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 정치 성향, “실제 가치관 딴판”…고정관념의 틀 확인[중도, 그들은 누구인가]
‘반대 정치 이념 되어보기’ 실험
시민 30명 참여한 ‘역할놀이’
정치적 양극화, 정서적 양극화가 시대를 읽는 키워드가 되어버린 지금 진보는 자신과 정치적 이념이 다른 보수를 어떻게 바라볼까? 보수는 진보의 존재와 역할을 얼마나 인정할까? 양쪽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중도는 진보 혹은 보수에게 어떻게 비칠까? 중도는 서로 갈등하는 진보, 보수 사이에서 중재자 혹은 균형추가 될 수 있을까?
경향신문은 이런 질문의 답을 알아보기 위해 시민들과 함께 작은 실험을 진행했다. 경향신문은 ‘소셜디자이너 두잉’과 함께 참가자들이 서로의 정치적 입장에 대해 생각을 나누며 대화할 수 있는 행사를 기획했다. 두잉은 ‘역할놀이’를 활용해 참여자들의 인식 전환이나 문제 해결 등을 돕는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6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 사옥에 시민 30명이 모였다. 지난해 12월 실시한 여론조사에 응한 서울·수도권 시민 가운데 성별과 나이 등을 안배해 초청한 시민들이었다. 이날 행사는 평소 당연하게 생각했을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구체적으로 따져보고, 다른 정치적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됐다. 생각의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취지였다. 시민들이 중도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 중도에 기대하는 역할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려는 목적도 있었다.
두잉의 오진아 대표와 최대헌 이사가 진행한 행사에서 시민들은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고, 다른 입장에 서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청취했다. 자신이 속한 이념에 대한 신랄한 비판에 불편함을 느꼈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자신이 추구하는 이념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는 사람도 있었다. 3시간가량 현장에서 오간 이야기를 요약하고, 참석자들의 소감을 추후 전화 인터뷰로 보충했다.
나는 누구인가?…나도 잘 몰랐던 나
왼쪽·중간·오른쪽 한줄에 30명
질문 동의 여부따라 자리 이동
7개 질문 뒤에 30명 위치 달라져
사안마다 선택 바뀌는 것 확인
사람들은 특정한 정치 성향으로 자신을 규정한다. 스스로 진보, 보수, 혹은 중도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그 이념에 따라 정치적 토론을 하고 논쟁하며 선거에서의 선택도 그에 따른다. 그러나 때로는 스스로 규정한 자신의 정치 성향이 그 사람을 얽어매기도 한다. ‘나는 진보’ 혹은 ‘나는 보수’라는 생각이 어쩌면 자신에 대한 고정관념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첫 번째 프로그램은 내가 생각하는 나의 이념과 실제 가치관이 얼마나 가까운지 알아보는 것이었다. 참가자들에게 옆으로 한줄로 서도록 했다. 다만 각자 생각하는 자신의 정치 성향에 따라 진보일수록 왼쪽, 보수일수록 오른편에 서도록 했다. 중도는 중간에 섰다. 이들이 선 자리는 얼마나 ‘정확한’ 자리일까. 진행자는 질문을 던지기에 앞서 해당 질문에 동의하는 사람만 한 발짝씩 앞으로 나오라고 했다.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 호소인’이라는 말은 2차 가해다. 동의하시면 앞으로 나와 주세요.”
“한·일 과거사 문제를 정치·경제 협력 문제와 분리해선 안 된다. 나와 주세요.”
“특수목적고는 폐지돼야 한다. 동의하시는 분들만 다시 앞으로 나와 주세요.”
원자력발전 감축, 장애인 이동권 보장 시위 등을 더해 모두 7개 질문이 나왔다. 각각의 질문은 진보적인 사람일수록 동의하도록 만들어졌다. 질문마다 일부는 앞으로 나왔고, 일부는 그 자리에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 7개의 질문이 모두 끝나고 보니 사람들이 선 위치가 처음과 많이 달라졌다. 좌우를 기준으로 했을 때 비슷한 자리에 서 있던 사람들의 앞뒤 간격이 크게 벌어진 경우가 있었다. 반대로 왼쪽 끝과 오른쪽 끝에 섰던 사람들의 앞뒤 위치가 그리 차이 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인천에서 온 지미덕씨(55)는 중간 자리에서 시작했지만, 질문이 끝났을 때 가장 앞쪽에 서 있는 편에 속했다. 지씨는 “질문 가운데 절반 정도는 앞으로 움직였던 것 같다”면서 “나는 중도라고 생각했는데, 진보 성향에 좀 더 가까운 것 같다”고 말했다. 역시 중도 위치에 섰던 임세빈씨(38)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질문이 모두 끝났지만 처음 섰던 자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대부분 질문에 보수적인 답변을 한 것이다. 임씨는 “질문을 받다보니 내가 좀 보수적인 편이구나 싶더라”라고 말했다.
한 번도 움직이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 모든 질문에 앞으로 나간 사람도 없었다. 자신이 진보 혹은 보수라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사안에 따라 선택은 달라진다. 추상적인 문제가 아닌 나 자신의 문제에 대해선 진폭이 더 커진다. 최 이사는 개별 사안마다 선택이 달라지는 것을 확인하면서 진보 혹은 보수라는 이름표가 어쩌면 스스로에 대한 고정관념일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되고, 그런 만큼 상대의 선택에 대해서도 보다 포용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진보는, 보수는, 그리고 중도는…
보수는 진보, 진보는 보수 상상
3개 집단으로 참가자들 나눠
다른 이념 ‘평가’ ‘옹호’ 해보니
정치 성향 경직에 적응 어려워
다음에는 정치적으로 다른 입장의 사람이 되어보는 시간이었다. 참가자들을 진보와 보수, 그리고 양쪽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사람 등 3개의 역할 집단으로 나눴다.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이들을 굳이 중도로 명명하지는 않았다. 중도를 하나의 이름으로 정의하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에서다.
각각의 집단 배정은 참가자 본인의 이념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전체 인원을 둥그런 원형으로 서게 한 다음 각자 1, 2, 3을 차례대로 말하도록 한 다음 1번은 진보 역할 집단에, 2번은 보수 역할 집단에, 3번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역할 집단에 배정하는 식이었다.
3개 집단으로 나뉜 참가자들에게 각자 부여받은 이념의 입장에서 다른 이념에 속한 사람들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려 보도록 했다. 다른 성향의 사람들에 대한 이미지를 각자 메모지에 적은 다음 그룹별로 결과를 정리하도록 했다. 진보 역할을 부여받은 사람들은 한국의 진보가 보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를 추측했다. 다른 2개 집단에 속한 사람들도 다른 집단에 대한 이미지를 같은 방식으로 떠올려 보도록 했다.
보수에 속하지 않는 사람들은 보수에 대해 ‘고집이 세다’ ‘타협이 안 된다’ ‘친미·친일 성향이 강하다’ 같은 평가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진보에 대해서는 ‘이상주의에 빠졌다’ ‘논쟁거리를 만든다’ ‘막말을 잘하고 남을 가르치려 한다’는 말들이 나왔다. 진보와 보수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이들에 대한 평가 역시 호의적이지는 않았다. ‘여론에 잘 휩쓸린다’ ‘줏대가 없다’ ‘회색분자다’ ‘포퓰리즘에 이용당하기 쉬울 것 같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런 평가들이 억울하지는 않을까. 각자 배정받은 이념의 입장에 서서 항변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진보 역할 그룹에 배정된 정진형씨(22)는 “이상주의가 강한 게 잘못이냐”면서 “우리가 꿈꾸는 세상 자체가 이상적이고 행복한 사회”라고 말했다. 보수 역할 그룹에 배정된 정혜윤씨(60)는 ‘사대주의’라는 비판에 대해 “동족끼리 싸운 6·25전쟁도 있었다”면서 “전쟁 안 나게 하려면 큰 나라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보수와 진보 양편에서 공격을 받은 가운데 집단에 배정된 손희경씨(55)는 “우리는 회색분자가 맞다. 그런데 회색이 나쁜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진보든 보수든 지지를 받고 싶으면 그저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설득할 생각을 하라고 덧붙였다.
다른 것과 틀린 것
스스로가 정한 보수·진보·중도
이념 편견으로 가른 것 알게 되면
‘거리 멀지 않다는 것’ 깨달아
상대에 포용 태도 보이게 될 것
자신이 가진 이념의 반대편 이념 역할 집단에 배정돼 자신이 속한 이념을 평가해 보는 것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놓는 참가자도 있었다. 이용철씨(71)는 자신을 ‘보수색 강한 중도’로 규정한다. 한국의 진보는 ‘반대를 위한 반대’를 많이 한다고 생각한다. 진보층의 주장에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는 반감도 평소 많았다. 그런데 이번 행사에서 진보 역할 그룹에 배정됐다. 이씨는 “진보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해보라고 하는데, 이해도 쉽지 않고 무슨 말을 하기가 어렵더라”라고 했다. 그래서 이씨는 그룹 내 다른 이들의 말을 많이 들어보려 했다고 말했다. 소득이 없지 않았다. 이씨는 “성향이 한쪽으로 많이 치우친 분도 몇몇 있었지만, 대부분은 아니더라”라면서 “나처럼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더라”라고 했다. 진보든 보수든 이야기를 해보니 평소 생각했던 것만큼 거리가 멀지는 않더라는 이야기다. 그는 “11살짜리 손주가 요새 ‘할아버지, 그건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예요’라는 말을 많이 한다. 다른 사람들 이야기를 듣다보니 손주 말이 생각나더라”라고 했다.
보수인 사람이 진보의 입장을 상상하기 어려운 것처럼 진보인 사람이 보수의 입장을 생각해보는 것도 쉽지 않았다고 했다. 신용백씨(61)는 평생 진보를 자처하며 살아왔다. 그런 그가 보수 역할 그룹에 배정됐다. 신씨는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많지 않아서 더 어려웠던 것 같다”면서 “내부 논의를 할 때도 거의 말을 하지 못했다”고 했다.
신씨는 보수의 주장이 납득되지 않고, 중도라는 이들은 기회주의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이날 행사에서 진보를 향한 날 선 비판들에 대해 “불쾌했다”고 말했다. 최 이사는 “새로 부여받은 역할에 적응하기 어렵다는 건 그만큼 평소 정치 성향이 경직되어 있다는 뜻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낯선 입장에 서서 생각해보는 경험이 새로웠던 것도 사실이다. 실향민의 아들인 신씨는 경북의 보수색 강한 지역에서 자랐다. 그는 ‘우리는 당연히 보수’라는 주변의 분위기가 싫었다고 했다. 그는 “나는 맹목적인 게 싫다”면서 “다음에는 좀 더 차분하게 보수 쪽 입장을 생각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중도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각
진보와 보수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이들을 뭐라고 불러야 할까? 중도라는 이름이 주로 사용되지만, 막상 중도가 무엇인지 딱 잘라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경향신문 신년기획은 중도를 ‘심판자’와 ‘방관자’라는 성격이 사뭇 다른 두 개의 집단으로 나누었다.
시민들은 중도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살펴보기로 했다. ‘중도는 어떤 사람들인가’라는 질문과 함께 ‘정치에 무관심하다’ ‘냉소적이다’ ‘생각을 드러내지 않는다’ ‘객관적 시각을 유지하려 한다’ 등 네 가지 예시문을 제시했다. 참가자 30명 중 17명은 중도가 ‘객관적 시각을 유지하려 한다’고 했다. 나머지는 다른 3개 예시문으로 흩어졌다. 김형선씨(62)는 “중도는 한 발짝 물러나서 양편을 다 살피는 사람들”이라며 “사안별로 손익을 살피고, 실리적이고 합리적인 결론을 내린다”고 말했다. 중도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았다. 왜 진보든 보수든 확실하게 자기 입장을 세우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번에는 중도의 역할에 관해 참가자들을 다시 두 그룹으로 나눴다. ‘중도의 역할을 인정해야 한다’는 20명과 ‘중도는 불필요하다’는 10명으로 나뉘었다.
진보와 보수의 차이만큼이나 중도와 중도 아닌 사람들 사이의 견해 차이도 컸다. 정진형씨는 “중도가 과연 가능하기는 한 것이냐”고 물었다. 자기 입장과 이익을 따져본다면,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결국은 갈릴 수밖에 없지 않으냐는 것이다. 그는 “한국 정치가 워낙 극단으로 갈려서 싸우다 보니 중도가 마치 합리적인 것처럼 착각하는 것 같다”면서 “각자 자기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정당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역시 중도에 비판적인 김복기씨(43)는 “거대 정당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소수 정당을 찾아서 투표하고 힘을 실어줘야지 않겠느냐”고 했다.
중도를 선택한 이들은 현실적인 고민이 앞선다. 김선미씨(33)는 “막상 선거가 닥치면 소수 정당에 눈을 두기가 쉽지 않다”면서 “반대하는 당이 이길까봐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정치인들을 끊임없이 긴장시키기 위해서라도 중도가 필요하다는 말도 나왔다. 정혜윤씨는 “진보든 보수든 강성 지지자들이 결국 ‘콘크리트’ 역할을 하고 있잖으냐”면서 “정치인들이 그런 지지자들을 얼마나 신경 쓰겠느냐”고 말했다. 정치인들이 ‘어차피 나를 찍을 사람들’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겠느냐는 물음이다. 어디로든 쉽게 쏠리지 않고, 마지막까지 냉정하게 지켜보는 중도가 있어야 정치인들도 더욱 유권자들을 위한 정치를 고민할 것이라는 논리다.
차이는 생각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
분단 등 이념 갈등 겪던 독일
‘토론·논쟁 강화’ 교육 대원칙
학생 때분터 갈등 조정 힘 길러
김복기씨는 여전히 중도에 회의적인 입장이다. 그는 진보 성향이 강하지만 오히려 최근 20대 남성들의 ‘보수적인 움직임’을 의미 있게 평가했다. 자기 이익을 대변할 사람을 찾아 먼저 움직였다는 점에서 ‘바라보기만 하는’ 중도보다는 낫지 않냐는 것이다. 김씨는 “중도층은 끝까지 지켜본 다음 합리적으로 움직인다고 하지만, 관망만 해서 변하는 건 없다”고 했다.
많은 이들이 중도를 택하는 이유를 이해할 것 같다는 목소리 역시 나왔다. 대학생 이시준씨(22)는 “진보든 보수든 맹목적인 지지는 하지 말아야 하는데,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한 걸로 비치는 것 같다”면서 “현실 정치권에 얼마나 희망이 없으면 그런 이야기가 나올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씨는 “중도라는 정치 방향은 필요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라도 기성 정치권과 유권자들이 정신을 차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복기씨는 진보도 보수도 맹목적인 강성 지지자들이 많다는 중도에 속한 참가자의 지적에 “지지 정당이 있는 것과 별개로 정책마다 판단을 달리할 수는 있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김씨의 말이 끝나자마자 중도 그룹에 앉은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그게 중도예요.” “우리가 하려는 말도 그거예요.”
3시간 남짓 한 공간에서 대화하는 것만으로 이념의 차이에서 생기는 거리를 좁히기는 당연히 어렵다. 이날 모인 시민들도 각자의 차이를 새삼 느꼈다고 했다. 그러나 어쩌면 그 차이가 진보와 보수, 중도라는 이름표를 놓고 지레짐작했던 차이만큼 크지는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이들도 있었다. 김선미씨는 “이야기를 하면서 진보에 대해서든, 중도에 대해서든, 보수에 대해서든 편견 같은 게 정해져 있는 것 같았다”면서 “스스로 중도라고 생각하지만, 중도에 대한 비판들이 불편하지는 않았다. 비판하는 목소리에도 조금은 공감이 되더라”라고 말했다.
독일은 1976년 좌우 진영의 학자들이 토론을 거쳐 ‘보이텔스바흐 합의’라는 이름의 정치교육 대원칙을 정했다. 학생들에게 정치적 견해를 강압적으로 주입하는 것을 금지하는 한편 교실에서의 정치 토론과 논쟁을 강화하기로 했다. 동시에 학생 각자가 자기의 입장에 따라 정치적 사안을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교육하기로 했다. 독일이 이 같은 원칙을 마련한 것은 1·2차 세계대전과 동서 분단 이후 극심한 이념 갈등 때문이었다. 갈등은 침묵이 아니라 활발한 토론을 통해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 당시 독일의 결론이었다. 최 이사도 이 점을 강조한다. 이날 행사처럼 서로 생각이 다른 이들이 더 많이 대화하고 토론해야 갈등 해소의 실마리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말할 공간이 없다면 양극단의 목소리만 더 강하게 퍼지며, 대다수는 침묵하게 된다. 그럴수록 진영 간 대립은 더 공고해진다.
특별취재팀
김재중 스포트라이트부 부장, 배문규(데이터저널리즘팀)·심진용(스포츠부)·정대연(정치부)·권정혁(경제부)·문재원(사진부)·채희현(편집부) 기자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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