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경제 좋아졌다’ 셀프 칭찬에도…“그래도 경제는 트럼프” 우세

김제관 기자(reteq@mk.co.kr) 2024. 1. 26. 21:5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작년 성장률 2.5%로 호조에
일자리 늘고 주가도 연일 최고
“트럼프때보다 강한 경제성장”
물가상승 비판 피하기 어려워
“경제정책, 트럼프때가 낫다”
유권자 응답이 바이든의 두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슈피리어의 어스라이더 양조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 = AP연합뉴스]
미국 경제 지표들이 예상보다 좋게 나오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시 한 번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강조하고 나섰다.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히는 경제 문제를 정면돌파하고, 지지율을 상승반전시킬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입소스는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미국 성인 12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 40% 대 34%로 6%포인트 앞섰다고 밝혔다. 무소속 후보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를 비롯해 제3후보군을 포함한 다자 대결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30%로 트럼프 전 대통령(36%)에 역시 6%포인트 밀렸다.

트럼프 캠프의 바이든 경제 정책 비판이 먹혀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달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3%만이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이 개인적으로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 시절 정책이 개인적으로 도움이 됐다’고 답한 응답자는 50%로 두 배 이상 많았다.

이같은 인식은 실제 지표와는 차이가 있다. 실제 미국 경제는 물가가 점차 안정되는 가운데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 상무부 경제분석국은 이날 미국의 지난 분기 경제성장률이 3.3%였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전체 경제성장률도 2.5%로 월가 전망치(2%)를 웃돌았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이날 시카고 경제클럽 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인프라와 청정에너지 투자 덕분에 경기침체 공포가 끝났고 인플레이션이 완화됐으며 중산층 일자리가 늘어났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위스콘신주를 방문해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온 지난해 경제성장률을 언급하며 “트럼프 행정부 기간보다 경제성장이 더 강력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는 최근 내가 대통령으로 있는 동안 미국 경제가 붕괴하길 바란다고 말했는데 믿어지느냐”며 “매달 경기침체가 올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우리는 진짜 강력한 경제성장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미국 반도체 공장을 언급하며 본인의 경제 성과 홍보에도 열을 올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가서 지도자들에게 많은 반도체를 만드는 삼성전자가 미국으로 왔으면 한다고 말했다”며 “그 결과 삼성전자는 미국 공장을 짓고 있고, 더불어 총 500억달러가 미국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가장 큰 정치적 취약점으로 꼽히는 경제 상황을 오히려 강점으로 바꾸려는 시도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분석했다.

현 정부의 경제 지표가 실제로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보다 많은 부분에서 더 좋지만, 최근 물가 상승으로 서민들의 지갑사정이 나빠지면서 트럼프 캠프 측의 경제 공격이 먹혀드는 분위기다. 바이든 선거캠프는 이같은 상황을 뒤집을 방법을 찾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와 과거 트럼프 행정부 시대의 주요 경제 지표를 비교 분석한 결과 경제성장률은 바이든 행정부에서 더 큰 폭으로 상승했다. 바이든 취임 이후 GDP는 약 22% 성장했다. 반면 트럼프 재임 시절엔 14% 상승에 그쳤다. 최근 경제성장은 바이든 행정부가 역량을 집중했던 새로운 인프라와 녹색 에너지 프로젝트 덕분으로 분석된다.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든 것도 바이든 행정부다. 바이든 행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수백만 명이 실직 상태인 시기에 출범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간 기대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바이든 행정부 시기 늘어난 일자리는 1400만개로 월평균 40만개가 넘는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 첫 3년 동안 창출된 일자리는 월평균 17만6000개에 불과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이 겹치면서 200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갑자기 사라졌다.

실업률도 트럼프 행정부 말기에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급등했지만 바이든 행정부에서 다시 안정을 찾았다. 임금 인상이 물가 상승을 앞지르면서 미국인의 가처분소득도 증가 추세라고 WP는 분석했다. 다만 트럼프 재임 기간에도 가처분소득은 꾸준히 늘어나 2017년 1월부터 2020년 1월까지 약 10% 증가했다.

주식시장도 최장 기간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26일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가 4894.16으로 5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2021년 11월 이후 가장 긴 경신 행진으로 바이든 행정부에는 호재다. 하지만 트럼프 재임 동안에도 주식은 상승세를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동안 주식시장의 동향을 자주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자신의 성과로 과시한 바 있다.

다만 가장 많은 공격을 받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은 트럼프 행정부 때보다 안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민 생활에 큰 영향을 끼치는 유가와 주택 가격도 바이든 행정부에서 큰 폭으로 상승한 것도 바이든 선거캠프에는 악재다.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이 경제를 앞세워 전세를 역전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WP는 “미국 유권자는 인플레이션을 가장 큰 경제 문제로 꾸준히 꼽아왔다. 많은 미국인들이 물가 상승때문에 어려워졌다고 비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