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 판매 100만 장 시대 연 ‘동백 아가씨’ 작곡가 백영호 평전 북콘서트, 주말 부산서 열려
부산=이승륜 기자
국내 최초로 음반 판매 100만 장 시대를 연 대중가요 ‘동백 아가씨’를 작곡한 고(故) 백영호(1920~2003년) 선생의 평전을 소개하는 북 콘서트가 주말 부산에서 열린다. 이날 저자인 백 선생의 아들이 강연을 통해 부친의 음악 세계와 대중음악 관련 수집품을 소개한다. 손주가 할아버지의 인기곡을 부르는 미니콘서트도 하는데 고인과 오랜 인연이 있는 소리꾼 장사익 선생이 무대에 참여해 대중음악 애호가에게 뜻깊은 시간을 선사한다.
부산근현대역사관은 오는 28일 오후 2시 역사관 인문학 복합문화공간 별관에서 ‘작곡가 백영호 평전’ 발간 기념 북 콘서트를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백영호 선생은 국민가요인 ‘동백 아가씨’를 비롯해 수많은 히트곡을 남긴 부산 서구 출신 작곡가로, 역사관은 백 선생의 발자취와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를 조명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내과의사 아들, 대중가요 전성기 이끈 부친 발자취 360쪽 평전으로 소개
백 선생은 해방 이후 부산 영도의 코로나 레코드사와 남부민동의 미도파 레코드사에서 작곡가로 활동했다. 그는 부산에서 ‘추억의 소야곡(1955)’, ‘해운대 엘레지(1958)’ 등을 작곡해 성공한 뒤 서울로 상경한 지 1년 만에 국민가요 ‘동백 아가씨(1964)’를 발표해 국내 최고 작곡가 반열에 올랐다. 이후 그는 100여 곡을 ‘히트’ 시켰고, ‘울어라 열풍아(1965)’ ‘동숙의 노래(1966)’ ‘여자의 일생(1968)’ 등 200여 편의 영화 주제가와 ‘아씨(1970)’ ‘여로(1972)’ 등 50여 편의 TV 드라마 주제가를 작곡했다. 백 선생은 이런 공을 인정받아 대한민국 문화훈장과 여러 작곡상을 받고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대중음악계는 "백영호 선생의 발자취만 봐도 한국 근현대 대중음악계에서 부산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백 선생도 생전 "전성기를 가져다준 곳은 서울이지만 평생 고향인 부산을 잊지 않았다. 내 음악 세계의 뿌리는 부산"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번 북 콘서트에서 소개될 ‘작곡가 백영호 평전’은 백 선생의 장남인 백경권 씨가 부친의 일대기를 기록한 책이다. 내과의사인 저자는 2018년 12월부터 5년여간 환자를 보지 않는 밤에 아버지와 관련한 방대한 자료를 정리해 360쪽 분량의 평전을 완성했다. 책은 총 5부 구성으로 △백 선생이 작곡가의 길로 들어서게 된 배경 △국내 최초 음반 판매 100만 장 시대를 연 ‘동백 아가씨’ 탄생 사연 △1960, 1970년대 히트 작곡가이자 텔레비전 시대 드라마 주제곡을 도맡았던 백 선생의 전성기 시절 이야기 △알려지지 않은 원로 작곡가의 삶 △백 작곡가에 대한 많은 이의 글, 이야기 등을 담았다.
◇3대가 만드는 작곡·연주·노래 미니콘서트…트로트 신예, 유명 국악인이 대미 장식
이에 북 콘서트는 2부에 걸쳐 진행된다. 1부 행사에서는 저자가 인문 강연의 형식을 빌려 백 선생이 한국 대중가요계의 정상급 작곡가가 되기까지 과정을 소개한다. 이날 세간에 공개되지 않았던 백 선생의 사진과 영상, 육성 녹음 파일 등을 최초로 공개해 대중가요 팬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2부 행사는 백 선생의 아들·손자가 참여하는 공연으로, 저자의 반주에 맞춰 손자인 작곡가 백치웅 씨가 ‘해운대 엘레지’를 부른다. 최근 트로트 신예로 떠오른 가수 채수현 씨도 무대에 올라 ‘추억의 소야곡’을 요즘 분위기로 해석해 부를 예정이다. 공연 막바지에는 백 선생과 오랜 인연이 있는 소리꾼 장사익 선생이 ‘동백 아가씨’를 불러 대미를 장식한다.
이날 북 콘서트를 관람하는 이들은 백경권 씨가 역사관에 기증한 대중음악 자료 중 일부를 상설 전시관에서 관람할 수 있다. 앞서 백 씨는 부친이 남긴 친필 악보·음반·대중음악 자료 2만5766점을 부산시에 기증했는데, 역사관은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악보와 음반이 체계적으로 수집된 최초 사례로 보고 해당 자료를 수장고에 보관하고 이 중 일부를 상설 전시했다. 김기용 부산근현대역사관 관장은 "이번 행사는 백 선생의 생애를 살피면서 대중가요의 메카였던 부산의 문화 역사도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백 선생의 자료와 업적을 다양한 연구·전시를 통해 대중에게 알릴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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