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0일 걸린 1심 …'사법농단' 양승태 무죄

법원 "직권남용 인정 안돼"
재판 거래·블랙리스트 등
47개 혐의 모두 무죄 선고

◆ 양승태 무죄 ◆

재판 거래를 포함한 '사법 농단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돼 5년 가까이 재판을 받아 온 양승태 전 대법원장(사진)이 1심에서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번 사건의 가장 큰 쟁점이었던 양 전 대법원장의 직권남용 혐의 등을 포함해 총 47개의 범죄사실이 심판 대상에 올랐지만 법원은 양 전 대법원장에게 죄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5-1부(부장판사 이종민)는 26일 오후 2시 시작된 양 전 대법원장의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 1심 선고공판에서 양 전 대법원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사법 농단에 가담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에게도 무죄가 선고됐다. 전현직 고위 법관을 대상으로 무려 5년에 걸쳐 재판만 약 290차례 진행된 헌정 사상 초유의 사건에서 1심 재판부는 4시간30분에 걸친 선고를 통해 양 전 대법원장의 손을 들어줬다.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1심 무죄 선고는 그가 구속 기소된 지 약 4년11개월 만이다. 사법 농단 의혹은 범죄 사실만 47개에 달하고 사법부 수장이었던 양 전 대법원장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헌정 사상 초유의 사건으로 기록됐다. 지난해 9월 15일 진행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해 징역 7년을, 박 전 대법관과 고 전 대법관에 대해서는 각각 징역 5년과 징역 4년을 구형했다. 1심 선고 이후 법정을 나선 양 전 대법원장은 "당연한 결정이고 사법부의 결정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박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