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내 집값 격차 줄여 균형발전 긍정적” vs “인구 과밀화 심화…지방과 격차 커져”

김현주 2024. 1. 27.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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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 30분 ‘출퇴근 시대’ 기대감 커져
대통령실 제공
정부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기존 노선 종점을 연장하고, 수도권에 신설 노선을 거미줄처럼 깔아 더 넓고 촘촘한 철도망을 구축하는 '2기 GTX' 추진 방안을 내놨다.

뉴시스에 따르면 왕복 2~3시간이 걸리는 국민들의 출퇴근 고통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2035년 개통을 목표로 하는 큰 틀의 발표라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부동산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 수도권 인구 과밀화를 심화시켜 지방과의 격차를 확대시킬 것이란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가 지난 24일 내놓은 '교통분야 3대 혁신전략'에는 기존 GTX A·B·C 노선의 연장 방안과 GTX D·E·F 신설 방안이 핵심이다.

GTX A 노선은 기존 파주 운정~화성 동탄 노선을 연장해 평택 지제(20.9km)까지 잇고, GTX B 노선은 기존 인천 송도~남양주 마석 구간에 더해 마석에서 춘천(55.7km)까지 연장된다. 또 GTX C 노선은 상단으로는 덕정에서 동두천(9.6km)까지 연장하고, 하단으로는 수원에서 아산(59.9km)까지 연장된다.

정부는 지자체와 비용 부담 방식을 먼저 협의하고, 이후에 예비타당성조사 등 절차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현재 A·C 노선은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재원을 부담을 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후 타당성 검증 등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자체 부담 합의 시 윤석열 정부 임기인 2027년 5월 내에 착공도 가능하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지자체가 부담을 하게 되면 국가철도망 계획 반영, 예비타당성조사 등의 프로세스가 필요 없기 때문이다.

신설되는 D 노선은 '더블 Y자' 형태로 추진된다. 대장을 분기점으로 김포와 인천공항으로 갈라지는 노선(왼쪽 Y)과 삼성을 분기점으로 팔당과 원주로 갈라지는 노선(오른쪽 Y)이 이어진 형태다.

E 노선은 인천공항에서 서울 강북권으로 이어지는 노선으로 왕숙2를 지나 덕소까지 이어진다. F 노선은 수도권 외곽을 순환하는 노선으로 경기 북부 의정부부터 동부의 덕소, 남부의 수원, 서부의 시흥 등을 큰 원으로 그리는 형태다. 사업성이 높은 교산부터 왕숙2까지 구간을 1단계로 우선 추진하고 나머지 구간은 장기 과제로 추진한다.

정부는 이른바 '2기 GTX' 사업을 통해 수도권 30분, 충청·강원권 1시간의 초연결 광역경제생활권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GTX 노선 확대는 국민들의 출퇴근 고통을 덜어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현재 수원역에서 삼성역까지 걸리는 시간은 1시간이 넘는다. 출퇴근으로 도로에서 3시간을 허비하는 일도 잦다. 하지만 오는 2028년 GTX C 노선이 개통되면 수원역에서 삼성역까지 27분만에 갈 수 있게 된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주민들의 출퇴근 고통을 모른척 할 수 없다"며 "평균적으로 2~3시간 정도 걸리는 출퇴근 시간에 대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통해 수도권 집값이 들썩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침체 국면이긴 하지만 GTX 같은 대형 개발호재는 집값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통상 GTX는 한 번의 호재가 아니라 지정, 착공, 준공 등 총 세 번에 걸쳐 집값이 오르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A·B·C 연장 노선으로 발표된 평택, 춘천, 천안, 아산 등과 D노선 신설로 서울 접근성이 더 좋아지는 원주 등에 호재"라며 "주변 부동산 가격에 선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광역 교통망의 환승점이 많은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으로 인구가 몰리는 이른바 '빨대효과'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수도권 철도 교통망 확대에 따른 수도권 인구 과밀화가 더 심화되면서 지방과의 격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수도권 내에서는 균형발전으로 인해 서울과 수도권의 격차가 줄어들 수 있지만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는 더 커질 수밖에 없는 만큼 지방과 수도권의 접근성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이번에 지방에서 처음으로 대전~세종~충북 권역에는 'CTX'(가칭)로 불리는 광역급행철도 사업을 추진하고, 향후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 광주·전남 같은 다른 권역도 지자체와 협의해 광역급행철도 사업 추진이 가능한 노선을 발굴하기로 했지만 수도권 집중화를 막기는 역부족이란 지적도 나온다.

또한 개통까지 많은 재원과 시간이 필요한 데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지자체 간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도 사업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신설키로한 D·E·F 노선의 경우 구간 별로 사업성의 편차가 커 민간 의지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일부 민자철도는 민간의 적극적 참여의지가 변수가 될 수 있고 개발계획 확정과 추후 교통비 수준에도 편차가 있을 수 있다"며 "지방권 광역급행철도 도입은 사업비와 운영비를 민간에서 지불해야하는 만큼 지자체의 적극적인 홍보와 민간 투자 매칭효율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제공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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