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버려진 개가 사람을 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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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이는 착하고 귀여워요"지난 15일 양산시 한국반려견아카데미에서 지적장애인 김미소 씨가 포메라니안 '콩이'를 보며 말했다.
김 씨와 콩이의 첫 만남은 한국반려견아카데미의 재능기부로 진행하는 지적장애인 발달 수업에서 이뤄졌다.
사람에게 버려졌지만 여전히 사람을 좋아하고 따르는 콩이의 모습에 구 소장은 입양을 결심했다.
활발한 성격의 콩이는 사람들과의 정서 교감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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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이는 착하고 귀여워요”
지난 15일 양산시 한국반려견아카데미에서 지적장애인 김미소 씨가 포메라니안 ‘콩이’를 보며 말했다. 곧이어 조심스레 콩이에게 손을 뻗어 쓰다듬었다. 콩이와 눈맞춤하며 수줍게 미소 짓는 김 씨에게서 뿌듯함이 묻어나왔다.
김 씨와 콩이의 첫 만남은 한국반려견아카데미의 재능기부로 진행하는 지적장애인 발달 수업에서 이뤄졌다. 이날 지적장애인 7명은 2시간가량 시간을 보내며 서로 마음을 나눴다. 구유정 한국반려견아카데미 소장은 “타인과의 소통이 불편한 이들이 강아지, 새, 거북이, 뱀 등의 동물들을 보고, 만지고 교감하면서 마음을 열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 사람에게 상처받은 유기견이 사람을 치유한다
‘동물매개 치유활동’. 사람과 교감해 정서적 안정감을 얻고, 사회성을 기르는 활동을 말한다. 한국반려견아카데미는 2009년부터 유기견을 구조한 뒤 새 가족을 찾아주고 있다.
콩이도 버려진 개였다. 지난해 산에서 떠돌던 콩이는 한 스님에게 구조됐다. 사람에게 버려졌지만 여전히 사람을 좋아하고 따르는 콩이의 모습에 구 소장은 입양을 결심했다. 활발한 성격의 콩이는 사람들과의 정서 교감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장애인과의 수업에서도 이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보듬었다. 현재는 아카데미의 ‘대표 견’으로 활약한다.
▮ 지적장애인과 반려동물이 함께 한 1년간의 변화
지난해 1월부터 지적장애인들과 함께한 재능기부 수업이 딱 1년을 맞았다. 이날 수업현장에서 장애인들은 콩이와 같은 도우미견을 쓰다듬거나 산책하며 연신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구 소장은 첫 만남은 지금 모습과는 많이 달랐다고 회상했다.
“첫 만남은 강아지를 많이 무서워하시는 분들도 많았고, 소리를 지르시면서 도망도 많이 가셨다. 강아지 먹이도 던지시는 분들이 계셨다. 하지만 지금은 강아지들을 먼저 안아주시고 산책도 잘 시킨다. 자기 몸을 컨트롤하면서 점차적으로 많이 변했다고 느낀다”
김민경 당근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은 지적장애인과 동물과의 교감은 “실제로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동물은 누군가를 판단하거나 비난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수용해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적장애를 가진 이들은 지적 기능이 발달하지 못해 일정 수준에서 고착된다. 그러니 사회에 적응이 힘들 수 있고, 사람과의 관계를 맺는 데 서툴다. 이런 이들에게 동물과 관계하며 돌보고, 지시하고, 따르는 모습을 보는 등 교감하게 되면 사람에게선 느껴보지 못한 인정이나 성공 같은 경험을 얻는다. 이렇게 되면 인지 기능 향상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김 원장은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누군가와 눈맞춤을 하고 교감을 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시간의 차이일 뿐 누구나 발달시킬 수 있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려동물이 함께 한 1년간의 변화 덕에 지적장애인들은 사회에 안착하는 꿈도 그리게 됐다. 보호자가 반려견을 직접 돌볼 수 없는 상황에서 빈자리를 돌봐주는 펫시터 자격증을 취득한 이도 3명에 이른다. 구 소장은 “일반인분들은 책을 보고 공부하면 되지만 장애를 가진 분들은 글자 하나하나 이해하면서 문제를 푸는 상황이라 사실상 몇 배로 걸렸다. 자격증을 취득하는 1년간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고 말했다. 지적장애인인 김미소 씨는 필기시험에서 100점을 받았다.
반려인구가 늘어나면서 강아지 유치원, 교육장, 쉼터 등은 늘어나지만 사실상 이들을 불러주는 곳은 없는 상황이다. 구 소장은 “장애인분들은 몸이 조금 불편한 이유로 의사소통이 조금 잘 안 된다는 이유로 고용을 잘 안 해주신다”며 “이분들이 1년간 열심히 공부한만큼 진심으로 강아지를 사랑하고 보살펴 주실 수 있다. 짧은 시간이라도 괜찮으니 일자리가 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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