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中 TCL이 무서운 이유

설성인 IT부장 2024. 1. 27.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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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곧이어 "올해는 120개 이상의 제품을 내놓았으며, 전시관 면적이 1672㎡(약 505평)에 달한다. 우리는 지금 세계 2위 TV 브랜드"라고 힘주어 말했다.

TCL이 선보인 세계 최대 115인치 미니 LED(발광다이오드) TV는 글로벌 미디어의 관심을 받았다.

지난 18일 뉴욕타임스(NYT)의 제품 리뷰 사이트 와이어커터에는 '베스트 LCD(액정표시장치)/LED TV 제품'으로 TCL QM8 시리즈가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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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호텔에서 열린 중국 가전회사 TCL의 ‘CES 2024′ 프레스 콘퍼런스. 무대 위로 한 60대 남성이 등장해 손에 들린 메모를 더듬더듬 영어로 읽었다. 그는 자신에 대해 “1990년 처음 CES(세계 최대 IT 전시회)에 참석했는데, 당시에는 참관객 신분이었다”라고 소개했다. 그리고 1년 후 첫 전시관을 열었고 면적이 9㎡(약 2.7평)에 불과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곧이어 “올해는 120개 이상의 제품을 내놓았으며, 전시관 면적이 1672㎡(약 505평)에 달한다. 우리는 지금 세계 2위 TV 브랜드”라고 힘주어 말했다. ”소비자가전과 홈어플라이언스 산업에서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는 이 남자의 정체는 TCL 창업자인 리둥성(李東生) 회장이다. 약 3분 30초 동안 등장해 서툰 영어를 구사한 그였지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강렬했다.

리 회장이 소개한 TCL의 현주소는 10년 전에 알던 이름 없는 중국 기업이 아니었다. 98인치 TV 출하량 세계 1위, 미국 TV 시장 점유율 2위, 에어컨 출하량 세계 4위 등이었다. 26일 기준 시가총액은 약 801억위안(약 15조원)이다. 2003년 프랑스 전자회사 톰슨의 TV 사업을 인수하면서 시동을 걸었던 TCL TV는 어느덧 삼성·LG TV의 막강한 경쟁자가 됐다.

CES 2024 기간 동안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센트럴홀 삼성전자 전시관 옆에 마련된 TCL 전시관은 한때 중국을 상징하는 빨간색 대신 파란색으로 치장했다. TCL이 선보인 세계 최대 115인치 미니 LED(발광다이오드) TV는 글로벌 미디어의 관심을 받았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인공지능(AI) 프로세서를 부각했는데, AI로 TV 이미지를 분석해 밝기와 선명도, 시각 효과 등을 개선한다고 강조했다.

TCL 전시관에는 각기 다른 4종류의 디스플레이가 들어간 콘셉트카도 전시됐다. 미래차에서 디스플레이가 핵심 요소인 만큼 엔터테인먼트 디스플레이, 제어 디스플레이,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시장에 대비하는 움직임으로 보였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삼성전자, LG전자와 TCL의 전시품이 수준 차이가 있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올해 CES에서 가장 화제가 된 제품은 삼성전자의 투명 마이크로 LED와 LG전자의 무선 투명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등이었다. 하지만 과거 촌스러움을 벗고 점점 고급스러워지는 TCL의 굴기가 무섭게 느껴지는 것은 단순히 기우가 아닐 것이다.

지난 18일 뉴욕타임스(NYT)의 제품 리뷰 사이트 와이어커터에는 ‘베스트 LCD(액정표시장치)/LED TV 제품’으로 TCL QM8 시리즈가 소개됐다. 현재 아마존, 베스트바이 등에서는 65인치 TCL QM8 시리즈를 900달러만 주면 구입할 수 있다. 베스트 OLED TV 제품으로 꼽힌 삼성 S90C(1600~1700달러)의 반값 수준이다. 물론 화질 등 세부 성능은 차이가 있겠지만 가격을 중시하는 소비자라면 이제는 품질도 뒷받침되는 TCL 제품 구입을 망설일 이유가 없다.

가성비를 무기로 TV 시장에서 영역을 차근차근 넓히고 있는 TCL은 지난해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네이버에 공식 스토어를 열었다. 그동안 유통업체가 직수입으로 제품을 판매하던 것에서 설치부터 AS(애프터서비스)까지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삼성·LG의 안방에서 중국 브랜드가 안착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싸고 뛰어난 품질의 제품을 마다할 소비자는 없다. CES 2024에서 만났던 TCL의 현재보다 앞으로의 미래가 더욱 두렵게 다가오는 것은 그들이 가진 저력이 점점 더 빛을 발할 것 같다는 예감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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