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례화한다던 ‘고위험 상품 점검 회의’, 1년 넘게 손 놨다
[앵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인 '홍콩 ELS' 손실 규모가 2천 2백억 원을 넘겼습니다.
은행들이 고객들에게 원금 손실이 날 수도 있다는 걸 제대로 알리지 않고 불완전판매를 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는데 금융감독당국도 고위험 상품에 대한 점검회의를 제대로 하지 않은 걸로 나타났습니다.
황경주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홍콩 ELS'처럼 불완전판매 논란이 컸던 2019년 'DLF 사태'.
외국의 채권 금리가 바뀌는 데 따라 원금을 날릴 수도 있는 고위험 파생상품이 설명 없이 팔렸고 정부는 부실하게 감시했다는 비판이 컸습니다.
금융위원회는 당시 감독을 강화한다며 이렇게 약속했습니다.
[은성수/당시 금융위원장/2019년 11월 : "금융 당국의 감독상 미흡점에 대해서도 겸허히 수용하며 '고위험 상품 투자자 리스크 점검 회의'를 정례화하고..."]
'고위험 상품 투자자 리스크 점검회의' 정례화.
판매사가 일부 고위험 상품 판매에 집중하는지, 투자자 손실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어 관리하겠다는 겁니다.
KBS 취재 결과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동안 이 회의는 2022년 11월과 지난해 8월, 9월 단 3번만 열렸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비슷한 논의가 이뤄진 회의를 포함해도, 2020년 8월부터 2022년 2월까지 1년 반 동안 '고위험 상품' 관련 공식 회의는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 사이 '홍콩 ELS'는 15조 원 넘게 판매됐습니다.
90%를 5대 은행이 팔았습니다.
실제로 열린 3번의 점검 회의에서 금융당국은 투자자의 손실 위험보다 판매사의 대응 여력을 주로 논의했습니다.
"지수가 추가로 하락하면 투자자 요청에 의한 중도상환 요구 확대, 'ELS 런'이 우려된다"고 내다보고, "증권사들은 지수가 30% 하락까지는 대비가 가능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대규모 민원 발생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대다수 투자자가 과거 ELS 투자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회의를 정례화하진 않았지만, 비공개 회의를 여러번 열고 관리했다"며, "비공개 회의 시점과 회수는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희의가 판매자 리스크 관리에 치중됐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런 측면이 없진 않지만, 소비자의 위험성도 함께 점검했다"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황경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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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주 기자 (rac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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