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없는 물가조절에 성공한 연준...5~6월 금리인하 기대 [뉴욕마감]
뉴욕증시에서 기존 블루칩 집단인 다우존스 지수는 상승세를 유지했지만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과 S&P 500 지수는 약세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 지표는 2%대로 떨어지면서 물가압력이 확실히 줄었다는 것을 증명했지만 증시는 이를 선반영한 분위기다.
2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전일보다 60.3(0.16%) 오른 38,109.43을 기록했다. 하지만 S&P 500 지수는 3.19포인트(0.07%) 하락한 4,890.97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도 55.13포인트(0.36%) 내려 지수는 15,455.36에 마감했다.
S&P와 나스닥은 이날 하락세 전까지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다. 오히려 상승랠리에 따른 차익실현이 자연스럽다는 평이다. 이번주에만 S&P와 나스닥은 각각 1% 이상 상승했고, 다우 지수도 0.7% 이상 올랐다. 특히 다우는 3만 8000선을 돌파했다.
스파우팅락 자산운용의 수석 전략가 라이즈 윌리암스는 "이번 주에는 GDP(국내총생산)와 PCE(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 등 모든 경제 데이터가 좋았다"며 "미국 경제가 다소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긍정적인 골디락스 착륙 단계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때 5% 이상을 넘나들었던 물가가 연방준비제도(Fed)가 목표로 하는 2% 수준으로 내려온 셈이다. 근원 PCE 증가율은 2021년 3월 이후 최저치로 마침내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과녁 안으로 들어왔다고 볼 수 있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마지막 FOMC(공개시장위원회)를 통해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상승하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부터는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12월 PCE 지표는 이런 청신호를 지지하면서 연간 인플레이션율이 올해 내에 어쩌면 목표치인 2%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뒷받침한 것이다.
RSM의 조셉 브루수엘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PCE 결과는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을 강하게 암시한다"며 "정책 금리를 2.5%에서 3% 사이로 인하하려는 연준의 또다른 캠페인이 시작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재 기준금리인 5.25%~5.5% 범위가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2년 여에 걸쳐 3% 이하로 낮아질 거란 전망이다.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목표에 가까워졌지만 소비자 지출은 전월비 0.7% 증가해 예상치 0.5%를 웃돌았다. 미국인들의 소비추세가 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줄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개인소득 증가율은 예상치와 일치하는 0.3%를 나타냈다. 미국 소비자들은 지출을 유지하기 위해 저축을 줄여오고 있다. 개인저축률은 11월 4.1%에서 12월에는 3.7%로 하락했다. 올해 내에는 팬데믹 때에 이뤄진 저축이 바닥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플레이션 수치 내에서 상품 가격은 0.2% 하락한 반면 서비스 가격은 0.3% 상승했다. 전염병으로 인해 사람들이 집에 더 많이 머물게 되면서 상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해 공급망 문제가 가중되고 가격 상승이 심화됐지만 이제는 외부 경제활동이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식품 가격은 지난달 0.1% 상승했고, 에너지 상품과 서비스는 0.3% 올랐다. 가전제품과 컴퓨터, 자동차 등 내구재 가격이 0.4% 하락했다.
CME페드와치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중앙은행이 다음 주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97% 이상 예상한다. 3월 회의에서도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은 52% 이상으로 전망된다. LPL 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금요일 PCE 데이터는 비록 현 시점에서 연준이 3월 20일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을 암시하지는 않는다"며 "그렇더라도 분명히 시장에는 친화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크로스비는 "금리인하는 시기가 중요한데 지금으로서는 연준이 5월이나 6월 회의에서 금리 수준을 낮추기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카슨 그룹의 전략가인 소누 바기스도 이에 동의하면서 5월부터 일련의 금리인하를 예상했다. 그는 "경제성장이 (기존 연준의 걱정처럼)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가능성은 없다"며 "연준도 이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략가들은 연준 인사들의 3분기 금리인하보다는 그 시기가 한 분기 정도 빠를 것으로 바라보는 셈이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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