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키워드] 성난 사람들
유주현 2024. 1. 27. 00:04
아시아계 이민 2세대끼리 치고받고 싸우는 찌질한 이야기다. 마트에 자살 도구를 반품하러 간 한국인 2세 대니(스티븐 연)의 트럭과 부유한 중국인 2세 에이미(알리 웡)의 고급 SUV가 부딪칠 뻔하면서 치졸하기 짝이 없는 복수혈전이 꼬리를 물고 급기야 극한 상황에서 미운 정이 쌓인 이들에게 핑크빛 미래가 암시된다.
다양성의 시대에 아시아 콘텐트의 미래도 핑크빛이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아시아 배우 비중이 2007년 3%에서 2022년 16%로 커졌다. 아카데미 작품상·각본상 후보에 오른 ‘패스트라이브즈’의 셀린 송 감독 등 한국계 창작자들도 상종가다. 세계를 호령하던 미국 대중문화의 헤게모니 균열로 보기도 한다.
원제 ‘Beef’는 불평·불만·싸움이란 뜻의 속어다. 정체성 혼란에 얽힌 불평·불만으로 싸우던 ‘성난 이민자들’은 이제 없어질 때도 됐다.
유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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