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연이은 정치인 테러, 극심한 정치 양극화부터 되돌아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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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백주대낮에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가 일어났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그제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10대 중학생 A(15)군이 휘두른 흉기에 맞아 병원으로 옮겨졌다.
정치인에 대한 테러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반사회적 범죄다.
외신들조차 "총선을 앞두고 한국 정치 분열이 극에 달했다"(워싱턴포스트), "한국 사회의 극심한 정치 양극화 우려를 키울 것"(AP) 등 걱정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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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위협하는 반사회적 범죄
외신 “韓 정치분열 극에 달해”우려
A군이 배 의원을 습격한 동기는 명확하지 않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A군이 과거 이상 성향을 보였다고 전하는 글이 다수 게재됐다. 초등학교 때에도 급우들에게 돌이나 콩알탄을 던지고 스토킹하는 일이 잦았다고 한다. 실제로 우울증 치료 전력이 있고 입원을 위해 대기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A군이 정신 이상 증세를 호소해 보호자 입회하에 응급입원 조치했다. 범행에 쓰인 돌도 평소 지니고 다닌 것이라고 한다. 배 의원이 아니더라도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테러였다는 게 섬뜩하다.
A군은 “우발적 범행”이라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계획범죄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폐쇄회로(CC)TV 등에는 A군이 사건이 일어나기 30여분 전부터 현장 인근을 배회하는 모습이 담겼다. 배 의원의 비공개 동선까지 파악하고 “배현진 의원이죠”라고 재차 물은 뒤 흉기를 휘둘렀다. 스스로 ‘촉법소년’을 거론하며 범행 후에도 현장을 벗어나지 않는 대담함이 놀라울 따름이다
더구나 범행 동기가 ‘정치적 성향’ 때문이라면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A군의 친구들은 “A가 평소 정치 관련 글과 영상을 소셜미디어나 단체 채팅방에 올리곤 했다”고 말했다. 무분별한 정보에 노출되면서 왜곡된 정치 신념을 가졌을 가능성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정치인에 대한 테러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반사회적 범죄다. 철저한 수사와 무관용 원칙에 따른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
경찰이 전담 보호 부대 지정 등 경호 강화에 나선다지만 증오 정치를 조장한 국회 책임도 크다. 외신들조차 “총선을 앞두고 한국 정치 분열이 극에 달했다”(워싱턴포스트), “한국 사회의 극심한 정치 양극화 우려를 키울 것”(AP) 등 걱정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부끄러운 후진 정치의 민낯이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의 중·고생 조사에서 인플루언서보다 더 불신하는 직업이 정치인이었다. 참담할 따름이다.
정치 테러는 팬덤을 등에 업은 극단 정치가 난무하고, 선거에서 이기려고 과격한 언행으로 대중을 선동하는 정치 풍토가 빚어낸 괴물이다. 영세 기업들이 절규하며 호소하던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등 민생 법안을 팽개치고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의원직 상실에 앞서 낸 ‘꼼수’ 사직안에 대해선 의기투합해 처리해 주는 게 여야 정치인들이다. 국민의 정치 혐오와 불신이 커질 수밖에 없다. 4월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정치 테러 모방 범죄가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어제 입장문에서 “정치권 모두가 각별한 경각심을 갖고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되살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말에 그쳐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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