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주의 그림자 드리운 자유의 상징이었던 미국

곽아람 기자 2024. 1. 27.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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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국 인문 기행

서경식 지음|최재혁 옮김|반비|264쪽|1만8000원

“지금 내 모습은 그 그림 속 남자와 같지는 않을까. 하지만 이미 모자를 잃어버린 나는 맨머리다.” 2016년 봄 뉴욕의 카페에서 에드워드 호퍼의 대표작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을 떠올리며 저자는 생각한다. 사유는 날아올라 30년 전 시카고미술관에서 호퍼의 그림을 직접 보았던 기억을 불러낸다.

저자는 당시 옥고를 치르고 있던 형들을 구명하기 위해 인권단체와 접촉하러 방미했다. 한때 자유와 희망의 상징이었던 나라에 트럼프의 등장과 함께 인종주의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낙담하면서 저자는 말한다. “’선한 아메리카’와 ‘악한 아메리카’ 사이의 투쟁에는 긴 역사가 있으며, 이 투쟁은 앞으로도 길게 이어질 것이다.”

재일 조선인으로 ‘디아스포라 지식인’이라 불렸던 고(故) 서경식 도쿄 경제대 명예교수의 유작. 뉴욕, 워싱턴, 디트로이트 등을 여행한 기록을 엮었다. 예술품에 대한 감상이 단단한 사유로 이어지는 지점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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