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발표 하자마자 2억 뛰었네요”…‘GTX 호재’ 수혜지역 1위 어디
“오늘 두팀 보고 가고 주말도 줄줄이 예약돼있어요. 마피(마이너스피 준말) 분양권은 다 나갔어요.”(경기도 평택 공인중개업소 이모씨)
정부의 GTX(광역급행철도노선) A,B,C노선 연장과 D,E,F신설 노선 발표로 수도권 부동산이 들썩이고 있다. GTX가 발표된 지역 주민들은 “드디어 집값이 오른다”는 기대감을 드러내고, 실수요자들은 “이왕이면 GTX지역에 집을 사자”며 관심을 보인다.
지하철보다 3배 빠른 GTX는 서울과 수도권의 심리적 거리를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교통혁명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실수요자들은 ‘황금 GTX 노선’이 어디일지 저울질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GTX가 집값을 올려주는 ‘만능열쇠’가 아니다”라 “주변환경, 개통 시기 등 꼼꼼히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투자해야한다”고 당부한다.
전날 부동산 정보앱 호갱노노의 관심지역 순위에서도 평택이 도드라졌다. 평택 지제동(1위), 평택 세교동(5위), 평택 동삭동 (11위), 평택 고덕(15위) 등 평택 주요 지역이 이용자들이 많이 찾는 ‘인기 지역’ 상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대부분 지역은 GTX 신설이 발표됐어도 잠잠하다. 인천 검단시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매수 문의가 더 늘어난 것 같진 않다. 현재 시점에서 GTX 관련 호재보다 부동산 시장 침체, 금리가 가격에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다. GTX 계획은 이전부터 시장에 알려져 선반영이 많이 됐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GTX 호재만 믿고 투자했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GTX 개통 지역이 모두 집값이 뛸 것이라 기대해선 안 된다는 당부다. GTX는 호재의 한 ‘요소’일 뿐 다른 요소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한다는 것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일자리다. 일자리가 풍부한데 GTX까지 더해지면 금상첨화다. 일자리가 없는데 GTX만 들어서면 베드타운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개통 시기도 눈여겨봐야 한다. 정부는 전날 GTX-D,E,F를 발표하며 내년 5차 철도망계획에 반영하고 2035년까지 개통을 목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1차 GTX A,B,C 노선도 최초 논의가 시작된 게 2009년이었다. 15년 만에 GTX-A의 일부 노선(수서~동탄)이 3월 개통을 앞두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에 막힐 수 있고, 공사 중 희귀 생물이 튀어나올 수 있고, 공사현장 주변 주민들 민원이 있을 수 있다. 공사 지연 이유는 수십 가지”라며 “정부가 밝힌 개통 목표는 ‘목표’일 뿐, 늦어질 수 있음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교수는 “GTX 개통으로 이 지역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로 투자한다면, 장기간 시세를 버틸 수 있어야 하므로 일자리가 더욱 중요하다. 실수요가 없는 곳에 투자로 들어가면 시세의 출렁임을 견디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GTX-A 일부 구간은 오는 3월 개통을 시작으로, GTX-B는 2030년까지, C노선은 2028년까지 개통하겠다고 밝혔다. GTX-D,E,F노선은 내년 5차 철도망계획에 반영하고 임기 내 예비타당성조사까지 마치겠다고 로드맵을 제시했다.
GTX 요금도 GTX 부동산 가치를 결정할 때 중요한 요소다. 요금이 비싸면 GTX가 미치는 파급력은 적을 수밖에 없다. 하루 왕복 기준 GTX 이용요금이 1만5000원일 경우, 한 달(주 5회, 한 달 20일 출근 가정 시) 교통비는 30만원에 달한다. 주거비를 아끼려고 경기도에 사는데 30만원을 교통비로 더 내야 한다면 굳이 경기도에 살 이유가 없다. 이를 의식해서 정부도 GTX 교통비는 서민들이 ‘납득할 수준’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GTX 요금은 (편도) 4000원대 중반으로 광역버스 요금보다 조금 비싼 수준으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주말 10% 할인, 대중교통 환승 할인 적용, K-패스를 연계해 GTX의 실질적 요금을 낮출 계획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GTX가 안착하기 위해서는 일자리와 요금, 도시 계획 세 가지 요소가 적절히 갖춰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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