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카 예정지 ‘환경평가’ 위해 1등급 나무 벤 문경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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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문경새재도립공원 인근에 있는 주흘산에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하는 문경시가 환경영향평가 절차 등을 쉽게 통과하기 위해 생태·자연도 1등급 숲을 일부러 벴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기후재난연구소(연구소)는 2024년 1월23일 보도자료를 내어 "문경시가 케이블카 사업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우수한 산림의 훼손이 발생할 것이라는 지적을 없애기 위해 숲의 가치를 의도적으로 떨어뜨린 사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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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급 낮춘 뒤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협의 완료
경북 문경새재도립공원 인근에 있는 주흘산에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하는 문경시가 환경영향평가 절차 등을 쉽게 통과하기 위해 생태·자연도 1등급 숲을 일부러 벴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기후재난연구소(연구소)는 2024년 1월23일 보도자료를 내어 “문경시가 케이블카 사업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우수한 산림의 훼손이 발생할 것이라는 지적을 없애기 위해 숲의 가치를 의도적으로 떨어뜨린 사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문경시가 추진하는 케이블카 사업은 신현국 문경시장의 후보 시절 공약이다. 문경시는 2022년 7월부터 490억원 규모의 문경새재 케이블카 조성사업에 착수했다. 2022년 9월 기본구상 및 타당성 조사 용역을 완료했고 2023년 12월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협의도 마쳤다.
문제는 케이블카 사업 예정지 일부가 생태·자연도 1등급이라는 점이었다. 연구소에 따르면 문경시는 2022년 9월 케이블카 상부정류장이 들어설 부지 약 2.7헥타르(㏊)만을 대상으로 생태·자연도 등급 재평가를 요구했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이 같은 해 10월 조사했지만 1등급을 유지했다. 당시 조사 결과를 보면 해당 지역엔 소나무와 신갈나무, 굴참나무 군락이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생태원은 해당 군락의 구성식물종 온전성과 식생구조 온전성 등에 대해 높다고 평가했다.
이후 문경시는 2023년 1월 해당 지역을 포함해 33㏊ 규모 지역에 숲가꾸기 사업을 진행했다. 산림청 예산으로 진행된 이 사업의 목적은 ‘미세먼지 저감 공익숲가꾸기’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숲 내부의 나무를 일정 비율로 베어내는 벌목사업이었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숲가꾸기 사업을 마친 문경시는 같은 해 4월 다시 생태·자연도 등급을 낮춰달라고 이의신청을 냈다. ‘식생보전가치’가 미흡하다는 이유에서다. 불과 석 달 전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공익적’ 목적으로 숲가꾸기 사업을 해놓고, 해당 지역이 ‘부분벌채’ 됐다며 등급을 내려달라고 한 것이다. 결국 국립생태원은 5월 조사를 진행한 뒤 생태·자연도 등급을 2등급으로 낮췄다.
문경시 관계자는 “해당 부지는 사유림 주인으로부터 (숲가꾸기) 요구를 받아 진행했다”며 “1993년부터 문경새재 인근에서 꾸준히 숲가꾸기 사업을 해왔고, 이번에도 이에 맞춰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협의까지 마친 문경시는 조만간 케이블카 사업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신 시장은 2024년 1월 지역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케이블카 사업은 그동안 환경 문제라든가 쟁점이 있었다”면서도 “충분히 준비해서 2023년 연말에 가장 힘들다고 하는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완료했다. 2024년 4월에 아마 착공될 것 같다”고 말했다.
류석우 기자 raint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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