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크리스토' 고은성 "뮤지컬에 미쳤어요…무대에서 가장 충만"[문화人터뷰]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뮤지컬에 미쳐 있다'는 표현이 가장 맞는 것 같아요."
고은성(34)은 18살 때 운명처럼 뮤지컬을 만났다. 우연히 본 '노트르담 드 파리'가 그의 인생을 뒤흔들었다. 무작정 뮤지컬 배우라는 꿈을 향해 돌진했다. 서울로 올라와 오디션을 보러 다녔고, 2011년 '스프링 어웨이크닝'에서 코러스로 뮤지컬 무대에 데뷔했다.
두 번째 작품인 '페임'에서 주역을 맡으며 대학로의 스타로 떠올랐다. 이후엔 승승장구였다. '그리스, '위키드', '헤드윅, '데스노트', '멤피스' 등 유명 뮤지컬에 출연하며 믿고보는 뮤지컬 배우가 됐다. 꿈에 그리던 '노트르담 드 파리' 무대에도 섰다.
최근 서울 강남구 EMK뮤지컬컴퍼니 사옥에서 만난 고은성은 "10대 때 뮤지컬에 대한 마음이 '막연한 동경'이었다면, 지금은 그토록 꿈꿔왔던 뮤지컬판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다른 선택을 했다면 하지 못했을 일들을 뮤지컬을 통해 이뤘습니다. 뮤지컬을 좋아한 제 마음의 흐름이 고마워요. 뮤지컬을 통해 정말 많은 행복을 누리고 있거든요."
고은성은 자신에 대해 "축구로 치면 유소년 출신"이라고 표현했다. "18살 때부터 뮤지컬만 생각했어요. 모든 걸 뮤지컬에 맞췄죠.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도 뮤지컬을 생각하고, 항상 준비했어요. 그래서 무대에 올랐을 때는 어색한 게 없었어요. 그 전에는 단 한 번도 기회가 없었으니까…. 어렵다기보다는 재미있고 신기했죠."
하지만 이런 고은성도 무대를 앞두면 팔이 저려올 만큼 긴장한다.
"제 인생이 뮤지컬 하나로 바뀌었잖아요. 그래서 제 공연을 보고 한 사람의 인생이 바뀔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대에 오르기 전 긴장을 많이 합니다. 정말 많이 떨죠.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무게감 때문인 것 같아요. 너무 무거우면 짓눌릴테고, 적당한 마음을 유지하려고 해요. 이렇게 뮤지컬 속에서 30대를 보내고 있네요."
이번에 주역을 맡은 '몬테크리스토'는 군 복무 중 휴가를 나와 오디션을 볼 정도로 좋아했던 작품이다. 고은성은 "어렸을 때부터 무대에 올라 '몬테크리스토' 넘버를 부르는 상상을 많이 했다"며 "이 작품을 위해 이전에 했던 많은 작품들을 만났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워낙 이 작품의 넘버들을 좋아해요. 군에서 휴가를 받았을 때 몬테크리스토 오디션을 봤었는데, 정말 인생 최대의 미친 짓이었죠. 왜냐하면 합격을 해도 군인이니까 무대에 설 수 없었거든요."
여섯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몬테크리스토'는 프랑스의 국민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의 동명 소설을 뮤지컬화한 작품이다. 촉망 받는 젊은 선원 '에드몬드 단테스'는 그의 지위와 약혼녀를 노린 인물들의 음모로 누명을 쓰고 악명 높은 감옥에서 14년을 보내게 된다. 이후 극적으로 탈출한 그는 '몬테크리스토 백작'으로 이름을 바꾸고 복수에 나선다.
고은성은 "에드몬드 단테스는 다양한 모습을 가진 인물"이라며 "너무 복수극처럼 보이지 않았으면 했다"고 설명했다. "복수를 하면서도 통쾌하기 보다 허무한 감정을 잘 표현하고 싶었고, 용서하면서도 용서하기 싫은 사람처럼 보이고자 했습니다."
고은성은 2016년 JTBC 경연 프로그램 '팬텀싱어' 시즌1, TV조선 '내일은 국민가수' 등에 출연, 대중적 인기를 구축했다. 하지만 다른 장르에 진출하기 보다 뮤지컬에만 몰두하고 싶다.
"뮤지컬 만큼 제가 잘하고, 저에게 잘 맞는 것을 찾지 못했어요. 뮤지컬은 저에게 다른 매체에 진출하기 위한 수단도 아니고요. (다른 장르는) 제가 동경하고 열망하던 방향이 아닙니다. 저는 뮤지컬을 할 때 가장 충만해요."
뮤지컬 무대 위에서의 삶이 영원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뮤지컬을 너무 사랑하니까, 뮤지컬 때문에 좌절도 많이 했고, 고민도 많았어요. 굉장히 오래 사랑해온 뮤지컬이지만 언젠가 무대에 오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합니다. 그래서 하루하루 비싼 티켓을 사서 저를 보러 와준 분들에게 좋은 공연을 보여드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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