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키우기, 대학생들이 만든 이색 주제의 키우기 게임 '눈길'

2024. 1. 26.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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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생들이 의기투합하여 만든 이색 키우기 게임 '수험생 키우기: 수능 시뮬레이션 게임(이하 수험생 키우기)'이 독특한 소재로 시장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버섯커 키우기', '유령기사 키우기', '세븐나이츠 키우기' 등 국내에서도 한 달에 수십여 종의 방치형 키우기 게임이 등장하고 있지만, 이들 게임들은 대부분 판타지 세계에서 마법을 쓰고 몬스터를 잡는 형태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 '수험생 키우기'는 소재 자체가 독특하다. 현대의 학생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대학과 취업을 게임에 절묘하게 풀어냈다. 또 수험생을 타깃으로 한 다양한 마케팅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동시접속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상황이다.

수험생 키우기 플레이 화면 (제공=엽차엽차)

한양대학교 벤처창업경진대회를 시작으로 창업한 2인

'수험생 키우기'는 엽차엽차라는 회사에서 개발했다. 엽차엽차는 대학생 2명이 만든 신생 게임사로, 김준엽 대표의 '엽'과 차상근 CTO의 '차'를 떼어 만든 이름이다.

두 창업자의 이름에서 한 글자 씩 뗀 것은 맞지만, '영차 영차' 이렇게 힘을 합쳐 줄다리기하듯 함께 힘을 내자는 의미도 담았다고 밝혔다.

두 학생은 한양대 공대에서 게임 개발을 하기로 의기투합한 후 지난 2019년에 군대가기 이틀 전에 첫 작품인 '수험생 키우기'(동명의 전작)를 출시했다.

군대에 있는 동안 전혀 대응을 못했지만, '수험생 키우기'는 첫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수험생 커뮤니티에서 엄청난 반향을 불러왔다. 입소문을 통해 수십만 다운로드와 함께 응원 글도 잇따랐다. 만약 광고를 붙였다면 웬만한 직장인 1년 연봉 이상은 벌어들였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제대 후 절치부심하여 '수험생 키우기 2'로 새로운 도전

'수험생 키우기'로 게임 개발 및 다양한 피드백을 바탕으로 엽차엽차를 창업한 두 개발자는 게임 개발에 매진했고, 약 2년간의 개발 끝에 지난 2023년 11월에 후속작인 동명의 '수험생 키우기'를 출시했다. 수능을 염두에 두고 전략적으로 출시일을 맞춘 모양새다.

반응은 성공적이었다. 엽차엽차는 플레이스토어 게임 순위 29위와 앱스토어 게임 순위 39위라는 첫 성적표를 받았다. 별도의 마케팅비를 투입하지 않았는데도 연말을 기점으로 10만 다운로드를 넘었고, 특히 1일 리텐션(유지율)이 40%에 육박하고 스토어 평점도 5점 만점에 4.9점을 받는 등 인상적인 지표를 보여줬다.

이어 엽차엽차는 출시 한 달 뒤에 '끝나지 않는 겨울' 확장팩을 내놨다. 이 확장팩은 유료 판매임에도 1천여 개가 순식간에 팔렸다. 엽차엽차는 이 확장팩을 내놓으면서 스토리 제작 엔진을 고도화해서 빠른 업데이트를 할 수 있는 구조적 기능을 갖추며 'Flutter 기반 모바일 시뮬레이션 게임 개발에 대한 연구'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렇게 '수험생 키우기'가 수험생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다 보니 제휴 제의도 계속 들어왔다. '리틀크랙', '모킹버드' 등이 찾아왔고, 엽차엽차는 이들과 IP 및 마케팅 협업을 진행 중이다.

수험생 키우기 소개 화면 (제공=엽차엽차)

이제 무대는 글로벌.. 도전은 계속된다

엽차엽차는 올해 글로벌 도전과 함께 신작 개척에도 나선다.

우선 '수험생 키우기'의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분기당 1회의 확장팩을 낼 예정이다. 수험생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탑재한다는 계획으로, 첫 확장팩인 '끝나지 않는 겨울' 이후 차기 확장팩의 재 구매의사가 93%로 조사된 만큼 전망은 밝은 편이다.

또 엽차엽차는 한국과 비슷한 수험생 환경을 보이고 있는 해외 진출에도 공을 들일 예정이다. 당장 일본 시장이 주력 목표 국가로 꼽힌다. 일본 시장은 한국보다 시장이 크고 마니아 층이 형성될 경우 지속성이 강하기 때문에 수험생이라는 공감대가 어느 정도 통할지가 관건이다.

이외에도 엽차엽차는 '수험생 키우기' 시리즈로 다양한 시뮬레이션 툴을 확보한 만큼, 이를 더 고도화시킨 후 수험생을 넘어 모든 글로벌 이용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인생 시뮬레이션 후속작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차기작은 오는 2025년 1월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학동 기자 igelau@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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