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법농단’ 47개 혐의 모두 무죄…“당연한 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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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사법농단'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양승태(76) 전 대법원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양 전 대법원장이 2019년 구속기소된지 1810일, 약 4년 11개월 만으로 이날까지 278차례의 재판 끝에 1심 재판이 마무리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1부(부장판사 이종민·임정택·민소영)는 26일 4시간 넘게 진행된 선고 공판에서 양 전 대법원장뿐만 아니라 함께 기소된 박병대(67)·고영한(69) 전 대법관에게도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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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기간 1811일…공판만 277번
檢, 결심서 양승태 징역 7년 구형
이른바 ‘사법농단’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양승태(76) 전 대법원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양 전 대법원장이 2019년 구속기소된지 1810일, 약 4년 11개월 만으로 이날까지 278차례의 재판 끝에 1심 재판이 마무리됐다.
검찰의 구형량은 양 전 대법원장 징역 7년, 박 전 대법관 징역 5년, 고 전 대법관 징역 4년이었다.
양 전 대법원장은 2011년 9월 취임 후 임기 6년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박·고 전 대법관 등에게 반헌법적 구상을 보고받고 승인하거나 직접 지시한 혐의로 2019년 2월11일 구속기소됐다.
양 전 대법원장은 각종 재판개입, 법관 블랙리스트 작성, 헌법재판소 견제, 비자금 조성 등 47개 범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죄명 기준으로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공무상비밀누설,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직무유기, 위계공무집행방해, 공전자기록위작 및 행사,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등이 공소장이 적시됐다.
부당 개입했다는 혐의를 받는 재판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손해배상청구소송,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통보처분 사건,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 옛 통합진보당 의원 지위 확인 소송 등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임종헌 전 차장 등 하급자들의 직권남용죄 등 혐의가 대부분 인정되지 않고, 일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양 전 대법원장 등의 지시·가담 등 공범 관계가 검찰이 제시한 증거만으로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봤다.
이날 재판은 혐의가 방대한 만큼 시작부터 재판부의 선고까지 무려 4시간27분이 소요됐다. 선고 중간에 이례적으로 10분간 휴정을 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양 전 대법원장 등 피고인 3명은 선고까지 무표정으로 일관하다가, 무죄 공시 안내문을 받자 비로소 미소를 지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선고를 마치고 나와 “당연한 귀결이라고 본다”며 “명쾌하게 판단을 내려주신 재판부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반면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가 선고된 것과 관련해 검찰은 “1심 판결의 사실인정과 법리 판단을 면밀하게 분석하여 항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사법농단 의혹으로 검찰이 재판에 넘긴 전·현직 법관은 총 14명이다. 현재까지 6명에게 대법원 무죄 판결이 확정됐으며, 4명은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 중 2명만이 1·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이날 양 전 대법원장 등 3명에 대한 판결이 선고되면서 하급심 판단이 남은 사건은 오는 2월5일 선고 예정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1심이 유일하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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