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폐지 움직임에도 갤S24 '짠물 지원금'…최대 24만원
사전판매량은 121만대 '역대급'…인도에서도 신기록
삼성전자의 갤럭시 S24 시리즈의 공시지원금이 최대 24만원으로 확정됐다. 정부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폐지를 추진하며 지원금 확대 압박에 나섰지만, 전작인 갤럭시 S23 시리즈와 유사한 수준으로 책정됐다. 역대급 지원금으로 인기를 얻었던 갤럭시 Z폴드·플립5 시리즈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짠물 지원금'으로 유명한 애플의 최신 플래그십 모델 아이폰15 시리즈보다도 적다.
27일 이통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갤럭시 S24 시리즈 공시지원금을 최저 5만2000원에서 최대 25만원으로 책정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사전판매 기간 중 예고했던 금액과 동일하고, SK텔레콤은 최대 지원금을 17만원에서 20만원으로 소폭 상향 조정했다.
앞서 정부가 단통법 폐지 방침을 밝히면서 소비자들은 갤럭시 S24 시리즈 지원금이 대폭 상향될 것으로 기대했다. 정부가 단통법 폐지를 꺼내 든 것이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의 일환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공시지원금은 늘지 않았다. 8만~24만원 수준이었던 갤럭시 S23 시리즈와 동일한 수준이다. 최대 45만원까지 책정됐던 아이폰15보다도 적다.
업계는 이통3사 모두 재정적으로 공시지원금을 늘리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지난해 실적이 그다지 좋지 않은데다, 단통법이 폐지된 후 본격적으로 지원금 경쟁이 시작되기 전 현금을 아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SK텔레콤은 2023년 7% 이상의 영업이익 증가를 기대하고 있지만, LG유플러스의 영업이익은 약 8% 감소할 전망이다. KT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일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수익성이 높은 5G 가입자가 정체기에 빠지면서 이통3사 모두 마케팅비 등 비용 통제에 들어간 상태다.
지난 19일부터 25일까지 일주일간 진행된 갤럭시 S24 시리즈 사전 판매량은 121만대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전작 갤럭시 S23(109만대)보다 10% 이상 늘었다. 실시간 통역·써클 투 서치 등 생성형 AI(인공지능) 기능으로 소비자 관심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갤럭시 스마트폰 중 역대 최다 사전판매 기록은 2019년 8월 출시된 갤럭시 노트10이 갖고 있다. 그러나 해당 제품의 사전판매 기간은 갤럭시 S24 시리즈보다 나흘 더 긴 11일이었다. 일평균 기록을 비교하면 갤럭시 S24가 17만3000여대로 갤럭시 노트10의 12만5000여대를 넘어선다. 모델별 판매 비중은 갤럭시S24 울트라가 약 60%를 차지했고, 플러스와 일반 모델은 각각 21%와 19% 수준이었다.
해외에서도 사전예약 신기록이 나왔다. 갤럭시 S24 시리즈는 인도에서 예약판매 시작 3일 만에 25만대를 팔았다. 전작인 갤럭시 S23 시리즈의 3주 판매량을 단 사흘 만에 뛰어넘었다. 인도 내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량이 늘고 있는 데다, 삼성전자가 인도 노이다에 갤럭시 S24 생산 공장을 세우며 인도 시장에 공을 들인 결과다. 김동원·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갤럭시 S24 판매량은 S23 대비 66% 증가한 1200만대로 추정된다"며 "향후 2년간 삼성전자는 갤럭시 S24를 기반으로 온디바이스 AI폰 점유율이 55%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했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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