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up.review] 징크스보다 'SON 부재'가 컸다...맨시티, 드디어 '원정 무득점' 탈출! 토트넘에 1-0 승
아케 결승골로 16강 진출
6경기 연속 이어지던 '무득점 징크스' 탈출
[포포투=한유철]
맨체스터 시티가 토트넘 훗스퍼 원정 무득점 징크스에서 벗어났다.
맨시티는 27일 오전 5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랜드 FA컵 4라운드에서 토트넘에 1-0 승리를 기록했다. 이로써 맨시티는 FA컵 16강 진출을 이뤄냈다.
[프리뷰]
'무관 탈출'에 도전하는 토트넘과 '트레블'을 노리는 맨시티의 맞대결. 이번 대진 최대 빅 매치다. 객관적인 전력에선 맨시티가 앞서지만, 토트넘의 최근 분위기도 나쁘지 않거니와 경기가 토트넘 홈에서 열린다는 점이 큰 메리트다.
토트넘은 최근 공식전 6경기에서 4승 1무 1패를 기록하고 있다. 브라이튼에 2-4로 패한 것이 충격이긴 했지만, 패배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아는 듯 이후 공식전 3경기에선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직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도 원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2-2 무승부를 거뒀다.
맨시티 역시 최상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최근 공식전 6연승. 9경기 연속 무패 행진 중이다. 6경기 동안 실점은 단 3실점. 6경기 동안 20골을 넣는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고 있다.
토트넘은 홈에서 맨시티에 '극강'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 기준, 토트넘은 최근 맨시티와의 홈 맞대결에서 5연승을 거두고 있다. 심지어 5경기 동안 단 하나의 골도 내주지 않았다. 오죽하면,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트레블 다음 목표가 "토트넘 홈에서 골을 넣는 것"이라고 했을까.
상대 전적에서 앞서고 있지만, 토트넘에도 불안 요소는 있다. 홈 5연승을 이끌었던 '핵심'이 빠졌기 때문. 주인공은 손흥민. 토트넘이 5연승을 하는 동안 손흥민은 무려 4경기에서 골을 넣었다. 실제로 손흥민은 맨시티와의 통산 맞대결에서 8골 4어시스트를 기록할 정도로 강하다. 하지만 현재 그는 아시안컵을 소화하기 위해 대한민국 대표팀에 합류한 상태다.
토트넘에 '주포' 손흥민이 빠졌지만, 맨시티도 '골잡이'가 나서지 못한다. 주인공은 홀란드. 최근 부상을 당한 홀란드는 재활을 통해 현재 훈련에 복귀했다. 프리미어리그(PL) 공식 계정도 주목할 정도로 그의 복귀는 맨시티에 큰 힘이 됐다.
하지만 토트넘전엔 나서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매체 '디 애슬레틱'의 샘 리 기자에 따르면, 과르디올라 감독은 "홀란드는 내일 경기를 위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라며 출전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잠재적인 복귀 시기는 번리와의 리그 경기가 유력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홀란드의 상태는 괜찮다. 우리는 그에게 3~4일의 시간을 더 줄 것이다. 번리전에 출전하기를 바라고 있다. 지켜볼 것이다"라고 밝혔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나오지 못하지만, 에이스가 돌아왔다. 주인공은 제임스 메디슨. 잉글랜드 내에서도 손꼽히는 플레이 메이커로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남겨놓은 빈자리를 완벽히 메워주고 있다.
메디슨은 곧바로 팀에 적응했고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전환 패스와 전진 패스 등 이전 토트넘 선수들에게선 볼 수 없는 모습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그의 존재 덕분에 손흥민도 빛날 수 있었다. 해리 케인이 떠나면서 홀로 무거운 짐을 짊어져야 했던 손흥민. 지난 시즌엔 부진까지 겹치면서 더욱 어깨가 무거웠다. 하지만 메디슨과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현지에선 손X케 조합의 뒤를 잇는 손X메 조합에 환호했다.
하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 첼시전 발목 부상을 당하면서 전반전에 교체됐고 이후 정밀 검사를 통해 약 3개월 이상 결장이 예상됐다. 그가 없는 동안 토트넘은 리그 10경기에서 4패를 당하는 등 부진에 빠졌다.
그런 토트넘에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메디슨의 복귀가 임박한 것. 최근 그는 토트넘 팀 훈련에 돌아오며 폼을 끌어올렸다. 확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현지에선 맨시티와의 FA컵 경기 때 출전이 가능하다고 예상하고 있다.
FA컵을 준비하는 두 감독. 모두 결의에 찬 모습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매우 중요하다. 서포터들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알고 있다. 우리와 같은 감독, 선수들은 왔다 갔다 하지만 서포터들은 항상 같은 자리에 있다. 그들은 매년 트로피를 획득하지 못한 채, 보내야만 했다. 다른 클럽이 트로피를 획득하는 것을 보면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나는 매년 트로피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다. 하나의 트로피가 갈증을 충족시킬 순 있지만, 다음 해가 되면 빨리 잊히기 때문이다. 내가 부임했을 때, 내 목표는 매년 트로피를 두고 경쟁하는 클럽을 만드는 것이었다. 나는 그것에 집중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트로피의 중요성은 알고 있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그 이상의 것을 원했다. 그는 "이 게임은 그 과정의 일부다. 나는 이 클럽에 트로피를 가져오는 것이 서포터들에게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 이해한다. 하지만 내 목표는 그들에게 정기적으로 기쁨을 주는 것이지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우승을 한다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내 주된 관심사는 아니다. 나는 이 클럽을 정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고 싶다"라고 밝혔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토트넘 홈구장 '무득점'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영국 매체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에 따르면, 그는 "녹아웃 단계를 통과하려면 골을 넣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예 불가능하다. 늘 그것을 깨뜨릴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받고 있다. 우리는 예외적인 경기를 펼칠 때도 있었다. 우리는 이기진 못했어도 좋은 경기를 펼쳤다. 우리가 어떻게 플레이했는지, 통계를 보면 알겠지만, 우리의 플레이 방식은 좋았다. 하지만 현실은 득점 없이 6패다. 그들이 우리보다 더 낫다"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경기 내용]
경기를 앞두고 두 팀이 선발 명단을 발표했다. 맨시티는 4-2-3-1 포메이션을 가져왔다. 알바레스, 포든, 보브, 실바, 코바시치, 로드리, 그바르디올, 아케, 디아스, 워커가 선발로 나왔고 오르테가가 골문을 지켰다. 홀란드는 예상대로 명단에서 제외됐다. 토트넘 역시 4-2-3-1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히샬리송, 베르너, 존슨, 쿨루셉스키, 벤탄쿠르, 호이비에르, 우도기, 반 더 벤, 로메로, 포로가 선발 명단을 채웠고 비카리오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부상에서 복귀한 메디슨은 벤치에서 시작했다.
예상대로 주도권은 맨시티가 쥐었다. 맨시티는 라인을 다소 높이며 패스를 통해 기회를 창출하고자 했고 토트넘은 적극적인 전방 압박 대신 수비 라인을 유지하며 맨시티에 공간을 내주지 않았다. 맨시티가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 4분 박스 오른쪽에서 워커가 크로스를 시도했고 포든이 슈팅을 시도했지만, 비카리오가 막아냈다. 쇄도하던 보브가 세컨볼을 그대로 밀어넣었지만, 부심은 오프사이드 깃발을 들었다. 이후 비디오 판독(VAR)이 진행됐고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계속해서 맨시티가 압박했다. 전반 11분 박스 오른쪽에서 워커가 크로스를 시도했고 이를 잡은 로드리가 코바시치에게 패스를 건네준 후, 슈팅이 나왔지만 상대 수비의 몸에 맞고 코너킥으로 이어졌다. 코너킥 이후에도 맨시티가 볼 소유권을 쥐었고 알바레스의 중거리 슈팅이 나왔지만 비카리오가 잘 잡아냈다.
토트넘도 시간이 가면서 조금씩 점유율을 늘렸다. 전반 19분엔 중원에서 호이비에르가 낮고 빠른 전진 패스를 통해 맨시티의 뒷공간을 공략했고 결과적으로 코너킥까지 얻어낼 수 있었다.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선 포로가 크로스를 시도했지만 슈팅으로 연결되진 않았다.
토트넘이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 23분 포로가 순간적인 움직임으로 맨시티의 수비를 허물었고 가운데에 쇄도하던 히샬리송을 보고 낮고 빠른 컷백을 시도했지만 오르테가가 빠른 판단으로 몸을 날려 공을 잡아냈다. 토트넘이 계속해서 맨시티의 뒷공간을 공략했다. 전반 40분 호이비에르의 패스부터 공격을 전개했고 박스 왼쪽에서 컷백을 시도했지만 슈팅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위기를 넘긴 맨시티가 곧바로 역습에 나섰다. 전반 40분 로드리와 코바시치, 보브의 연속 슈팅이 나왔지만 토트넘 수비의 육탄 방어에 막히며 유효 슈팅을 내주지 않았다. 맨시티가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 추가시간, 박스 왼쪽에서 보브가 쇄도하던 포든을 향해 패스를 건네줬고 곧바로 슈팅으로 이어졌지만 공은 골문 오른쪽으로 벗어났다. 이후에도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고 전반은 0-0으로 마무리됐다.
전반전은 팽팽하게 진행됐다. '후스코어드' 기준, 점유율과 슈팅 횟수, 패스 성공률 모두 맨시티가 앞섰지만 경기를 주도한다는 느낌은 딱히 없었다. 토트넘은 슈팅을 한 차례도 시도하지 못했지만 빠른 역습을 통해 맨시티의 뒷공간을 공략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이며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맨시티가 결정적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후반 2분 박스 왼쪽에서 보브가 정교한 크로스를 시도했고 이를 알바레스가 잡아낸 후, 슈팅을 시도했지만 반 더 벤이 몸을 날려 막아냈다. 토트넘의 육탄 방어가 다시 한 번 빛을 발했다. 후반 5분 보브의 패스로 공격을 전개했고 박스 안에서 그바르디올이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호이비에르가 몸을 날려 슈팅을 방해했다.
토트넘도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후반 7분 베르너의 침투 패스를 받은 존슨이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만들었지만, 판단을 빠르게 한 오르테가가 각을 좁히며 막아냈다. 맨시티가 변화를 가져갔다. 후반 19분 보브와 알바레스를 빼고 도쿠와 더 브라위너를 투입해 공격에 변화를 줬다.
토트넘도 반가운 얼굴이 투입됐다. 후반 26분 존슨과 벤탄쿠르가 빠지고 '에이스' 메디슨과 스킵이 피치 위에 나섰다. 맨시티가 아쉬움에 땅을 쳤다. 후반 35분 박스 안 왼쪽에서 도쿠가 패스를 건네줬고 호이비에르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실바가 슈팅을 가져갔지만, 비카리오가 안정적이게 막아냈다.
맨시티가 계속해서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 36분 호이비에르가 박스 안에서 실수를 했고 더 브라위너가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지만, 골문 오른쪽으로 벗어났다. 워커의 수비가 빛을 발했다. 후반 37분 침투 패스를 받은 베르너가 박스 안으로 드리블 돌파를 시도했지만 워커가 빠른 스피드를 활용해 이를 막아냈다.
토트넘이 계속해서 위기를 맞이했다. 후반 40분 침투 패스를 받은 도쿠가 박스 안에서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비카리오가 몸을 날려 막아냈다. 맨시티가 먼저 앞서 나갔다. 후반 42분 코너킥으로 공격을 전개했고 박스 안 혼전 상황에서 아케가 그대로 공을 밀어넣으며 토트넘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고 경기는 맨시티의 1-0 승리로 마무리됐다.
맨시티가 압도한 경기였다. '후스코어드' 기준, 점유율은 56.6%로 맨시티가 앞섰고 패스 성공률 역시 88%로 맨시티가 우위를 점했다. 슈팅 횟수는 엄청난 차이를 보였는데, 맨시티가 18번의 슈팅을 시도했고 토트넘은 90분 동안 단 1회의 슈팅만을 기록했다. 토트넘 공격의 중심인 손흥민의 부재가 뼈저리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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