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러 이어 중국과 밀착 행보…쑨웨이둥 외교부 부부장 방북

김형구.박현주 2024. 1. 27.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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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중국과 연대 강화
북한을 방문한 쑨웨이둥 부부장 등 중국 외교부 대표단이 25일 평양 만수대 언덕의 김일성·김정일 동상에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러시아에 이어 중국과의 연대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지난해부터 무기 지원을 계기로 러시아와 급속도로 밀착한 북한이 올해 수교 75년을 맞아 중국과도 협력 강화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26일 “손위동(쑨웨이둥) 중국 외교부 부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이 신의주를 경유해 25일 평양에 도착했다”며 “쑨 부부장이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동상에 헌화했다”고 보도했다.

쑨 부부장은 방북 기간 자신의 카운터파트이자 북한 외무성의 대표적인 중국통인 박명호 외무성 부상과 회담할 것으로 보인다. 쑨 부부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직접 예방할 가능성도 있다.

양국은 이번 쑨 부부장의 방북과 수교 75주년을 계기로 경제 협력을 강화하고 고위급 교류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통일이 불가능한 적대국”이라고 변경한 대남 노선에 관한 논의도 이뤄질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보낸 수교 75주년 축전에서 “모든 분야에서 교류와 왕래를 긴밀히 하자”며 자신의 방중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북·중·러 반미 연대에 의식적으로 거리를 두고 있는 중국을 끌어당기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이처럼 수교 75주년을 적극적으로 띄우는 건 그간 중국이 러시아에 비해 북한과의 밀착에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다. 북·러 간에는 지난해 고위급 교류가 활발히 진행됐다. 반면 중국과는 지난해 7월 북한의 소위 ‘전승절(정전협정기념일)’ 때 중국 대표단의 방북과 지난해 12월 박명호 부상의 방중 외에는 이렇다 할 고위급 교류가 없었다.

한편 미국 내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몇 달 내 한국에 치명적 군사행동을 취할 수 있으며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우려가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최근 북한의 무력시위와 대남 적대 발언 수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나오는 경보음이다.

존 파이너 미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25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아시아소사이어티’ 포럼에서 “북한이 최근 매우 부정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차관보를 지낸 대니얼 러셀 아시아소사이어티 부회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2010년 ‘연평도 포격’을 훨씬 뛰어넘는 공격을 할 의도가 있는 것 같다”며 “우리는 그가 충격적인 물리적 행동을 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도 이날 복수의 미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김정은이 공개적인 대남 적대 정책을 편 이후 앞으로 몇 달 안에 한국에 어떤 형태로든 치명적인 군사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한반도에 전면전 징후는 보이지 않지만 김정은이 급격한 확전을 피할 수 있는 방식의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며 14년 전 연평도 포격 사례를 들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박현주 기자 park.hyunju@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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