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경호에 경찰력 보강…"경찰이 모든 책임 질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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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습격당한 지 23일 만에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도 괴한에게 공격 당하면서 경찰이 신변보호 강화책을 내놨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총선을 몇 달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 정치인에 대한 공격이 잇따르고 있어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인 것은 맞다"면서도 "그렇다고 모든 국회의원에 대해서 경호를 할 수 있겠냐. 전보다 더 신경을 쓸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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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당할 수 있는 범위 어디까지인지 파악해야"
"정당·정치인 스스로 민간 경비 인력 활용해야"
[서울=뉴시스]여동준 홍연우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습격당한 지 23일 만에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도 괴한에게 공격 당하면서 경찰이 신변보호 강화책을 내놨다. 하지만 경찰이 모든 국회의원을 경호할 순 없다는 현실적 지적이 뒤따른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25일 경찰청에 "총선을 앞두고 이와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국회의원 등 주요 인사에 대한 안전 확보와 유사범죄 예방에 전력을 쏟아달라"고 지시했다. 경찰은 이 대표 피습 이후 지난주부터 주요인사 전담보호팀을 조기 가동하고 있었는데, 추가적인 경호 강화책을 주문한 것이다.
이에 경찰청은 외부에 공개된 정당행사의 경우 전국 36개 기동대를 전담보호부대로 지정하고 관할 경찰서의 형사 등으로 구성된 자체 신변보호팀을 배치하기로 했다. 각 정당과 핫라인도 구축해 후보자별 유세 일정을 사전에 확인한 뒤 위험성을 판단해 적정한 경찰력을 배치할 예정이다.
그러나 배 의원의 경우 선거 유세가 아닌 개인 일정을 소화하던 중 공격 받았다. 전문가들은 경찰력이 한정된 상황에서 모든 정치인을 경찰이 보호할 수는 없다고 지적한다.
국회의원 정수가 300명이기 때문에 국회의원 후보만 최소 1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전국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유세의 경비 및 경호 수요를 감당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총선을 몇 달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 정치인에 대한 공격이 잇따르고 있어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인 것은 맞다"면서도 "그렇다고 모든 국회의원에 대해서 경호를 할 수 있겠냐. 전보다 더 신경을 쓸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근본적으로 경찰 인력은 한정이 돼 있는데 경찰이 정치인들에 대한 경호에 더 많이 투입되면 국민이 피해를 입게 된다"고 말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도 "총선이 다가올수록 (경호) 수요가 엄청나게 늘어날 텐데 경찰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파악해야 한다"며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잘해보겠다' '열심히 해보겠다'는 식으로 대응이 되는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역시 "경찰에 임시직, 계약직, 시간제 근무 이런 것은 없기 때문에 기존 인력으로 경호 인력을 충당해야 하는데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경호 수요를 어떻게 감당하겠느냐"며 "일반 시민을 위한 민생 치안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배 의원 피습의 경우 정치 활동 중에 일어난 것이라기보다는 사생활 중에 일어난 일인데 사생활까지 경찰이 보호할 수 없듯 경찰이 모든 책임을 질 수는 없다"고 전했다.
정당 및 정치인들이 경비 인력을 스스로 고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각자 최소한의 안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교수는 "과거에는 잠실야구장의 안전도 경찰이 담당했으나 이제는 자체적으로 안전관리요원을 두듯 정당의 행사도 본인들이 안전을 관리해야 한다"며 "정당 스스로가 일정 정도는 사전에 주의하고 예방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곽 교수도 "당의 청년당원이 근접 경호를 맡게 한다든가 당의 행사의 경우 비용을 지출해 민간 경비회사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며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혜택을 보는 사람이 비용까지 지불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정당 측에서도 주요 인사 안전 활동이 병행될 수 있도록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정당에서 요청할 경우 보좌진 등 근접거리 수행원에게 신변보호 수칙을 교육하는 등의 지원을 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yeodj@newsis.com, hong1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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