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S] 20대 통풍 환자 48.5% 증가… '음주·야식 등 원인'
맥사·하이볼 등 혼합 술, 배달 야식 고단백·퓨린 음식 요인
31세 유튜버 A씨는 3년 전부터 맥사(맥주·사이다)·하이볼과 같은 혼합술과 야식을 먹는 일명 '먹방(먹는 방송)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다 갑자기 심각한 발가락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 진단명은 통풍이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통계자료에 따르면 최근 2018~2022년 국내에서 통풍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전체 환자는 2018년 43만953명에서 2022년 50만9천699명으로 약 18.3% 증가했다. 같은 기간 20대부터 70대까지 연령대별 통풍 환자의 증가율은 ▲1위 20대 48.5% ▲2위 30대 26.7% ▲3위 40대 22.6% ▲4위 60대 17.1% ▲5위 50대 6.9% ▲6위 70대 3.8% 순으로 나타났다.
혼술(혼자 마시는 술)문화와 먹방 문화가 발달하면서 20~30대 젊은 통풍 환자가 급격히 증가해 과거 40~50대 남성의 대표 질환으로 여겨졌던 것과는 상반된 분위기가 연출된 것이다.
통풍의 원인은 혈액 내에 요산이란 물질이 우리 몸속에 과다하게 쌓이면서 요산염이 관절·주위 연부조직에 침착되는 질병이다.
요산은 소변으로 나오는 산성 물질로 우리가 즐겨 먹는 고기나 생선에 많이 들어있는 퓨린이라는 아미노산이 우리 몸에서 에너지로 사용되고 소변을 통해 찌꺼기 형태로 나오는 물질이다.
요산 찌꺼기가 몸속에서 만들어지면 신장을 통해 몸에서 빠져나와야 하는데 신장에서 이 요산을 잘 배출하지 못하면 남은 요산이 몸속에 쌓이게 된다. 남은 요산은 요산 결정을 만들어서 피를 타고 돌아다니다가 관절이나 신장·혈관 등에 쌓인다.
이 경우 우리 몸의 면역계인 백혈구가 이 요산을 세균이나 바이러스로 착각해 공격하면서 몸에 염증반응이 일어나 통풍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통풍은 지방질이나 단백질이 함유된 음식을 자주 섭취하고 음주량이 높은 비만형의 40~50대 남성에게 주로 발생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 20~30대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고 진단 연령층도 점점 어려지고 있다.
송정수 중앙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최근 들어 진료실을 찾은 통풍 환자 중 20~30대가 늘고 있다"며 "젊은 층의 변화된 식습관과 음주·생활 습관·스트레스 등을 주요 요인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치킨·고기류 등의 배달음식과 혼술 등을 즐기면서 신체 활동은 줄고 고지방·고단백 위주의 음식 섭취는 늘어 비만이 증가하는 것이 원인인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치킨이나 고기류의 음식에는 퓨린이 많이 들어있고, 맥주를 비롯한 알코올 술도 요산의 전구물질인 퓨린이 많이 함유돼 있다. 이 밖에 과일주스나 탄산 청량음료에 들어있는 과당이 높은 음료도 혈중 요산 농도를 높인다.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유행하는 하이볼이나 맥사·소맥(소주와 맥주)·막맥(막걸리와 맥주) 같은 혼합 술이 통풍 유발을 가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송 교수는 "혼술은 탄산과 과당까지 함유돼 혈중 요산 농도를 과다하게 높여 통풍 발작 위험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통풍 유발 요인이 과음과 과식으로 인한 비만이기 때문에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만 급격한 다이어트나 심한 운동이 오히려 통풍 발작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이어트를 위해 갑자기 굶는 단식을 하면 체내 요산 농도가 떨어지더라도 요산이 관절에 달라붙어 심한 관절통이 생길 수 있고 혈중 요산 농도가 급격하게 변화되면 통풍 위험이 올라갈 수 있다.
운동을 위해 다이어트 중 닭가슴살·육류·생선·고단백질 등을 과잉 섭취하고 과도한 운동을 하다 통풍에 걸리기도 한다. 성인의 경우 하루에 필요한 단백질의 양은 몸무게 1kg당 0.8~1g 정도다. 체중이 70kg인 성인 남자라면 하루에 56~70g 정도만 섭취하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단백질만 과잉 섭취하게 되면 이 단백질이 대사되는 과정에서 찌꺼기 성분을 과다하게 생성해 혈액 내 요산 농도가 높아지게 한다. 나트륨과 만나 결정화된 요산염이 관절이나 주위 연부조직에 쌓여 자가 염증반응과 통증을 유발해 통풍이 된다.
송 교수는 "너무 과격하게 운동하면 몸속에 있는 세포가 많이 깨지면서 그 세포 안에 있는 요산이 올라가서 통풍 발작이 일어날 수가 있다"며 "심한 운동은 삼가고 고단백질 음식만 편식하는 것을 균형 잡힌 식단으로 바꾸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선 기자 sun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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