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 다 삼성전자·포스코 샀는데"...개미 아우성

최두선 2024. 1. 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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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순매수 1위 포스코홀딩스, 올해는 삼성전자 올인
사진=뉴스1,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 증권사에 근무하는 30대 남성 A씨는 얼마 전 어머니로부터 "삼성전자가 요즘 오르는데 8만원 가겠지?"라는 질문을 들었다. A씨는 어머니가 삼성전자를 매수했다는 사실을 그 때 처음 알았다. 조정기가 올 것이라고 보수적 답변을 해줬지만 내심 '국민주'로서 삼성전자의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개인 투자가들은 지난해 포스코홀딩스의 주식을 전체 주식시장에서 가장 많이 샀다. 포스코그룹이 미래먹거리 사업으로 2차전지를 낙점하면서 기대감이 몰렸다.

다만 올해 개인은 삼성전자의 주식을 가장 많이 사들이고 있다. 나란히 '국민주'로 불리는 두 기업의 주가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AI 주도주 될까...다시 삼성전자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올해 들어 삼성전자의 주식을 1조1516억원어치 사들였다. 두 번째로 많은 개인 순매수 자금이 몰린 삼성SDI의 6461억원보다 약 두배 가까운 돈이 집중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6일 0.94% 하락한 7만3400원에 거래되는 등 지난 2일 종가(7만9600원) 대비 7.78% 떨어졌다. 지난 17일에는 장중 7만1000원까지 떨어지는 등 7만원선마저 위협받았다.

개인은 지난달에만 해도 삼성전자의 주식을 한 달 간 2조8859억원어치 파는 등 강한 순매도세를 보였다. 그럼에도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해 12월 7.82% 올랐다. 이 과정에서 인공지능(AI) 테마가 증시를 휘어잡기 시작했고 삼성전자가 생성형 AI의 주도주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개인 자금은 지난 3일부터 집중됐다. 해당일 하루에만 2788억원어치를 사들인 개인은 이후 8거래일 연속 1조6000억원이 넘는 순매수를 보였다.

그러던 중 지난 9일 삼성전자의 지난해 4·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대폭 하회했다. 반도체, 모바일(MX), 가전부문이 모두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며 4조원에 달할 것이라 예상됐던 분기 영업이익은 2조8000억원에 그쳤다.

개인의 실망 매물은 바로 쏟아지지 않았다. 개인은 지난 10일에도 1718억원, 11일에는 5775억원에 달하는 삼성전자 주식을 더 사들였다. 실적 부진이 나타났지만 이는 저점이고 AI를 기반으로 한 반도체시장 회복세를 기대하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증권사들도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오히려 상향 조정했다. 삼성전자의 2023년 4·4분기 실적 직후인 지난 10일 하이투자증권이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기존 8만3000원에서 8만7000원으로 올렸고 DS투자증권은 9만9000원,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각 9만5000원의 목표가를 유지했다.

최근 화두는 AI 기능이 탑재된 갤럭시 S24의 판매량이다. KB증권은 올해 1·4분기 갤럭시 S24 판매량이 지난해 S23 시리즈 대비 66% 증가한 1200만대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갤럭시 S24 판매량이 2016년 갤럭시 S7 이후 8년 만에 최대치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1·4분기 D램(DRAM)과 낸드(NAND) 가격 상승과 재고 건전화로 메모리 사업의 실적 개선도 예상돼 올해 메모리 반도체 영업이익은 지난해 12조원 적자에서 14조원으로 26조원의 손익 개선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포스코홀딩스 살까, 팔까
지난해 한 해 동안 개인은 포스코홀딩스의 주식을 11조3323억원어치 사들였다. 2위 LG화학의 1조9387억원 대비 6배에 가까운 수치다. 포스코홀딩스에 개인 자금이 몰린 배경은 2차전지다. 지난해 2차전지가 주도 업종으로 떠오르며 개인 순매수 1위부터 8위까지는 전부 2차전지 관련주가 위치했다.

2차전지 조정기는 길어지고 있다. 포스코홀딩스의 주가는 지난 26일 기준 41만2500원으로 지난해 고점(65만8000원) 대비 37.31% 급락했다.

주목할 점은 주가 하락기에도 개인 순매수세가 몰렸다는 점이다. 개인은 이달 들어 포스코홀딩스의 주식을 925억원어치 사들였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투자심리는 점차 약화되고 있다. 지난 2일부터 12일까지 포스코홀딩스에 2000억원 넘게 몰렸던 개인 자금은 15일부터 26일까지 -1095억원으로 전환됐다.

증권업계 시각도 회의적이다. 결국 올해 그룹 차원의 실질적 성과를 입증해야 추가 상승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11월 전남 광양시 광석리튬 공장을 준공했고 올해 1·4분기부터 2·4분기까지는 아르헨티나 염수 1단계와 광양 광석리튬의 상용 공정이 예상된다. 실제 리튬의 양극재용 매출은 2025년이 돼야 본격화되겠다.

메리츠증권 장재혁 연구원은 "철강 업황도 회복을 기다려야 하지만 배터리 금속 업황 또한 여전히 만만치 않다"면서 "배터리 수요의 폭발적 증가 국면은 종료됐기에 극심한 리튬 공급부족은 발생하기 힘들다. 올해 광석리튬과 내년 염수리튬의 성공적인 초기 램프업이 기업가치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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