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7회 공판 끝에 무죄…양승태 "당연한 귀결"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5-1부는 26일 1심 선고공판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사진) 등에게 적용된 47개 범죄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이른바 '사법 농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전·현직 판사 10명 중 6명의 무죄가 대법원에서 확정된 가운데 이 사건의 핵심 인물인 양 전 대법원장도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것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재판 관여·블랙리스트·부당인사
일부 남용죄 인정될 수 있으나
검찰이 제시한 증거만으론 부족"
박병대·고영한 前 대법관도 무죄
"檢 무리한 기소" 논란 커질 듯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5-1부는 26일 1심 선고공판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사진) 등에게 적용된 47개 범죄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이른바 ‘사법 농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전·현직 판사 10명 중 6명의 무죄가 대법원에서 확정된 가운데 이 사건의 핵심 인물인 양 전 대법원장도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것이다. 검찰이 애초부터 무리한 수사와 기소를 밀어붙인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게 됐다. 다만 검찰이 항소하면 사법부의 최종 결론이 나오기까지 최소 수년이 더 걸릴 전망이다.
◆5년, 277회 재판 끝 1심 무죄
이날 오후 2시에 시작된 선고공판은 무려 4시간27분 동안 이어졌다. 재판부는 선고 중 이례적으로 오후 4시께 10분간 휴정을 선언하기도 했다. 공소장이 300쪽에 이르고 피고인들의 혐의가 100개에 달해 재판부가 밝혀야 할 입장도 그만큼 많았다.
재판부는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손해배상청구 소송,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 옛 통합진보당 의원 지위 확인 소송 등에 양 전 대법원장 등의 재판 개입 범죄 증명이 없다고 판단했다. 또 법관 블랙리스트 작성, 부당 인사 등에 관한 혐의도 무죄로 봤다. 양 전 대법원장뿐만 아니라 박병대 전 대법관이 받은 33개 혐의, 고영한 전 대법관에게 적용된 18개 혐의도 모두 무죄로 봤다.
이번 사건은 양 전 대법원장이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를 견제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 보도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진상조사는 양 전 대법원장 재임 기간에 흐지부지됐고, 2017년 9월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취임하면서 다시 급물살을 탔다. 세 차례에 걸친 조사 결과 양 전 대법원장 등이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손해배상청구 소송 등 각종 재판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법관 블랙리스트를 만드는 등 직권을 남용했다는 의혹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박·고 전 대법관 등과 공모해 사법행정권을 남용한 혐의로 2019년 2월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임기 내 역점 사업인 상고법원 설치, 법관 재외공관 파견 등을 목적으로 청와대, 외교부와 거래하기 위해 이 같은 행위를 한 것으로 판단했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수사를 지휘했고, 3차장검사였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수사팀장을 맡았다. 양 전 대법원장 등은 “공소사실 전체가 수사권 남용의 결과”라고 맞섰다.
◆최종 결론까지 수년 걸릴 듯
이 사건은 기소 후 1심 선고가 나기까지 4년11개월(1811일)이 걸렸다. 사건 기록이 방대하고 법리 다툼이 첨예해 지난해 9월 결심까지 공판만 277차례 열렸다. 법정에 선 증인만 100명에 달했다. 2021년 심리 도중 재판부가 바뀌어 공판 갱신 절차에만 반년 넘게 소요됐고 코로나19 사태와 양 전 대법원장의 폐 일부 절제술 등이 맞물리며 ‘마라톤 재판’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사법농단 사태에 대한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나오기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양측이 항소할 가능성이 크고, 상고심에서 원심판결이 일부라도 파기되면 파기환송심까지 최소 수년이 더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사법농단 사건으로 재판받은 10명의 전·현직 판사 중 6명은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나머지 4명은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하급심에서 유죄가 인정된 피고인은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조실장과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뿐이다. 또 다른 핵심 인물인 임 전 차장은 다음달 5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月 80만원 내면 걱정 끝"…노인들 수십명 줄 섰다는 이곳 [집코노미-집 100세 시대]
- "빵 비싸서 못 사먹었는데"…파격 소식 나왔다 '환호'
- 지금 아이폰16 사면 '호갱'?…"아쉽다" 쏟아진 탄식
- '450만원' 버버리 가방 결국…명품업계 '초비상' 걸렸다 [안혜원의 명품의세계]
- 한국, 이대로 가다간 더 쪼그라든다…10년 뒤 벌어질 일
- "연봉 10억 받으면 뭐하나"…미련 없이 한국 떠나는 선장들
- "무려 8분간 끔찍한 폭행에…" 文 평산책방 여직원 상태 참혹
- "나는 중졸" 학력 고백했던 인순이…프로필 확인해 봤더니
- '상장 초읽기' 백종원 나서더니…연돈볼카츠 사태 '대반전'
- "추석 때 생선전 먹지 마세요"…의사 출신 국회의원 '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