌓았고 경기당 평균 2.12점의 승점을 얻었다. 이는 마인츠, 도르트문트를 이끌고 분데스리가에서 거둔 340경기 162승 84무, 94패보다 좋은 성적이다.

클롭은 이미 지난해에도 리버풀을 떠날 가능성을 직접 밝힌 바 있다. 그는 "다음 이적에 대해 이야기하기 하고, 다음 여름 캠프를 어디로 갈지 함께 둘러 앉아 있다 보면, '내가 여기에 있을지 잘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놀랐다. 이별을 고민하기 시작했으며, 지난 시즌이 어려웠기 때문일수도 있다. 다만 다른 구단들이 '모든 것에 감사하지만 우리는 헤어져야 한다'라고 말하는 시기에 리버풀에서는 그러지 못했다"라며 감독직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었다.

결국 그는 해당 고민의 끝으로 이번 시즌 이후 리버풀과의 동행을 마무리하는 선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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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롭은 사임을 발표한 것에 대해 리버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이 소식을 처음 듣는 순간 충격일 것이라는 점을 이해한다. 하지만 분명히 설명할 수 있다. 아니면 적어도 설명을 위해 노력할 수 있다. 나는 이 구단의 모든 것을 사랑하며, 도시의 모든 것을 사랑한다. 팬들의 모든 것도 사랑하고, 팀과 스태프도 사랑한다. 난 모든 것을 사랑한다. 하지만 내가 이 결정을 내린 것은 이것이 내가 해야 할 결정이라고 확신한다는 점을 보여준다"라며 리버풀에 대한 애정을 먼저 밝혔다.

그는 사임 이유로 에너지의 고갈을 꼽았다. 클롭은 "이제 내 에너지가 고갈되고 있다. 지금 당장은 에너지에 문제가 없다. 언젠가 발표해야 하는 사실이지만, 당장은 괜찮다. 그럼에도 나는 이 일을 계속해서 할 수는 없다는 점을 알고 있다. 우리가 함께 한 세월과 모든 시간, 그리고 함께 겪은 모든 일로 인해 존경심과 사랑이 모두 커졌으며, 우리 사이에 남은 것은 신뢰다. 너무 큰 것이다"라며 결정을 내린 이유와 함께 아쉬움을 표했다.

클롭 감독은 이번 결정 발표가 남은 시즌 팀의 성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질문에는 "그 질문의 의미를 100% 이해하지만, 그것은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려있다고 말하고 싶다. 도르트문트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이번 발표 이후 기자회견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나는 이번 시즌에 100%를 쏟을 것이다. 우리는 해낼 수 있으며, 할 일이 너무 많고, 우리가 하는 일을 방해하는 외부으 ㅣ생각이 있을 수 있지만, 이는 모두 우리에 대한 일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우리가 성장한 방식은 특별했고, 예외적이다. 나는 정말로 최고 수준에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싶고, 구단도 그러고 싶어하며, 이번 결정이 방해가 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리버풀에서 감독으로서 끝나는 것은 동화 같고 계획하기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런 것을 계호기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도달하기 어렵지만, 모든 일에 100% 헌신하고, 그것에 평생을 바칠 때는 가능하다. 그게 내가 했던 일이다. 나는 여전히 평범한 사람이지만, 너무 오랫동안 평범한 삶을 살지 못했다. 나는 정상적인 삶을 살기에 너무 나이가 들기까지 기다리고 싶지 않다. 지금이 내게 딱 맞는 순간이고, 내년에는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기에 구단에도 딱 맞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제 나는 팀에 더 이상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팀을 떠나게 된 고민들을 덧붙였다.

클롭은 자신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한 구단 수뇌부의 반응에 대해서는 "그들은 파티를 망치지 않았다. 우리는 수년에 걸쳐 좋은 관계를 발전시켰고, 내가 이 사실을 설명했다. 우리는 서로 잘 알고 지냈고, 그들은 받아들였다. 송별회도 필요 없고, 가야 할 시즌은 길다. 나는 일에 100% 집중하고 싶고, 그렇다. 내 사고방식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 내 결정이 쉽지 않았지마, 옳은 결정이라고 받아들여주면 좋을 것 같다. 나는 여전히 리버풀의 모든 것을 사랑하지만, 그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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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구단주인 FSG(팬웨이스포측룹)의 회장 마이크 고든은 클롭의 사임 발표를 전하며 "클롭에게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그런 능력을 갖춘 감독을 잃는다면 우리가 크게 슬퍼할 것이라는 점은 말팔 필요도 없다. 동시에 우리는 그의 바람과 그가 올 시즌 이후 팀을 떠날 것이라고 결정한 이유를 전적으로 존중한다"라며 클롭의 의견을 존중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의 놀라운 성취는 그의 능력을 대변하며, 클롭과 선수단이 우리 팬들에게 가져다준 기쁨도 마찬가지다. 그의 많은 업적은 결코 당연하게 여겨지지 않을 것이며, 리버풀의 위대한 감독을 상징하는 격언에 어울리는 그는 떠나는 시점까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었다는 명언과 함께 그렇게 우리를 만들어줄 것이라고 전적으로 신뢰한다"라며 클롭에 대한 강한 믿음과 애정을 언급했다.

또한 마지막으로 "이 기회를 빌어 클롭이 리버풀에서 해오고, 하고 있는 모든 일에 대해 감사를 전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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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롭 감독의 후임으로는 과거 리버풀의 미드필더였으며, 현재 레버쿠젠 돌풍을 이끌고 있는 사비 알론소 감독과 브라이턴의 로베르토 데제르비 감독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알론소는 최근 유럽을 대표하는 젊은 감독 중 한 명이다. 올 시즌 알론소의 레버쿠젠은 분데스리가에서 15승 3무로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으며, 바이에른 뮌헨의 리그 12연패 도전을 꺾을 유일한 대항마로 평가받는다. 레버쿠젠에서 알론소의 전술 능력은 매우 뛰어난 평가와 함께 리그 경쟁팀들을 어렵게 만들었다.

알론소는 리버풀과의 인연도 깊다. 2004년 리버풀로 이적해 2004~2005시즌 리버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인 '이스탄불의 기적'을 함께한 멤버 중 한 명이다. 알론소의 활약은 계속 이어졌고, 그는 리버풀을 떠나 2009년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었다.

데제르비 감독도 클롭처럼 뛰어난 전술 능력을 갖춘 감독으로 여겨진다. 일부 이탈리아 언론은 '데제르비는 리버풀 감독의 대인이 될 수 있다. 이미 대화를 나눴을 수도 있으며, 팬들도 그가 대체자가 될 수 있다고 논쟁할 수 있다'라며 데제르비 부임 가능성도 거론했다.

데제르비는 리버풀과의 인연은 없지만, 그간 감독 경력에서 꾸준히 능력을 보여준 지도자 중 한 명이다. 다르포 보아리오를 시작으로 팔레르모, 벤네벤토 등 이탈리아 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이후 2018년 사수올로를 지도하며 감독으로서 인정받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부터는 EPL에서 경력을 쌓았다. 첼시로 떠난 그레이엄 포터 감독의 대체자로 브라이턴에 부임했다.

부임 직후 첫 시즌인 2022~2023시즌 데제르비는 브라이턴을 프리미어리그 6위로 이끌었다. 젊은 선수들을 주축으로 팀을 꾸린 데제르비는 지난 시즌 리버풀, 첼시, 맨유 등 여러 빅클럽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거나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며 14승 7무 11패를 기록했다. 이를 바탕으로 브라이턴은 2023~2024시즌 유로파리그 진출에 성공해 올 시즌은 유럽 대항전까지 병행하며 팀을 이끌고 있다.

다만 다음 시즌 어떤 감독이 부임하더라도 클롭이 떠난 이후 한동안은 누구도 그의 이름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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