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것 말고는 대책이 없어요"…큰불 서천시장 상인 남매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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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이면 어김없이 나가 일하고 해가 지면 집으로 돌아오는 삶을 수십년간 해왔어요. 그런데 하루아침에 생계 터전을 잃은 셈이죠. 우는 것 말고는 대책이 없어요."
지난 22일 밤 충남 서천특화시장에서 발생한 큰불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서형원씨(64)와 그의 친동생 서금순씨(60)는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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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안고 수십년간 피땀 흘려 일군 삶의 터전 하루 아침에 잿더미
(서천=뉴스1) 김낙희 기자 = “새벽이면 어김없이 나가 일하고 해가 지면 집으로 돌아오는 삶을 수십년간 해왔어요. 그런데 하루아침에 생계 터전을 잃은 셈이죠. 우는 것 말고는 대책이 없어요.”
지난 22일 밤 충남 서천특화시장에서 발생한 큰불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서형원씨(64)와 그의 친동생 서금순씨(60)는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반동에서 각각 의류 잡화를 팔던 이들은 7500만원과 2000만원 상당의 피해 사실 신고서를 작성해 관련 기관에 낼 계획이라고 한다.
서형원씨는 “의류 특성상 연기로 인한 피해를 봐 모두 폐기해야 한다. 설 대목을 앞두고 제품도 더 들여놔 피해가 크다”면서 “동생도 나와 같은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
오빠와 같은 시기 특화시장에서 장사를 시작한 서금순씨도 “하루하루 지날 때마다 먹고살 걱정에 마음이 아프다”면서 “아침이면 가던 곳을 못 가게 돼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서형원씨는 19살 무렵 경기 시흥에서 공장일을 하다가 불의의 사고로 왼쪽 다리를 잃었다. 이후 의족을 낀 채 고향인 서천으로 돌아와 장사를 시작했다.
그는 “23살 때 저를 딱하게 여긴 친형님의 서천읍 시가지 잡화점을 물려받아 장사를 시작했다”면서 “많이 배우지도 못하고 장애까지 얻었으니 가난한 삶의 연속이었다”며 지난날을 회상했다.
그런 그가 희망을 찾은 시기는 40대 중반에 들어선 이후였다. 그는 “2004년 9월 개장한 특화시장에서 의류 잡화점을 열었고 이후 생활 수준이 그나마 조금씩 나아졌다”며 “이제 살만해졌다고 느끼는 찰나에 모든 걸 잃었다”며 고개를 떨궜다.
서금순씨는 “오빠는 심성이 강인한 사람인데 이번 화재 피해 상황에서는 한없이 약해졌다”면서 “시장에서 따로 장사해서 오며 가며 자주 얼굴을 봐왔지만 힘든 일을 겪으니 더 의지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남매는 물론이고 시장에서 함께 장사하던 상인들이 하루아침에 화재로 소중한 일상을 잃었다”며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길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서씨 남매는 끝내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한편 지난 22일 오후 10시50분께 특화시장에서 불이 나 총 292개 점포 가운데 수산물동과 식당동, 일반동 내 점포 227개가 전소됐다. 별관인 농산물동과 먹거리동 65개 점포로는 불이 번지지 않았고 다행히 인명 피해도 없었다.
knluck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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