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김남일 같은 선수 없나요...영리한 반칙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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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도 수비가 위기에 봉착하기 전에 영리하게 파울을 해줄 선수가 필요하다.
반칙도 기술이자 전략이다.
카드를 받지 않는 선에서 상대의 역습을 사전에 차단해주고, 다른 선수들이 수비에 복귀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주는 목적이라면 반칙은 충분히 이용할 수 있는 선택이다.
지금까지 아시안컵에서 한국은 반칙에 있어서 전혀 영리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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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도 수비가 위기에 봉착하기 전에 영리하게 파울을 해줄 선수가 필요하다.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수비진을 탄탄하게 보호해주던 김남일 같은 모습이 나오지 않고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25일 오후 2시 30분(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에 위치한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E조 3차전에서 말레이시아와 3-3으로 비겼다.
부끄럽게 16강에 진출한 느낌이지만 포기할 이유는 없다. 지금이라도 선수들이 조화로운 방법을 찾아서 하나로 뭉쳐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면 한국은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이다.
수많은 개선점이 있겠지만 아쉬웠던 부분 중 하나는 반칙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반칙의 영리함이다.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한국은 반칙을 5번 저질렀다. 반칙을 5번밖에 하지 않았기 때문에 숫자만 본다면 오히려 영리하게 경기를 운영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반칙을 하게 된다면 프리킥이나 페널티킥을 허용할 수도 있어서 세트피스 실점으로 연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칙도 기술이자 전략이다. 카드를 받지 않는 선에서 상대의 역습을 사전에 차단해주고, 다른 선수들이 수비에 복귀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주는 목적이라면 반칙은 충분히 이용할 수 있는 선택이다.
지금까지 아시안컵에서 한국은 반칙에 있어서 전혀 영리하지 못했다. 말레이시아도, 요르단도, 심지어 한국한테 패배한 바레인까지 모두 한국이 중앙으로 볼을 전개하려고 시도한다면 신체 경합을 해서라도 방해했다. 경고를 받지 않는 선에서 말이다. 한국의 볼 전개는 주로 황인범 혹은 이강인의 발끝에서 나오는데 두 선수의 약점을 굳이 뽑으라면 신체 경합이다. 힘으로 밀고 들어오는 상대에 약하다.
황인범과 이강인을 통한 볼 전개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공격이 답답해졌고, 선수들끼리의 원활한 패스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요르단과 말레이시아는 이강인과 황인범에 대한 빌드업 의존도가 높다는 걸 파악하고, 반칙을 전략적으로 이용한 것이다.
그 결과 요르단은 한국을 상대로 16회, 말레이시아는 13번의 반칙을 저질렀다. 요르단은 경고를 3장이나 받긴 했지만 승점 1점을 가져왔고, 말레이시아는 경고 하나 없이 한국을 상대로 극적인 무승부를 만들어냈다.
반면 한국은 요르단과 말레이시아한테 실점하는 과정에 있어서 어느 누구도 영리한 파울을 시도해주지 못했다. 아무리 월드 클래스 수비수인 김민재가 있다고 해도, 역습은 수비자보다 공격자가 더 유리하다. 위기에 봉착하기 전에 사전차단하려는 노력이 많지 않았다.
이에 대한 변명으로는 1차전부터 쌓여버린 경고 리스크를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경고 누적자가 발생했어도3승으로 조 1위로 올라가는 것과 경고 누적자가 없어도 1승 2무에 전경기 실점이라는 초라한 성적 중에 어느 것이 나을까. 전자가 분위기를 위해서라도 좋을 것이다.
박용우에게 이러한 역할을 기대할 수 있었을 텐데 요르단전에서 자책골을 넣은 후에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잃어버린 모습이다. 이재성과 황인범과 같은 헌신적으로 뛰는 선수 말고도 다른 공격수들이 더욱 수비적으로 영리하게 팀을 도와야 한다. 수비는 전방에서 많이 뛰어줄수록 후방에서 탄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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