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호 16강 상대는 사우디… 韓 우승확률 11%로 하락

도하=김배중 기자 2024. 1. 27.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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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별리그 졸전 조2위로 16강 올라
16강중 6골 최다실점 ‘수비불안’
팬들 비난에 손흥민 “흔들지말길”
옵타 “日 우승확률 18% 여전히 1위”
한국 축구가 아시안컵 토너먼트 라운드 첫 판인 16강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맞붙는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 한국은 25일 말레이시아(130위)와의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최종 3차전을 졸전 끝에 3-3으로 비기면서 1승 2무(승점 5)가 돼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E조에선 바레인(2승 1패·승점 6)이 1위를 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대진에 따라 F조 1위를 차지한 사우디와 31일 오전 1시 8강 진출을 다툰다. 사우디는 조별리그에서 2승 1무(승점 7)를 기록했다. 3경기에서 4골을 넣고 1골을 내줬다. FIFA 랭킹 56위 사우디는 아시안컵에서 통산 3차례 우승했다. 최다(4회) 우승국 일본에 이어 이 부문 2위다. 사우디는 이번 대회 엔트리 26명 모두가 자국 리그에서 뛰고 있다. 사우디 주장이자 미드필더인 살렘 알 다우사리는 이번 대회 개막을 앞두고 카타르 매체가 뽑은 ‘주목해야 할 선수 톱10’에서 한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과 중앙수비수 김민재에 이어 세 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과 사우디의 역대 전적은 5승 8무 5패다.

64년 만의 아시안컵 정상에 도전하는 한국은 ‘수비 불안’을 해결해야 한다.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모두 6골을 허용한 한국은 16강 진출국 중 인도네시아와 함께 최다 실점 팀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1승 2패·승점 3)는 D조 3위로 16강에 올라 B조 1위 호주(2승 1무·승점 7)와 8강 진출을 다툰다. 6실점은 한국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역대 최다 실점이기도 하다. 손흥민은 조별리그에서 기대에 못 미친 경기력 때문에 대표팀 일부 선수가 팬들에게 심한 비난을 받게 되자 캡틴으로서 방어에 나섰다. 손흥민은 말레이시아전 후 “선수를 흔들지 말고 보호해주면 좋겠다. 선수들한테는 가족과 동료가 있다. 우리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국은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모두 수비라인이 흔들리며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 축구가 말레이시아에 3골을 내준 건 1980년 이후 44년 만이다. 세계 최고 레벨의 센터백으로 평가받는 김민재가 버티고 있지만 커버플레이 같은 약속된 움직임에선 허점을 드러냈다. 이런 상황에서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대표팀 감독(사진)은 말레이시아와의 3-3 무승부 경기를 두고 “총평을 하자면 아주 익사이팅한 경기였다. 후반 막판에 말레이시아의 골을 포함해 모두 6골이 나왔다”고 말해 한국 축구 팬들의 화를 돋웠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2월 한국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된 후 5경기(3무 2패)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해 축구 팬들의 비난이 거세지자 “아시안컵이 우리의 시험대다. (아시안컵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면 그때 비난하고 비판해도 늦지 않다”고 했었다.

부상으로 조별리그 1, 2차전에 출전하지 못했던 황희찬과 김진수가 말레이시아와의 3차전 후반에 교체로 투입돼 경기를 뛴 건 그나마 다행이다. 특히 레프트백인 김진수는 그동안 불안 요소로 지적돼 온 측면 수비와 역습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왼쪽 수비수인 김진수는 오버래핑이 뛰어나고 크로스가 정확해 날개 공격수 못지않은 공격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는 선수다.

일본과 함께 이번 대회 우승 후보로 꼽혔던 한국이 조별리그에서 부진하자 스포츠 통계 전문 회사 ‘옵타’는 한국의 우승 확률을 낮췄다. 16강 진출국이 모두 가려진 뒤 옵타가 슈퍼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예측한 우승 확률에서 한국은 11%로 전체 5위를 했다. 대회 개막 전 한국의 우승 확률은 14.3%로 일본(24.6%)에 이어 2위였다. 조별리그를 2위로 통과한 일본(2승 1패·승점 6)은 우승 확률이 18.2%로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1위였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때 한국 대표팀 사령탑이었던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아랍에미리트도 16강에 올랐다.

도하=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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