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공장→SK 최태원→삼성 본사... 올트먼의 숨가빴던 방한 일정
삼성전자·SK하이닉스 연쇄 회동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다시 한국을 찾았다. 25일 한국에 도착한 올트먼은 26일 오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들렀고, 오후 SK하이닉스 임원진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잇따라 만났다. 올트먼의 방한은 작년 6월 이후 7개월 만으로, 두 회사와 인공지능(AI) 반도체 관련 협업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올트먼 방한 배경에는 ‘직접 AI 반도체를 생산하겠다’는 구상이 깔려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올트먼은 최근 미국 정부 및 의회 관계자들과 미국 내 반도체 공장 건립과 부지 선정 등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았다. 올트먼은 지난해부터 중동 및 일본 투자자들과 만나면서 AI 반도체 생산을 위한 자금 조달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AI 반도체를 둘러싼 세계적인 기업과 투자자, IT 거물들의 물밑 협상이 벌어지면서 글로벌 반도체 산업 구도에 큰 변화가 예고된다.
◇올트먼 관심은 ‘HBM’
올트먼은 26일 오전 9시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했다. 삼성전자에서는 반도체 사업(DS)을 총괄하는 경계현 사장을 비롯해 이정배 사장(메모리 사업), 최시영 사장(파운드리 사업) 등 각 사업부 주요 임원이 올트먼을 만났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는 메모리 반도체와 파운드리(위탁 생산) 관련 시설이 모두 있는 곳으로, 지금까지 100조원 이상 투자된 세계 최대의 반도체 생산 단지이다. 올트먼 방한에 정통한 관계자는 “올트먼과 삼성전자의 미팅은 AI 반도체 생산에 필수인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고성능 D램 관련 논의가 핵심이었다”면서 “AI 반도체 생산 공동 투자,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협업하는 방안에 대한 얘기도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올트먼은 오후 SK하이닉스의 곽노정 사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는 HBM 관련 협업 논의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세계 HBM 시장을 50% 이상 점유하고 있다. 현재 AI 반도체 시장의 90%를 미국 엔비디아가 장악하고 있는데, 엔비디아에 HBM을 독점 공급하는 기업이 SK하이닉스이다. HBM 시장 2위(점유율 40%)는 삼성전자다. AI 반도체를 만들려는 올트먼 입장에선 메모리 반도체 수급을 위해 한국의 두 업체를 반드시 잡아야 하는 입장이다. 이후 올트먼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올트먼에게 AI 서비스 공동 개발 등 여러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트먼은 출국 전 삼성전자 서초 사옥을 찾아 경계현 사장을 비롯한 삼성 최고위 임원진과 다시 만났다.
◇직접 AI 반도체 만들겠다는 올트먼
챗GPT라는 AI 개발에 이어, 향후 AI 개발과 구동에 필요한 반도체를 직접 만들며 거대한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올트먼의 구상은 전방위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올트먼은 세계 주요 투자자와 기업들을 모아 ‘AI 반도체 글로벌 네트워크’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트먼은 반도체 공장 설립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려고 여러 투자자와 이야기를 나눴고, 아부다비에 본사를 둔 아랍에미리트 AI 기업 G42와 일본 소프크뱅크 그룹이 투자자로 합류하기로 했다. G42는 약 10조원에 달하는 현금을 투자하고,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을 소유한 소프트뱅크는 기술과 자금 일부를 지원하는 식이다.
올트먼이 이처럼 AI 반도체 직접 생산에 나서는 것은, AI 수요가 폭증하면서 관련 반도체 공급 물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엔비디아라는 독점 기업에 대한 의존을 줄여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6일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대만을 찾아 파운드리 업체인 TSMC와 AI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 해소 방안을 논의했다. 젠슨 황은 “TSMC와 공급망 파트너들은 AI 수요를 따라잡으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올트먼의 AI 반도체 네트워크 구상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개발과 공급을 맡게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삼성전자가 AI 반도체를 한국이나 미국의 신규 공장에서 위탁 생산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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